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냐 관습이냐

주일오후설교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0 ratings
· 9 views
Notes
Transcript

제목: 진리냐 관습이냐

본문: 요한복음 8장 48-59절

찬송: 203장 하나님의 말씀은

임재의 기도

말씀의 문을 열며

한 새댁이 시어머니께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러 갔습니다. "어머니, 소금은 얼마나 넣어요?" "어, 그냥 적당히..." "고춧가루는요?" "음, 보기 좋을 정도로..." "젓갈은 얼마큼이요?" "아이고, 그냥 손맛으로 하는 거야. 우리 집은 원래 이렇게 해왔어."
결국 새댁은 정확한 레시피를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새댁도 나중에 며느리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가르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혹시 우리 신앙도 이런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해왔어'라고 하면서, 정작 성경에서는 어떻게 말씀하시는지 정확히 모른 채 신앙의 '관습'만 전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본문은 유대인들이 예수님께 던진 편견 어린 비난과 그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함께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요한복음 8:48–49 NKRV
유대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가 너를 사마리아 사람이라 또는 귀신이 들렸다 하는 말이 옳지 아니하냐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나는 귀신 들린 것이 아니라 오직 내 아버지를 공경함이거늘 너희가 나를 무시하는도다

우리만의 진 리

유대인들이 예수님께 던진 두 가지 비난을 살펴봅시다. 첫째는 "사마리아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지역 차별이 아니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사마리아 사람은 순혈주의를 포기한 배신자들이었습니다. 둘째는 "귀신 들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존 종교 체제에 도전하는 자에 대한 전형적인 매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편견들이 어디서 왔을까요? 바로 유대인들의 종교적 우월감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혈통적 자부심과 율법과 성전을 독점하고 있다는 종교적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배타적 사고가 그들로 하여금 예수님을 편견의 눈으로 보게 만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태도에 대해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마 15:3). 여기서 '전통'이란 조상들로부터 전해 내려온 관습과 유전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런 전통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가리는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형식은 완벽하게 지키면서도 본질은 놓치는 종교의 함정에 빠진 것이었습니다.
"항상 그랬으니까"라는 말의 함정을 아시나요? 이 말은 우리로 하여금 성경적 근거를 찾는 수고를 포기하게 만듭니다. 로마 카톨릭이 범한 큰 오류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성경보다 공의회 결정을 우선시하고, 하나님의 말씀보다 교회의 전통을 앞세우는 것 말입니다.
우리는 혹시 이런 함정에 빠져 있지는 않을까요? 신앙의 경력주의에 빠져서 "나는 몇 십 년 믿었는데..."라는 은근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가 스스로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앙 연수가 영적 성숙과 비례한다고 착각하며 살기도 합니다. 그래서 믿음이 약한 자들의 질문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또한 익숙함의 함정에 빠져서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들을 새롭게 보지 못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냥 그런 거야"라고 설명하면서, 정작 왜 그렇게 하는지 이유를 잊어버린 관습들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비신자들이 진리에 무관심한 것을 비판하면서, 정작 우리는 성경적 진리보다 우리만의 관습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종교적 관성에 안주하면서 변화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진정한 공경이란

그런데 예수님의 반응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두 가지 비난 중에서 "귀신 들렸다"는 비난은 명확히 부인하셨지만, "사마리아 사람"이라는 비난은 부인하지 않으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이는 예수님의 선택적 응답의 지혜를 보여줍니다.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부차적인 것인지 정확히 아셨기 때문입니다. 형식적인 종교적 순수성보다는 하나님과의 진정한 관계가 더 중요하심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공경"이라는 단어를 살펴봅시다. 헬라어로 '티마오'(τιμάω)인데, 이는 단순한 존경이 아닙니다. 최고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즉, 하나님을 우리 삶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그분의 뜻을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두는 삶의 태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4장에서 참된 예배자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요 4:23). 여기서 핵심은 '영과 진리'입니다. 장소나 형식보다는 마음의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 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버지의 성경을 발견했습니다. 곳곳에 밑줄이 그어져 있고, 여백에는 빼곡한 메모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경 첫 장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공경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다. 사람의 전통이나 교회의 관습보다 성경 말씀이 우선이다. 비록 모든 사람이 반대해도 말이다."
아들은 평소 아버지가 교회에서 때로 외로워 보였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원래 그래"라고 할 때도 아버지는 항상 "성경에서는 어떻게 말씀하시지?"라고 물으셨거든요. 그때서야 아들은 깨달았습니다. 아버지가 고집스러웠던 게 아니라, 진짜로 하나님을 공경하는 방법을 아셨던 것이라는 것을.
하나님을 공경한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요?
교회 봉사와 세상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때, 무엇이 우리의 기준이 되나요?
때로는 외로울 수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냥 원래대로 해"라고 할 때, 우리만 "성경에서는 뭐라고 하지?"라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다수의 의견과 성경적 확신이 갈등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공경입니다.
구약의 엘리야도 그런 외로움을 경험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바알을 섬길 때, 홀로 여호와를 섬겼던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혼자라도 옳은 길을 가는 자세, 그것이 하나님을 진정으로 공경하는 모습입니다. 사람의 전통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말씀 중심의 신앙입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진리냐 관습이냐의 선택 앞에 서 있습니다. 비신자들이 진리에 무관심한 것을 비판하면서, 우리는 성경보다 관습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는 않았나요?
이제 우리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먼저 개인적으로는 내 신앙생활에서 관습화된 부분들을 점검해봅시다. "왜 이렇게 하지?"라고 물었을 때, "원래 그래서"가 아니라 성경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교회적으로는 우리 교회의 전통들도 말씀의 빛으로 돌아봅시다. 좋은 전통은 더욱 소중히 지키되, 성경적 근거가 약한 것들은 과감히 바꿀 용기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모든 결정에서 "성경에서는 어떻게 말씀하시나?"라는 질문을 먼저 하는 습관을 기릅시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최종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가 성경보다 관습을 앞세우는 위험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진정으로 공경하며, 말씀 중심의 성숙한 신앙으로 살아가는 복된 우리 중앙교회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거둠의 기도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성경보다 관습을 더 중요하게 여겨왔는지 깨닫게 하시니 죄송합니다. "우리는 원래 그래"라는 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가리고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우리로 하여금 진리를 선택하게 하옵소서.
모든 결정에서 "성경에서는 어떻게 말씀하시나?"를 먼저 묻는 성도들이 되게 하옵소서. 비록 외로울 수 있고, 사람들의 반대가 있을지라도 하나님을 진정으로 공경하는 마음으로 말씀에 순종하는 용기를 주옵소서.
우리 각자의 신앙생활에서 관습화된 부분들을 점검하고, 성경적 근거가 약한 것들은 과감히 바꿀 용기를 주옵소서.
우리 중앙교회가 말씀 중심의 교회로 거듭나게 하시고, 다음 세대에게 우리의 전통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를 물려주는 신실한 믿음의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오늘 이 자리에서 "진리를 선택하겠습니다"라고 결단하는 우리 모든 성도들을 축복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 Media
See more
Related Sermons
See more
Earn an accredited degree from Redemption Seminary with Lo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