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우리를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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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views1. 자기소개 2. 하느님은 선으로 이끄신다
Notes
Transcript
1. 자기소개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안녕하세요. 새로운 얼굴이지요? 지난 화요일에 보좌신부로 부임한 나두영 프란치스코입니다. 만나서 정말 반갑고 자주 뵜으면 좋겠습니다.
제 얼굴을 한 번 보시겠어요? 잘 보세요. 제가 웃어보겠습니다. 어떤가요? 맞습니다. 입술이 한쪽만 움직이지요. 제가 일부러 그러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웃는 것처럼 양쪽을 다 써서 웃는 것인데 왼쪽에만 힘이 들어갑니다. 왜 그런지 이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제 신부로 서품받은 지 2년 됩니다. 작년에 보좌신부로 처음 발령을 받아서 갔지요. 거기서 지내다 보니, 얼굴에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오른쪽 얼굴에 감각이 무디고 발음도 잘 안 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큰 병원에 가서 머리 MRI를 찍었지요. 그런데 아뿔사, 뇌에 종양이 있었습니다. 종양의 크기도 크고, 위치도 수술하기에 어려운 위치였습니다. 그래서 수술을 두 번 했습니다. 작년 7월에 첫 번째 수술을 하고, 12월에 두 번째 수술을 했습니다. 두 번째 수술이 훨씬 위험한 수술이였지요. 뇌 가까이 붙어있는 종양을 제거했기 때문입니다.
수술이 끝나고, 중환자실에서 정신을 차렸습니다. 눈을 딱 떴는데, 이상했습니다.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얼굴도 움직여 보았는데 왼쪽은 잘 움직이는데, 오른쪽이 잘 안 움직였습니다. 팔다리도 움직여 보는데 왼쪽은 똑같은데, 오른쪽이 뭔가 좀 약해진 느낌이었습니다. 또 수술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오른쪽 청신경을 잘랐습니다. 그래서 왼쪽 귀는 잘 들리는데, 오른쪽은 아예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술 후에 지금까지 재활치료 받으면서 지내고 있지요. 예전이랑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지만 일상 생활, 사목 생활 하는 데 무리 없을 정도로 많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2. 하느님은 선으로 이끄신다
오늘 제2독서는 시련에 대해서 말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시련을 안 겪을 수가 없지요. 그것을 내가 어떻게 대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이번에 아프면서 두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첫 번째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시련을 주시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제2독서에서 시련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훈육으로 여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정말 가끔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련은 그냥 벌어진 일입니다.
이는 두 번째 깨달음으로 이어집니다. 두 번째, ‘왜 이런 시련이 일어났나’, 곧 시련의 원인보다 중요한 것은 시련을 대하는 나의 태도입니다. 그 태도는 바로 하느님을 믿는 것입니다. 더 정확히 말해서, 하느님께서 우리 개개인을 좋은 곳으로, 선한 곳으로 이끄신다는 사실을 믿는 것입니다. 시련 중에도 선한 행동, 좋은 행동을 하기로 선택하고, 하느님께 끊임없이 기도하고 묵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시련 안에서도 하느님의 부르심이 들릴 때가 있습니다. 나를 다시 일어나게 하는, 나를 회복시키는, 나를 위로하는 그런 하느님의 부르심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2독서가 “맥 풀린 손과 힘 빠진 무릎을 바로 세워 바른길을 달려가십시오.”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3. 권고
아프고 싶어서 아픈 사람도 없고, 시련을 겪고 싶어서 겪는 사람도 없습니다. 누군가는 지금도 그런 시련 중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련 가운데에서도 선한 선택, 하느님을 향한 선택을 계속하다보면 그 안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믿음을 굳건하게 해 주시기를 청하며 이 미사 봉헌합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