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2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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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1편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표제가 달린 15편의 시편 중에 2번째 시입니다. 순례자들이 유월절, 칠칠절, 장막절을 비롯한 여러 연례 축제를 송축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때 부른 노래입니다. 이 시의 주요 주제는 하나님께서 예배자를 지키신다는 것입니다. 이 시편에서는 두 명의 화자가 등장합니다. 1-2절에 한 명, 3-8절에 한 명입니다.
1절: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이스라엘 백성들의 예루살렘 순례 여정은 신체적, 환경적으로 도전적이었습니다. 여리고에서 예루살렘까지는 길고 험한 오르막 길로, 무덥고 건조한 사막지대를 지나 해발 900m에 이르는 고지대까지 올라가야 했습니다. 이 여정은 신체적으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환경적으로는 강도들의 위험이 있어 순례자들은 무리를 지어 여행했습니다. 또한 숙소와 음식 문제도 있었는데, 숙소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거리나 성 외곽에 천막을 치고 지냈고, 여행에 필요한 음식을 미리 준비해 도보나 동물에 실어 이동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예루살렘에 올라가는 가운데 넘어야 할 여러 산들 앞에서 시편 기자는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라고 자문합니다. 힘들 길에서, 척막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내가 무사히 예루살렘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누가 나를 도와주나?’라고 묻고 있다.
우리의 순례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천국성, 예루살렘 성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많은 위험이 도사립니다. 천국에 가는 여정을 묘사한 기독교 고전 “천로역정”에서는 그런 신앙의 길을 우화적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이는 성경의 증언과도 잘 맞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 7:14절에서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해서 찾는 이가 적다고 하셨습니다. 또, 눅 13:24절에서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들어가기를 구하여도 못하는 자가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천국에 가는 길을 아주 쉽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냥 ‘예수’ 한 마디만 던지면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천국 가는 길이 쉽게 여겨진다면 천로역정에 세속지혜씨, 나태씨, 변덕씨, 잠잠씨, 허영씨처럼 신앙인인 듯 보이지만, 천국 가는 길을 멈춰버린 사람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2절: 시편 기자는 스스로 대답합니다.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지으신 분으로 인정하며,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 전능자 여호와,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그분이 나의 도움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는 하나님을 친밀하게 알았고, 하나님이 자신의 도움이 된다는 믿음의 확신이 있었습니다. 시편 기자의 믿음의 고백에 다른 이가 대답합니다. 3-8절의 이 부분은 하나님께서 시편 기자의 믿음에 응답하신 것이라 봅니다. 시편 기자가 믿음으로 고백하자 하나님께서 그의 고백을 확증하시며, 하나님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계시하신 것입니다.
3절: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않게 하시겠다.
이스라엘 땅은 바위가 많고 미끄러운 지형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순례자가 올라가는 길에서 하나님께서 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실 것입니다. 여기서 ‘실족하게 허락하지 않으신다.’고 번역하였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의미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합니다.
순례의 여정에서 성도가 실족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왜냐면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성도가 전혀 문제 없을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넘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미끄러운 바위에, 거친 길에서 흔들리고, 미끄러질 수는 있어도 완전히 넘어지는 일은 없도록 지키신다는 뜻입니다.
시 37:24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지키시되 졸지도 않고 지키십니다. 우리 삶에 여러 문제가 생기고, 고통이 찾아옵니다. 어떤 때는 망하는 것 같고, 끝장 난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내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내가 비록 고통 가운데 쓰러져 신음하고 있지만, 결국 하나님께서 일으키신다면, 그래서 결국 나를 천국성, 예루살렘 성에 데려가신다면, 그러면 뭐가 문제 있겠습니까? 지금 힘든 것, 고통은 힘들지만, 결코 포지하지 않고 인내할 수 있을 것입니다.
4절: 하나님께서 다시 확인해주십니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자가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을 것이다.
5절: 여호와께서 너를 지키신다. 여호와께서 네 우편에 그늘이 되신다.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너를 지키신다. 시편 91편에서 전능자의 그늘을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완전한 보호를 의미합니다. 91편에서 하나님은 수많은 위협 가운데 온전히 보호해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을 나의 도움으로 의지하는 자에게 그늘이 되어주십니다.
6절: 낮의 해라도, 밤의 달이라도 하나님이 보호하시는 성도를 해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직사광선은 탈수와 뇌졸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달이 비추는 밤에는 야생 동물과 강도와 같은 악한 사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을 의지하는 성도를 보호하십니다.
7절: 여호와께서 너를 지키신다.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신다.
“면하게 하신다”는 “~로부터 벗어나게 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성도가 순례의 여정에서 환난을 만나지만, 하나님께서 환난에서 벗어나게 하신다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성도의 영혼을 지켜주십니다. 천국성에 들어가야할 영혼을 지켜주십니다.
8절: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하나님께서 내가 나가고 들어오는 모든 것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켜주십니다. 7절에서 확증하시고, 8절에서 다시 모든 것을 통틀어 확증하십니다.
3-8절까지 6절에서 지키신다는 말이 6번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확실하게 성도를 지켜주시겠다는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확실하게 지켜주십니다. 그리고 그 확신을 주십니다.
우리는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의 여정 중에 있습니다. 천로역정에서 크리스천씨처럼 복음을 깨닫고 천국 순례를 떠났습니다. 여러 위험과 고난, 유혹이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도움을 의지하는 자를 반드시 지켜주십니다.
시편 121편의 기자처럼 우리도 많은 산 앞에 서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고백을 합시다. 하나님이 나의 도움이십니다. 나를 도우시는 하나님께서는 천지를 지은 전능자이십니다. 그럴 때 시편 기자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이 우리 안에도 말씀하실 것입니다. 내가 너를 실족하지 않게 하겠다, 내가 너의 그늘이 되겠다. 내가 너를 영원까지 지키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