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문지기의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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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시편 84:10(구약 864쪽)
설교제목: 성전 문지기의 복
10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반갑습니다.
오늘도 은혜의 자리에 나오신 분들을 축복합니다.
한때 방글라데시는 UN이 정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갖고 있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내년 정도에는 그 타이틀을 반납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이러한 나라에서 약 30년 넘게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가 있습니다. 현재는 어떤지 모르지만요. 제가 찾아본 가장 최근의 이야기는 2021년에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사회봉사상 수상자로 그가 한국을 방문했고요.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2021년에 그가 28년째 방글라데시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으니까요. 계속 그 일을 하고 있다면 지금은 30년이 넘은 셈이지요.
이분은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의 이석로 원장님입니다. 1994년에 가족과 함께 방글라데시로 떠나서 의료봉사로 약 3년을 머물려던 것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머물자’라고 하던 것이 약 30년이 넘어갑니다. 병원 원장이지만요. 많은 돈을 벌 수는 없었고 오히려 처음에는 돈을 퍼주어야 했습니다. 병원 설비도 열약했고 치료비도 제대로 받을 수가 없어서요. 자신의 월급을 반으로 줄여야 했고요. 무료 치료와 수술을 제공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병원 운영은 한국의 7개의 기독교병원이 연합하여 모은 공동 기금으로 운영될 수 있었는데요. 이 원장님의 헌신과 노력을 통하여요. 지금은 방글라데시에서 가난한 지역 주민들에게 저렴하고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연간 7만 명 이상이 그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만약에 이분이 한국에서 그냥 의사로 살았더라면, 어땠을까요? 잘은 몰라도 경제적인 면에서는 어쩌면 지금보다 더 나았을 것 같아요. 물론 모든 의사가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요. 대체로 한국에서 의사가 되는 것은 다른 직업에 비해 부자가 될 확률이 좀 더 높으니까요. 그리고 그가 방글라데시에서도 성공을 이뤘으니 한국에서는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그가 한국에서의 의사로 사는 것보다는요. 어쩌면 지금처럼 방글라데시에서 의사로 사는 것이 더 보람있게 느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또 들었어요. 단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면, 한국이 더 나은 선택지였을지 모르는데요. 하지만 그가 더 소중하게 생각한 것은 어쩌면, 의사로서의 삶이 아닐까 해요. 그래서 방글라데시라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의사로서의 삶을 잘 감당했고요. 환자를 위해서 월급을 줄이고 때로는 치료비도 받지 않고도 의료 행위를 계속했으니까요. 돈이 목적이라면 그와 같은 일을 하진 않았을 테니까요.
저는 이런 점에서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지를 생각해보게 돼요. 더 안락하고 편안하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삶이 과연 좋을 삶일까요? 저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부자라고 해서 아무런 걱정이 없지는 않으니까요. 모든 사람은 각자의 고민을 지니고 살아가니까요. 그러니 사실 모두에게는 나름의 근심이 있는 셈이죠.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고민을 줄일 수 있고 심지어 없앨 수 있다면 그것이 삶에 소중한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저는 그것이 삶의 목적을 통해 가능하리라는 생각을 해요. 달리 말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떠한 목적을 삶에서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거예요.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세요. 언제 걱정하고 염려하게 되나요? 아무래도 시간이 없고 바쁠 때 보다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죠. 아무래도 어떤 것에 열중하면 다른 것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잉여시간이 생기고 여유가 있으면 괜히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기 마련이죠. 물론 삶에 여유도 필요해요. 바쁘게 사는 것도 사실은 결코 좋은 삶이라고 할 수 없죠. 보통 그러잖아요. 열심히 일한 의사가 암에 걸리고요. 일에만 몰두하다가 일 중독이 되면서 문제가 생기죠. 이렇게 자신을 돌보지 않고 사는 것도 큰 문제죠.
그런데 저는 이것이 결국은 목적이 없는 삶의 결과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삶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현재의 시간을 낭비하거나 현재에만 몰두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아무런 준비 없이 미래를 맞이하게 되면요. 근심에 사로잡히거나 탈진 상태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 유명한 말이 있잖아요. ‘삶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요. 마치 방향이 없는 배는 물 위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목적이 없는 삶 역시 그와 같을 수 있어요.
저는 이런 점에서 오늘 시편이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시편 84편 10절을 다시 한번 같이 읽습니다.
시편 84:10(구약 864쪽)
10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시편 84편은 예루살렘 성전을 향한 시인의 간절한 마음과 기쁨을 노래하고 있어요. 그래서 방금 읽은 구절에서도 이런 말을 하는 것이죠.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하루가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좋다’라고요. 시인이 이렇게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애틋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요. 사실은 그곳이 하나님의 전이기 때문이에요. 더 정확히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 때문이지요. 그러니깐 시인 좋아하는 것은 예루살렘 성전 자체라기보다는요. 하나님이 계신 그곳 더 나아가서 하나님을 더 깊이 사랑한다는 것이죠.
이 상황에 적절한 말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이런 말이 있잖아요. ‘아내가 예쁘면 처가집 말뚝만 보고도 절을 한다’ 어떤 대상이 좋으면 관련된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는 말이죠. 오늘 시편 시인의 마음이 그와 다르지 않아요. 오죽하면 우리가 방금 읽은 성경 구절에서 그런 얘기를 해요. ‘자신이 성전 문지기로 있어도 좋다’라고요. 당시 성전 문지기가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정확히 모르지만요. 문지기라는 것은 보통 하인의 역할이잖아요. 그렇게 보면, 하나님께 관계되어 있는 것은 어떤 일이라도 그것이 비록 세상적으로 하찮아 보이는 것일지라도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이처럼 시인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것임을 이야기하는 것인데요. 이와 같은 생각이 시인으로 하여금 세상과 다른 종류의 삶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그것은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과는 다른 성전 문지기로써의 삶입니다. 악인이라는 말만 놓고보면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지만요. 사실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유혹하고 많은 사람이 택하는 삶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말하는 악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존재로써의 악이기 때문인데요. 그것은 쉽게 말하면, 하나님을 말씀을 따르기보다는 자기의 소견에 옳은 것을 좇아 사는 삶입니다. 생각해보면 오늘 현대인의 삶이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기 멋대로 사는 것이 추앙받는 삶인 것이죠. 그러니 악인의 삶은 꼭 어떤 잘못을 저지르거나 범법 행위를 했다기 보다는요. 하나님을 떠나 자기를 중심에 놓고 사는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방글라데시에서 병원을 운영하시는 이석로 원장님의 얘기를 했습니다. 자기를 위한 삶에 치중했다면, 더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위해서라도 방글라데시에서 의사로 있기보다는 한국에서 의사로 있는 편이 나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기를 넘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자신의 이익을 중심에 두기보다는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이 무엇일지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때로 손해를 감수하는 것일 수 있고요. 고생스럽고 힘든 삶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목적을 하나님께 둔 성전 문지기 같은 사람은요. 하루를 살아도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데요. 반면에 삶의 목적을 자기 중심에 두는 악인의 장막에 머무르는 삶은요. 아무리 오래 살아도 결코 만족스러울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점에서 신앙생활이 우리의 삶을 가치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을 위한 인생에서는 결코 만족도 행복도 얻을 수 없는데요. 하나님께 속한 인생에서은 하루를 살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 성도님들 어떤 삶을 살아가시겠습니까? 비록 문지기 일지라도 주께 관계된 삶을 살아가시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든지 잘먹고 잘살고 안락을 누리는 악인의 장막에 거하는 삶을 살아가시겠습니까? 아마도 우리가 이곳에 모여 있다는 것 또 오랜 기간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통해 충분히 답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속한 삶을 원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것이 비록 문지기와 같은 삶일지라도요. 진정으로 그것이 우리의 삶을 좋고 만족스럽게 만들 수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바라건대, 오늘도 주의 뜻을 따라 주님으로 인해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문지기로써 내가 행하는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일이라도요. 주께 속하였음으로 큰 기쁨이 되고 자랑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오늘도 주께 즐거이 헌신하는 복된 주일을 보내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소망합니다.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