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 셋째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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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해설(모두 졸았다. 하지만...)>>기름=좋은 습관>>한 가지 다짐
복음해설(모두 졸았다. 하지만...)>>기름=좋은 습관>>한 가지 다짐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오늘은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을 기억하는 위령의 날입니다. 오늘 우리는 죽음을 묵상하며 “깨어 있어라”라는 예수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깨어 있어라”라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습니다. 오늘 말씀하신 이 비유는 살짝 포인트가 다릅니다. 함께 복음 말씀 살펴봅시다.
성대한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신랑은 이제 다른 마을에서 오기로 하였습니다. 복음 말씀에 결혼할 신부는 따로 등장하지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존재하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열 처녀는 이 신부의 친구들입니다. 신랑이 오면 등불을 들고 춤을 추면서 신랑을 맞이하는 역할을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신랑이 오는 게 늦어지고 있습니다. 열 처녀는 신랑을 기다리다 지쳐 잠에 들고 맙니다. 일단은 이 지점이 다른 복음과 조금 다른 포인트입니다. 다른 복음에서는 “항상 깨어있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깨어 있어라.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언제나 영적으로 깨어 있지 못하지요. 우리가 정말 상태가 좋고, 영적으로 깨어 있고, 신앙적으로 열심한 시간도 있습니다만, 가끔은 내 상태가 정말 나빠지고, 영적으로도 어두워지고, 하느님께 마음의 문을 닫는 시간도 있습니다. 열 처녀가 다 함께 잠에 들었다는 것은 이러한 우리의 솔직한 현실을 말해 줍니다.
그러다가 신랑이 온고 있다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제서야 열 처녀가 잠에서 깹니다. 다섯 처녀는 등잔에 필요한 여분의 기름을 준비해 놓은 한편, 다른 다섯 처녀는 그 기름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등불이 꺼져 가고 있습니다. 이 다섯 처녀들은 어쩔 수 없이 여분의 기름을 사러 상인을 찾아 가지만, 그 한밤중에 장사하는 상인이 있겠습니까. 그저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시간을 허비할 뿐입니다. 그 사이 신랑이 도착하고 기름을 미리 준비해 놓았던 다섯 처녀만 성대한 혼인 잔치에 참여합니다. 다른 다섯 처녀가 뒤늦게 도착했지만 혼인 잔치에 참여하지 못하지요.
여기서 이 열 처녀들은 무엇 때문에 차이가 생겼습니까. 기름 때문입니다. 다섯 처녀는 기름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고, 다른 다섯은 그 기름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름이 상징하는 게 무엇일까요. 저는 신앙적으로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신자분들께서는 각기 나름의 좋은 습관을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해성사가 있지요. 고해성사를 언제 봅니까. 우리가 큰 죄를 짓거나, 아니면 판공성사 시기가 다가올 때만 고해성사를 보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더 좋은 것은 시기를 정해 놓는 것입니다. 뭐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달에 한번. 이런 식으로 정기적으로 고해성사를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지요. 아니면 아침, 저녁기도 꼭 하기, 또는 묵주기도 하루에 5단 하기, 또는 오늘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읽고 10분간 묵상하기 따위의 자신에게 맞는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나 깨어 있으면 좋겠지요. 참 그러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인간적으로 나약하기 때문에 우리는 잠에 들 수 있습니다. 영적으로 완전히 바닥을 칠 수도 있지요. 그때마다 나를 붙잡아 주는 것이 이 좋은 습관입니다. 오늘 잠시 묵상하시면서 좋은 습관, 그냥 좋은 습관이 아니라 신앙적으로 좋은 습관을 한 가지씩 다짐하시고, 그것을 꾸준히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