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7장 17-24절

제목: 내 모습 이대로

본문: 고린도전서 7장 17-24절

찬송:

오늘은 고린도전서 7장 17-24절 말씀을 가지고 '내 모습 이대로'란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묵상하려 한다.

본문은 우리의 현재의 자리,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 우리가 맡은 이 역할, 바로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 거룩한 소명의 현장이라고 말씀하신다.

17절은 '부르심 안의 부르심'을 말한다.

여기서 바울은 우리에게 두 가지의 부르심이 있다고 선포한다.

첫 번째 부르심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생명의 은인으로 부르신 것이다.

"주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대로 하나님이 각 사람을 부르신 그대로 행하라"(17)는 말씀에서 '주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대로'라는 말은 십자가의 사랑으로 우리를 사신 주님의 부르심을 의미한다. 주님이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시고 피를 흘리신 그 사랑으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르셨다는 뜻이다.

우리 모두는 주님의 십자가 사랑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다. 이것이 우리의 첫 번째,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정체성이다.

두 번째 부르심은 지금 이 자리에서의 부르심이다.

"하나님이 각 사람을 부르신 그대로 행하라"는 말씀은 나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 나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 내가 지금 맡은 이 책임, 바로 그것이 하나님이 나를 부르신 소명의 현장이라는 뜻이다.

새벽마다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의 신앙도 그 자리가 소명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터에서의 정직함도 소명이다. 가정 안에서 우리에게 맡겨진 책임을 다하는 것도 거룩한 사명이다. 우리가 맡은 모든 역할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주신 영적 전쟁터이다.

주님이 우리를 '이대로' 불러주셨다면, 우리도 '이대로' 그 부르심에 응해야 한다. 우리 현재의 자리를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충실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18-19절은 신분의 차이보다 충실함을 말한다.

본문 19절을 조금 더 쉽게 표현하면 "할례를 받았느냐? 그렇다면 그 상태 그대로 주님을 따르라. 할례를 받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그 상태 그대로 주님을 따르라."

당시 고린도 교회 사람들은 자신의 신분을 바꾸고 싶어 했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은 높아지고 싶었고, 자신의 현재 상태를 벗어나고 싶어 했다.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자신의 현재 모습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던 것이다.

하지만 바울은 명확히 "신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할례 받은 것도 중요하지 않고, 받지 않은 것도 중요하지 않다. 유대인이라는 신분도, 이방인이라는 신분도 중요하지 않다.

더 쉽게 표현하면 높은 위치에 있든, 낮은 위치에 있든 중요하지 않다. 큰 성취를 이루었든, 평범하게 살아가든 중요하지 않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든, 누구도 모르게 살아가든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면 정말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님의 계명을 지킬 따름이니라(19절)" 이다.

즉,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충실하게 다하는 것이다. 우리의 자리에서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사는 것이다. 그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모든 것이다.

우리의 일터에서 정직하게 일한다. 우리의 가정 안에서 사랑으로 책임을 다한다. 우리의 공동체 안에서 이웃을 배려한다. 우리가 맡은 작은 것부터 충실하게 감당한다. 우리의 현재 신분과 자리 속에서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 이것이 바로 거룩함이다.

우리가 훌륭한 성취를 이루었기 때문에 '좋은 성도'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세상 눈에 성공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의로운 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주님의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는 것, 바로 그것이 주님 앞에서 우리를 세우는 기준이다.

20-24절은 우리의 참된 정체성을 말한다.

바울은 여기서 핵심을 선포한다. "너희는 값으로 사신 것이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23절)

표면적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우리의 신분은 여전하고, 우리의 상황은 여전하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모든 것이 변했다.

우리는 주님의 피로 값 치러진 자들이다. 우리는 주님의 소유가 된 자들이다.

우리 각자는 현재의 모습 그대로 주님이 당신의 모든 죄와 허물을 용서하시고자 십자가에 달려 피를 흘리신 그 정도로 소중한 사람이다.

우리가 훌륭한 성취를 이루었기 때문에 귀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인정받고 있어서 귀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남에게 자랑할 만한 것을 이루었기 때문에 귀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주님의 피로 값 치러진 자이기 때문에, 바로 그것만으로 충분히 귀하다.

이 귀한 정체성을 가진 우리가 할 일이 있다.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 6:20)

새벽마다 일어나 주님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우리의 신앙이 하나님께 영광을 돈다. 우리의 일터에서 정직함으로 맡은 책임을 감당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돈다. 우리의 가정 안에서 사랑으로 가족을 돌보고 양육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돈다. 우리가 받은 은혜 속에서 감사하며 우리의 이웃을 섬기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돈다.

우리가 주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값진 예배는 우리의 현재 자리에서 충실하게 사는 것이다. 거대한 일이 아니다. 세상이 인정하는 화려한 성공이 아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이 일로, 감사함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주님께 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헌신이고 예배이다.

오늘 하루도 내 모습 이대로, 주님께 감사하고 맡은 것을 감당하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