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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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views1. 통념: 하느님의 뜻 2. 문제점: 하느님 이미지 3. 요셉을 통해 본 섭리: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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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념: 하느님의 뜻
1. 통념: 하느님의 뜻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우리 목숨을 살리시려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여러분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마지막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요셉이 한 말이죠. 여기서 우리는 섭리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섭리. 어려운 말이지만, 좀 더 쉽게 생각해 봅시다. 가끔 이런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 큰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예기치 못한 고통일 때 이렇게 말하면서 위로합니다. “하느님께서 큰 뜻이 있을 거야.” 또는 “하느님께서 큰 계획이 있으실 거야.”
저도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작년에 뇌종양이 처음 발견됐을 때, 그래서 수술을 받을 때, 이런 저런 치료를 받을 때 이런 말을 들었지요. “하느님께서 큰 계획이 있으실 겁니다.” 물론 위로하려는 그 마음 자체는 감사하게 받아들였습니다.
2. 문제점: 하느님 이미지
2. 문제점: 하느님 이미지
그런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한 가지 찜찜함을 지워 버릴 수 없었습니다. 바로 하느님 이미지, 하느님에 관한 생각, 관념 그런 것들입니다. ‘하느님께서 큰 계획이 있어서 이런 고통을 겪게 하신 것이다’ 이 말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느님이 어떤 가르침, 교훈을 주기 위해서 인간에게 고통을 주시는 분으로 그려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 우리 인간 세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요. 뭐가 있을까요. 군대 가면 훈련소 조교가 그렇습니다. 뭔가 알려 주기 위해서 기합을 주지요. 옛날에 체벌이 당연시 되던 시절에 선생님도 그렇습니다. 뭔가 교훈을 주려고 학생을 때렸지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과 하느님이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처럼 그려진다는 것, 그것이 문제입니다.
3. 요셉을 통해 본 섭리: 지금 이 순간
3. 요셉을 통해 본 섭리: 지금 이 순간
그렇다면 도대체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 오늘 제1독서의 요셉을 생각해 봅시다. 요셉이 처음에는 형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사서 이집트로 팔려갔습니다. 일단 가족에게서 버림받았다는 것 자체가 큰 고통입니다. 이집트 가서는 경호대장의 종으로 팔려 갑니다. 거기서 경호대장의 아내에게 거짓 고발을 당해서 감옥에 갇힙니다. 이것도 하나의 큰 고통이지요.
그런데 요셉이 그 순간마다 어떻게 행동했는지 기억합시다. 경호대장의 아내가 성적으로 유혹했을 때, 요셉은 그 유혹을 뿌리쳤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올바르게 행동한 것입니다. 감옥에 갇혔을 때에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옥에서 나와서 파라오의 꿈을 풀이할 때 “저는 할 수 없습니다만, 하느님께서 [...] 대답을 주실 것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1독서에 나온 것처럼 마침내 형제들과 화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뜻은 무엇입니까. 특히 억울한 고통을 당하는 사람에게 하느님의 뜻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뜻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예전에 내가 무슨 잘못을 했지?” 또는 “하느님께서 이 고통을 통해 무얼 주려고 하시지?” 이렇게 추론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어제나 내일에 있는 게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은 오늘에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올바른 선택, 하느님 마음에 드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요셉처럼 죄를 짓지 않으려는 선택, 신앙을 잃지 않으려는 선택을 할 때 그 사람 안에서 하느님의 뜻이 자라납니다. 그래서 마침내 모든 일이 지나간 뒤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살리려고 나를 이곳에 보내셨습니다.”라고 요셉처럼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뜻은 오늘에 있습니다. 고통 중에 계신 분이 있다면 오늘 하느님 마음에 드는 선택을 하려 힘쓰시고, 내 주변에 누군가가 고통 중에 있다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이 더 자라날 것입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