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종말’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영화나 드라마, 소설을 보면 종말을 무서운 것으로 묘사하지요. 거대한 재앙이 있고 모든 인류가 죽는 그런 무서운 것으로 묘사합니다.
오늘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종말은 그렇게 무서운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종말 이후의 삶을 하나의 잔치로 묘사합니다. 그것도 하느님과 함께 식사하는 잔치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만물의 창조주요 주인이십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주인의 지위를 내려 놓으십니다. 허리에 띠를 매고, 우리를 식사 자리에 앉히고 우리 옆에서 시중을 든다고 하십니다. (지금 저의 제의도 비슷하지만) 당시의 옷은 긴 통옷이었습니다. 그래서 허리에 띠를 매면 움직이기 편하고 일하기 편했습니다. 그래서 허리에 띠를 맨다는 것은 일할 준비를 한다는 것입니다. 종말 이후에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그렇게 섬기는 자세로 대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하느님의 섬김은 종말 이후에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살아 계실 때 오늘 복음처럼 종의 모습으로 제자들을 대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허리에 띠를 매고, 제자들을 식탁에 앉히고, 제자들의 발을 닦아 주었던 장면. 바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직전, 최후의 만찬을 하시면서입니다.
이는 또 성체성사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매일 미사를 드리면서 성체성사에 참여하고, 또 성체를 모실 때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시중을 드시는, 우리에게 봉사하시는 그 모습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매일 우리를 섬기러 오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이 미사 정성스럽게 봉헌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