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길이 열리다

사도행전 강해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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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 길이 열리다

본문: 사도행전 16장 6-10절

찬송: 505장 온 세상 위하여

말씀의 문을 열며

여름이 되면 집 안에서 음식을 해 먹는 일이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간편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는데 그중 냉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냉면을 만들다가 새롭게 탄생한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쫄면입니다.
1970년대 인천의 한 제면소에서 일어난 작은 실수가 쫄면의 시작이었습니다. 냉면을 만들려던 직원이 사출기를 잘못 끼워 예상보다 훨씬 굵은 면이 나왔습니다. 버리기 아까워 근처 분식집에 준 그 면이 고추장 양념과 만나 전혀 새로운 음식이 되었고, 그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먹는 쫄면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처럼 인생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때로는 더 큰 기회를 만들어냅니다. 사도 바울도 자신의 계획과 전혀 다른 길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경험했습니다. 성령께서 바울 일행의 길을 막으신 것은 하나님이 계획하신 새 길을 그들이 걷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드로아로 내려가라

본문 8절을 보면 바울 일행이 “무시아를 지나 드로아로 내려갔는데”라고 말슴합니다. 바울은 두 번의 막힘을 경험한 후 어쩔 수 없이 드로아로 향했습니다. 여전히 바울의 마음 속에는 “왜 하나님께서 비두니아로 가지 말라고 하셨을까?”하는 의문과 또 “드로아에는 누가 우리를 기다릴까?”하는 새로운 기대가 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의 “내려가다”라는 말은 헬라어 ‘카테베산’(κατέβησαν)이란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 뜻은 지리적으로 다른 곳으로의 이동을 뜻하는 것을 넘어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내려간 것을 의미합니다. 바울의 마음 속에 어떤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드로아로 내려갔습니다.
바울은 그곳이 자신의 최종 목적지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치 제면소에서 실수로 냉면 대신 쫄면을 뽑은 것거처럼 어쩔 수 없이 잠깐 머무는 곳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나서 하나님께서 반드시 자신이 처음 계획했던 브루기아와 갈라디아, 그리고 비두니아로 보내주실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이 도착한 드로아는 참으로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당시 드로아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요한 관문 도시였습니다. 지금이야 건설업과 교통이 발달하여서 바울이 활동했던 소아시아에서 유럽을 가려면 두 대륙이 가장 가깝게 인접한 곳에 건설된 보스포루스 다리를 건너면 대략 10분이면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배가 가장 빨랐던 그 시대에는 드로아에서 넓은 바다를 건너야 유럽에 가장 빨리 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다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면 반드시 드로아를 거쳐가야 했습니다.
바울은 그때 이 사실을 몰랐을 것입니다. 그저 막힌 길 앞에서 답답함과 때론 기대를 가지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순종했을 뿐입니다. 바울과 일행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고 자신의 계획을 내려놓았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향하여 인생길을 걷다 보면 때론 이정표도 잘 세워져 있고, 걷기 편한 길을 걸어갈 때가 있기도 하고, 바울이 다소에서 수리아 안디옥으로 갈 때 지났던 험준한 타우르스 산맥 같은 곳을 넘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모세가 걸었던 거친 광야를 통과해야 할 때도 있고, 모세와 이스라엘 민족이 에돔 땅을 지날 때 에돔 왕이 길을 가로 막아 돌아가야 했던 것처럼 우리도 때론 목적지 바로 앞에서 눈물을 먹음고 뒤돌아 험하고 먼 길로 돌아서 가야할 때가 있습니다.
좋고 편한 길을 걸어갈 때에는 누구도 원만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그 길이 거칠어 지면 사람들은 이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원망과 불평을 쏟아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예상치 못한 그곳이야 말로 성령님이 우리를 위해 특별히 예비하신 만남과 기회의 장소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그 자리, 계획에 없었던 그 상황은 실은 하나님의 더 큰 계획을 위한 준비 과정일 수 있습니다. 쫄면을 만드는 실수가 새로운 음식 문화의 시작이 되었듯, 바울이 드로아에 도착한 것은 새로운 역사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계획이 막혔지만 원망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기다리며 구했습니다. 그 믿음의 자세가 놀라운 하나님의 계획을 경험하게 하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저와 여러분도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고 믿음으로 우리 인생의 길을 걸아가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이제 9절을 보면 “밤에 환상이 바울에게 보이니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이르되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하거늘”이라 말씀합니다.
드로아에 도착한 바울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밤에 환상이 보인 것입니다. 본문에서 환상을 뜻하는 헬라어 ‘호라마’(ὅραμα)는 단순한 꿈이 아니라 하나님의 직접적인 계시를 뜻합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주신 것입니다.
그 환상 속에서 마게도냐 사람이 바울에게 간청합니다.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여기서 “도우라”도 헬라어로 살펴보면 ‘보에데손’(βοήθησον)이란 말인데, 여유 있을 때 와서 도와달라는 말이 아니라, ‘지금 내 상황 너무나도 긴급하니 당장 와서 도와 달라’는 뜻입니다. 바울의 꿈에 나타난 마게도냐 사람의 부탁은 단순한 부탁을 한 것이 아니라 내가 도움이 절실하니 제발 와서 우리를 도와달라는 간절한 외침이었습니다.
이 환상은 교회 역사를 뛰어넘어 세계 역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복음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건너가는 역사적 전환점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복음의 불모지에 복음의 씨앗을 뿌려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 복음의 문을 첫번째로 연 사람이 되었습니다.
만약 바울이 아시아에 머물렀다면 복음은 동쪽으로 계속 전해져서 아시아권이 더 먼저 복음화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교회 역사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중 하나가 인도에는 도마가 세운 교회가 지금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 당나라 때는 경교라는 이름으로 기독교가 전파 되었고, 신라에도 전했다고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도마처럼 바울도 동쪽으로 계속 가서 복음을 전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역사는 지금과 무척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하나님께서는 바울보다 더 크고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단순히 아시아 한 지역이나 또는 전 아시아 지역의 복음화가 아니라 온 유럽 대륙의 복음화, 로마제국 전체의 복음화를 위한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진리가 있습니다. 마게도냐 사람들의 “우리를 도우라”는 간청입니다. 그들의 외침은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의 절실한 외침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주변에도 이런 외침들이 정말 많습니다. 직접적으로 “도와달라”고 말하지 않아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우리 곁에 있습니다. 외로움에 지친 이웃, 여러가지 이들로 힘겨워하는 가정, 마음의 상처로 고통받는 사람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지금도 “도와 달라”는 외침을 우리는 듣고 있습니다. 그들의 외침이 바로 성령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새로운 부르심이자 기회일 수 있습니다.
바울은 마게도냐 사람의 환상을 보고 즉시 결단했습니다. 10절을 보면 “바울이 그 환상을 보았을 때 우리가 곧 마게도냐로 떠나기를 힘쓰니”라고 되어 있습니다. 바울은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마게도냐로 떠나기를 힘썼습니다.
이것이 바로 믿음의 응답입니다. 하나님의 새로운 부르심을 깨달았을 때 주저하지 않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내 계획이나 편안함보다 하나님의 뜻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막힌 것만 보지 말고, 성령님이 열어주시는 새로운 문을 볼 수 있는 영적인 안목이 필요합니다. 우리 주변의 “도움 요청”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통해 성령님이 주시는 새로운 사명을 발견해야 합니다.
때로는 옆 지체의 안부를 묻는 것,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기도해주는 것,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작은 손길을 내미는 것 등이 작은 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작은 순종들이 모여서 하나님의 큰 역사를 이루게 됨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성령님은 우리 앞에 항상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계십니다. 요한계시록 3장 8절에서 주님은 “볼지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만약 어떤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것은 막힘과 끝이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성령님의 준비 과정입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의 새로운 일, 우리가 도와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제면소에서 일어난 작은 실수가 쫄면이란 새로운 음식을 탄생시켰듯이, 바울의 막힌 길이 유럽 선교의 문을 열었듯이, 우리의 예상치 못한 경험들도 하나님의 더 큰 계획 속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새로운 부르심에 믿음으로 응답하는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거둠의 기도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감사합니다.
바울의 막힌 길을 통해 더 큰 계획을 이루셨던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도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계심을 믿습니다. 때로는 우리의 계획이 막히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머물게 될 때가 있지만,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임을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좁은 시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하나님의 크신 계획 안에서는 모두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과정임을 믿습니다. 쫄면을 만든 작은 실수가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켰듯이, 우리의 작은 순종들도 하나님의 큰 역사를 만들어 가는 도구가 되게 해주십시오.
우리 주변에 있는 "도와달라"는 간절한 외침들을 듣는 귀를 열어주십시오. 외로운 이웃, 어려움에 처한 가정, 상처받은 마음들을 보는 눈을 주시고,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가 되게 하십시오.
현재 우리 중앙교회가 지나가고 있는 이 시간도 새로운 부흥을 위한 하나님의 준비 시간임을 믿습니다. 성령 충만, 믿음 충만, 말씀 충만한 교회로 세워져 가는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성도들이 되게 하십시오.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새로운 문을 보는 믿음의 눈을 주시고, 새로운 부르심에 즉시 응답하는 순종의 마음을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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