연중 제14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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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views1. 배경 설명(정직함을 중심으로) 2. 사흘 동안 형제들은 반성했다 3. 우리도 화해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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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함은 화해의 시작
정직함은 화해의 시작
1. 배경 설명
1. 배경 설명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잘 아시다시피 김태일 신부님은 피정하러 갔고, 대신에 종종 오는 제가 오늘과 내일 저녁 미사를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또 노은동 성당에 오게 되고 함께 미사를 드릴 수 있어서 참 기쁩니다.
오늘 제1독서를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1독서는 요셉 이야기이지요. 야곱에게는 열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요셉을 가장 사랑했지요. 형들은 요셉을 질투해서 상인들에게 그를 팔아 넘깁니다. 그리고 아버지 야곱에게는 요셉이 들짐승에게 찢겨 죽었다고 거짓말하지요. 요셉은 이집트로 팔려 가서 경비대장의 종으로 일하다가, 거짓 고발을 당해서 감옥에 갇힙니다. 그러다가 또 파라오의 꿈풀이를 해 주면서 이집트의 재상 자리까지 오릅니다.
오늘 독서가 이런 배경에서 시작합니다. 이집트와 그 근처 지방에까지 큰 기근이 들어서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요셉이 나라를 잘 이끌었기에 이집트에는 곡식이 있었지요. 요셉의 형들은 이집트에 곡식을 사러 왔습니다. 그래서 형들과 요셉이 만납니다. 그러나 형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시간이 오래 지나기도 했고, 완전 이집트 사람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으니 당연히 알아볼 수 없었겠지요. 그러나 요셉은 형들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형들을 떠보기 위해서 매몰차게 묻습니다. “너희는 어디서 왔느냐? 너희는 이집트 땅을 염탐하러 온 염탐꾼이다.”
2. 정직함을 향한 여정
2. 정직함을 향한 여정
그러자 형들은 말합니다. “저희는 모두 한 사람의 자식입니다. 저희는 정직한 사람입니다.” 형들은 자기들을 ‘정직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이 완전히 정직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한 아우는 없어졌습니다.”라고만 말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 아우는 당연히 요셉이지요. 바로 자기들의 눈 앞에 있는 사람입니다. 요셉은 형들이 자기를 시기해서 팔아넘긴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형들은 명확하게 말을 하지 않습니다. “다른 한 아우는 없어졌습니다.” 완전히 거짓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사실대로 말한 것도 아니지요. 반쪽짜리 진실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러자 요셉은 형들을 감옥에 가둡니다. 사흘 동안 형들은 감옥에 있었습니다. 컴컴한 감옥에서, 형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어떤 대화를 서로 나누었을까요. “억울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까, 아버지가 걱정하실텐데” 이런 이야기도 했겠지요. 그러다가 요셉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을까요. 형들은 요셉이 미워서 요셉을 구덩이에 넣었습니다. 캄캄하고 좁고 갇혀있는 곳이지요.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서 형들이 캄캄하고 좁은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러니 요셉 생각이 났겠지요.
그래서 사흘이 지나고 나서 다시 요셉 앞에 섰을 때 형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 우리가 아우의 일로 죗값을 받는 것이 틀림없어. 그 애가 우리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할 때, 우리는 그 고통을 보면서도 들어 주지 않았지.”
처음에는 자기들의 잘못을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그 죄를 직면하는 것이지요. 어떤 잘못을 했는지, 어떤 죄를 지었는지 100% 정직하게 직시합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나지요. 요셉은 몰래 가서 웁니다. 전에는 모른 척하고 매몰차게 말하던 요셉이 웁니다. 바로 형제들 사이의 화해가 시작된 것입니다.
3. 정직함: 화해의 시작
3. 정직함: 화해의 시작
우리도 그럴 때가 있지요. 고해성사를 떠올려 보면 쉬울 것 같습니다. 작은 죄들, 사소한 죄들은 고백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하고 큰 죄는 어떱니까. 이 죄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 신부님이 깜짝 놀라시진 않을까 생각하면서 그 죄를 살짝 가려 버리지요. 말한 것도 아니고 안 말한 것도 아니게 애매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또는 “이 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도 용서하여 주십시오.”라고 말하면서 거기에 살짝 끼워넣기도 하지요.
저도 그런 경험을 해 봤고, 아직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솔직하게 자기 죄를 직시하고 정직하게 고해하면 할수록 용서의 은총이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오늘 요셉의 형들도 자기들의 죄를 직시하면서 형제들 간의 화해가 시작될 수 있었지요. 우리도 우리의 죄를 직시하면서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