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7장

이주혜
새벽기도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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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신경, 찬송가 286장, 420장
여러분, 동물을 잡는 걸 직접 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어릴 적 시골에서 지내다 보니 동물들과 좀 더 가까이 지내곤 했어요. 그중에 기억에 남는 게 닭 잡아 삼계탕 끓이던 날이에요. 어린 저는 고기 먹는다는 생각에 신이 났죠. 그런데 바로 앞에서 ‘꼬끼오’ 울던 실한 닭을 잡는 장면을 보게 됐어요. 어른들은 보통 목을 베거나 가슴 쪽을 찔러 피를 빼고, 반드시 하시던 일이 있었어요. 닭 피가 흐른 자리를 흙으로 덮는 것이었죠. “피 있으니까 오지 마!” 어른들이 이렇게 말하며 흙을 덮고 발로 꾹꾹 밟아 정리하셨어요. 그걸 마치고 나서야 깃털을 정리하고 솥에 물이 오르고, 식탁이 준비됐습니다. 그땐 몰랐는데, 지금 돌아보면 보이지 않는 자리를 먼저 정리하는 질서가 있었어요. 아마 위생 때문도 있었겠지만, 어딘가 피를 아무 데나 두지 않는 것이 삶에 배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스라엘 백성들도 그랬습니다. 지금 광야생활을 하고 있는 와중에 성막에 관한 것, 제사에 관한 말씀들을 받고 배우는 한가운데 있는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반복적으로 설명되고 있는 피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서 아주 분명하게 가르쳐주는 말씀이 레위기 17장의 말씀입니다.

1. “성막 앞에서” 예배의 중심성과 질서(3–9절)

광야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세를 통해서 거룩한 하나님께 이렇게 나아올 수 있는지 가르치고 계세요. 그런데 그중에서 하나님은 먼저 일반적인(세속적인) 도살의 금지를 말씀하십니다.
Leviticus 17:3–4 NKRV
이스라엘 집의 모든 사람이 소나 어린 양이나 염소를 진영 안에서 잡든지 진영 밖에서 잡든지 먼저 회막 문으로 끌고 가서 여호와의 성막 앞에서 여호와께 예물로 드리지 아니하는 자는 피 흘린 자로 여길 것이라 그가 피를 흘렸은즉 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지금 자기 집에서 기르는 소·양·염소 같은 가축을 자기 마음대로 잡지 말라고 이야기하십니다. 먹으려면 반드시 성막 앞에 가져와 화목제(shelamim)로 먼저 드리고, 피와 기름은 하나님께 올려 예배로 구별한 다음에 이제 남은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자기가 기르는 소며, 양이며, 염소며 적지 않은 가축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지고 있었을 텐데 그 광야 한가운데에서 고기 먹으면 제사드리는 회막 문앞까지 가지고 와야했으니까 사실 엄청 불편한 말씀입니다. 내가 기르는 가축을 내맘대로도 못하나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 가축들은 결국 제단에 올릴 수 있는 것, 곧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보셨기 때문에 오늘 말씀에서 일반 적인 도살을 금지하고 있는 말씀을 주셨어요.
또 하나, 희생 제사는 오직 성막(회막)에서만 드린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지키는 사람들은
Leviticus 17:8–9 NKRV
너는 또 그들에게 이르라 이스라엘 집 사람이나 혹은 그들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이 번제나 제물을 드리되 회막 문으로 가져다가 여호와께 드리지 아니하면 그는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이말씀은 “아무 데서나” 제사하지 말고, 정해 주신 자리에서하라고 말씀하세요. 이건 이스라엘 백성으로 내려오는 혈통만이 아니라 함께 사는 거류민(ger)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거룩의 울타리는 함께 지켜야 울타리거든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가축은 하나님께 속했다 → 먼저 하나님께, 그리고 성막 앞에서 정해진 자리에서 짐승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아려줍니다.
분명하게 말하기를 제단에 오를 수 있는 가축은 곧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에, 순전히 식용만을 위한 도살은 금지예요(3–4절). 먼저 화목제로 올리고, 그 다음에 제물을 드린 사람이 그 몫을 먹는 질서를 세우셨어요. 만약 성막 밖에서 제멋대로 잡으면, 하나님은 그걸 “피 흘린 죄”로 보시고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karet)”—언약 공동체에서 잘려나감—고까지 경고하십니다(4절).
왜 이렇게 강하게 말씀하실까요? 피는 생명이기 때문에 참 불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야생활을 하면서 꼭 지켜야 하는 규례로 오늘의 말씀을 주셨어요.

2) 왜 이렇게까지 하실까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왜 이렇게까지 하게 하셨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백성들이 한두명도 아니고 굉장히 많은 무리가 함께 다녔는데 왜 이런 말씀을 주셨을까 생각해보면
예배의 중심성 훈련:
첫번째로 “성막 앞에서만” 형식적으로 이것을 지켜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에서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는 주심을 세우는 교육입니다. 지난 말씀들을 보면 광야에서 먹을게 없어서, 물이 없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모세에게 원망하고 하나님을 원망했어요. 그만큼 먹는 것과 관련된 광야의 밥상도 예배와 연결지어서 교육하시는 모습입니다. “먼저 하나님께”라는 순서를 몸으로 배우는 훈련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상 습속 차단:
두번째로는 7절에 보면 우상들을 섬겼던 풍습들이 등장합니다.
Leviticus 17:7 NKRV
그들은 전에 음란하게 섬기던 숫염소에게 다시 제사하지 말 것이니라 이는 그들이 대대로 지킬 영원한 규례니라
당시 들에서 짐승을 잡던 제사 관행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등장하는 음란하게 섬기던 숫염소가 사이림이라고 불리는 광야를 배회하는 염소 귀신/들귀신에게 제사하는 우상숭배의 풍습이 있었습니다. 들판에 떠도는 귀신 앞에 고기 일부를 떼어 바치며 풍요, 다산, 안전을 비는 관행이었어요. 그래서 음란하게 섬기던 숫염소라는 것이 영적인 간음과 같이 하나님께 드려야 할 짐승을 우상과 나누고 있었다 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다시 제사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하나님은 짐승을 잡는 것을 성막으로 묶음으로서 우상의 풍습을 따라하는 것 차단하십니다. 그래서 8-9절에 봤던 진영 밖에서의 제사 금지도 같은 선상이에요. 일반적인 도축을 막음으로서 우상숭배하고, 풍습을 따르는 길을 막으시고 예배와 함께 거룩한 식탁을 지키기게 하셨어요.
공동체적 울타리:
그리고 이 이 질서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이스라엘 함께 거류하고 잇는 거류민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같은 질서를 배우고 같은 중심에 서야 공동체가 한 하나님, 한 제단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은 함께 하는 이들과도 같은 말씀을 지키라고 규례를 주십니다.
한 마디로, 생활 전체를 성막 앞으로 끌어와 예배 중심으로 세우려는 하나님의 교육이 담겨져 있습니다.

2.“피는 생명” 피 금지의 신학과 경외 (10–12절)

1) 본문 포인트

10절부터는 하나님이 피에 대해서 매우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Leviticus 17:10 NKRV
이스라엘 집 사람이나 그들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 중에 무슨 피든지 먹는 자가 있으면 내가 그 피를 먹는 그 사람에게는 내 얼굴을 대하여 그를 백성 중에서 끊으리니
여기 “내 얼굴을 향한다”는 말은, 하나님이 개인적으로, 즉각적으로 관여하신다는 강한 표현입니다. 그냥 규정 위반이 아니라 언약의 한가운데를 건드리는 문제라는 거죠.
왜이렇게 피에 대해서 강하게 이야기하시냐면 전에도 봤듯이 피 = 생명(네페쉬)이었습니다. 고대의 언어로 네페쉬(목숨, 생명력)가 피에 실려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를 잃으면 생명이 꺼집니다. 그러니 피를 함부로 다루는 건 곧 생명 자체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예요. 하나님은 생명의 주권자이시기에, 피는 예배의 자리—제단—에서만 다루게 하십니다.
그리고 다음 절을 보면
Leviticus 17:11 NKRV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제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죄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
라고 하시면서 12절 마지막에
Leviticus 17:12 NKRV
그러므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기를 너희 중에 아무도 피를 먹지 말며 너희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이라도 피를 먹지 말라 하였나니
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피를 이미 너희 생명을 위한 속죄제단에 할당하셨습니다. 쉽게 말하면, 몰수될 생명을 대신해 지불되는 상징적 대가가 피예요. 그러니 그 피를 다시 식탁으로 끌어와 소비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께 속한 거룩한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피의 무게/중요성을 지켜 줄 때, 장차 드러날 그리스도의 보혈의 무게도 우리 가운데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피 금지”는 위생 규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명 주권과 속죄에 대한 언약 규례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경외를 기억하며, 무엇이든 먼저 주 앞에서 다루는 질서를 배우게 됩니다.

3.“덮고 씻어라” 보이지 않는 자리의 정결과 돌아올 길(13–16절)

이제 13절부터는 사냥해서 잡는 짐승에 대한 말씀이 나옵니다.
Leviticus 17:13–14 NKRV
모든 이스라엘 자손이나 그들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이 먹을 만한 짐승이나 새를 사냥하여 잡거든 그것의 피를 흘리고 흙으로 덮을지니라 모든 생물은 그 피가 생명과 일체라 그러므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어떤 육체의 피든지 먹지 말라 하였나니 모든 육체의 생명은 그것의 피인즉 그 피를 먹는 모든 자는 끊어지리라
즉, 정결 규정(레 11장)에 해당하는 짐승이나 새를 사냥해도 피는 땅에 쏟아 흙으로 덮으라는 겁니다. 유대 전통은 이걸 **키수이 하담(kissui ha-dam, ‘피 덮기’)**이라고 불렀고 실제로 흙이나 톱밥으로 덮었습니다. 단지 위생이 아니라, 피=생명이기에 식용으로 가져오지 못하게 하고, 보이지 않는 자리를 먼저 정결하게 하려는 뜻입니다.
우리가 시골에서 닭 피를 흙으로 덮고 나서야 솥을 올렸던 것처럼, 하나님은 먼저 보이지 않는 자리를 정리하게 하십니다. 그 다음이 식탁이고, 그 다음이 공동체의 안전입니다.
2.그리고 15절부터는 사체로 만난 경우에 대한 말씀이 이어집니다.
Leviticus 17:15–16 NKRV
스스로 죽은 것이나 들짐승에게 찢겨 죽은 것을 먹은 모든 자는 본토인이거나 거류민이거나 그의 옷을 빨고 물로 몸을 씻을 것이며 저녁까지 부정하고 그 후에는 정하려니와 그가 빨지 아니하거나 그의 몸을 물로 씻지 아니하면 그가 죄를 담당하리라
사체(자연사·찢긴 것)를 먹었을 경우, 그건 부정을 입는 일입니다. 그러니 옷을 빨고 몸을 씻어서 저녁까지 부정을 지나야 합니다. 씻지 않으면 죄를 담당하죠.
이 규정의 의도는 괴롭히려는 벌이 아니라 그런 동물의 사체를 먹더라도 돌아올 길을 열어두신것입니다. “씻을 수 있을 때 씻어라.” 하나님은 우리의 실수를 아시고 정결의 길을 준비해 두셨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피는 생명이니 덮고, 부정은 씻어서 하나님께로 다시 돌아오라라는 것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르치고 계십니다. 눈에 보이지 않은 하나님이시지만 질서를 만드시고 거룩한 공동체를 만드는 규례를 주십니다.

결론

오늘 일반적인 도살을 금지하며 성막에서 짐승을 잡고, 또 피가 생명과 더불어 속죄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피를 조심하는 것에 대한 규례를 보았습니다. 저희의 삶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처럼 조심해야 될 것을 조심하고, 하나님과 멀어지는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고 온전히 주님께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소망합니다.
[ 기도 하겠습니다 ]
하나님 아버지, 이 새벽 저희를 깨우사 말씀 앞에 서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레위기 17장의 말씀으로 불편하지만 성막 앞에서 짐승을 잡고, 피가 생명이며 속죄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씀을 함께 보았습니다.
주님, 오늘 우리의 모든 말과 생각과 선택이 먼저 주님 앞에서 시작되게 하시고, 하나님 앞에 거룩하게 나아가는 것인지 돌아보는 하루 되게 인도하옵소서. 또한 그리스도의 보혈을 가볍게 여기지 않게 하시고, 상처 주는 말과 급한 판단보다 생명을 살리는 말로 나아가게 하옵소서.
마음의 은밀한 곳과 습관과 눈길의 자리까지 주님의 빛으로 비추사 정결케 하시고, 우리 가운데 거룩한 질서가 굳게 세워지기 원합니다. 들에서 떼어 바치던 옛 습관을 버리고, 하나님 한 분만 섬기는 거룩한 삶을 살게 하옵소서.
특별히 저희 만안교회가 예배의 중심을 지키며, 말씀과 기도와 사랑으로 튼튼히 서게 하시고 믿음의 역사를 이루는 주님의 몸된 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교회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믿음의 자녀가 되게 하시고, 특별히 연로하신 성도님들의 건강과 평안을 붙들어 주시고, 병중에 있는 지체들에게는 치유와 위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홀로 계신 분들에게 임마누엘의 임재를, 가정과 일터에는 지혜와 힘을 주셔서 다음 세대에는 주님을 향한 믿음이 이어지게 하옵소서.
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한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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