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1장 17-26절

제목: 함께 나누는 은혜

본문: 고린도전서 11장 17-26절

찬송: 227장 주 앞에 성찬 받기 위하여

오늘은 고린도전서 11장 17-26절 말씀을 가지고 '함께 나누는 은혜'란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묵상하려 한다.

주일마다 우리가 함께 나누는 성찬식은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떡과 포도즙을 먹고 마시는 의식이 아니다. 오늘 본문은 성만찬의 깊은 의미를 가르쳐준다. 고린도 교회는 성만찬을 행하면서도 그 본질을 잃어버렸다. 그들의 모임은 유익이 아니라 해로움이 되었다.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진정한 성만찬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은혜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17-22절은 '분열된 성만찬의 문제'를 말한다.

17절에서 바울은 강하게 질책한다. "내가 명하는 이 일에 너희를 칭찬하지 아니하나니 이는 너희의 모임이 유익이 못되고 도리어 해로움이라."

고린도 교회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18절은 "먼저 너희가 교회에 모일 때에 너희 중에 분쟁이 있다 함을 듣고 어느 정도 믿거니와." 라고 말한다. 교회 안에 분쟁이 있었다. 그것도 성만찬을 나누는 자리에서 말이다.

21-22절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는 먹을 때에 각각 자기의 만찬을 먼저 갖다 먹으므로 어떤 사람은 시장하고 어떤 사람은 취함이라. 너희가 먹고 마실 집이 없느냐 너희가 하나님의 교회를 업신여기고 빈궁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느냐."

당시 고린도 교회의 성만찬은 애찬과 함께 이루어졌다. 그런데 부유한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먼저 풍성한 음식을 먹고, 늦게 도착한 가난한 노예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어떤 이는 배불리 먹어 취하고, 어떤 이는 시장한 채로 있었다. 이것이 진정한 주의 만찬일 수 없었다.

바울의 질책은 날카롭다. 이것은 단순히 예절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의 교회를 업신여기고 가난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 성만찬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을 확인하는 거룩한 식탁이다. 그런데 그 식탁이 계층과 차별의 장이 되었다. 이것은 성만찬의 본질을 파괴하는 것이다.

23-25절은 '주님이 제정하신 성만찬'을 말한다.

바울은 이제 성만찬의 기원으로 돌아간다. 23절에서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라고 말한다.

이 표현이 중요하다. "잡히시던 밤에." 예수님이 성만찬을 제정하신 때는 바로 십자가를 앞둔 그 마지막 밤이었다. 제자들과 함께한 최후의 만찬, 배신과 고난이 시작되기 직전, 예수님은 떡과 잔을 들으셨다.

24절,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떡은 예수님의 몸을 상징한다. 그 몸은 우리를 위해 찢기신 몸이다. 십자가에서 상처 입으시고 피 흘리신 그 몸이다.

25절,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잔은 새 언약의 피를 담고 있다. 구약의 제사는 동물의 피로 드려졌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의 피로 새 언약을 세우셨다. 이 피는 우리의 죄를 씻고, 우리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며, 우리를 형제자매로 묶는 언약의 피다.

"나를 기념하라." 이 말씀이 두 번 반복된다. 성만찬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다. 그것은 주님의 사랑과 희생을 기억하고, 그 은혜 안에서 우리가 하나됨을 확인하는 거룩한 예식이다.

26절은 '주의 죽으심을 전하는 성만찬'을 말한다.

26절은 성만찬의 의미를 압축한다.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성만찬은 세 가지 차원을 가진다. 첫째, 과거를 기억한다. 주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 그 십자가의 사랑을 기억한다. 둘째, 현재를 확인한다. 우리는 지금 주님의 몸이다. 그 한 떡을 나누는 우리는 한 몸이다. 셋째, 미래를 소망한다. "그가 오실 때까지." 우리는 주님의 재림을 기다린다.

바울이 "전하는 것"이라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성만찬은 복음의 선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떡을 떼고 잔을 나눌 때마다, 우리는 세상을 향해 외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위해 죽으셨다! 그분의 피로 우리는 구원받았다!"

성만찬은 말없는 설교다. 그것은 십자가 복음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며, 온 몸으로 경험하는 거룩한 순간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은혜를 함께 나누며, 서로가 한 형제자매임을 확인한다.

우리가 나누는 성만찬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다. 그것은 주님의 놀라운 사랑을 기억하고, 우리의 구원을 확인하며, 주님의 재림을 소망하는 거룩한 예식이다.

고린도 교회는 이 성만찬의 자리를 계층과 차별의 장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그들의 모임은 유익이 아니라 해로움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달라야 한다. 성만찬의 자리는 모두가 동등하게 주님의 은혜를 받는 자리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높은 자도 낮은 자도, 모두가 같은 떡을 먹고 같은 잔을 마시며 한 형제자매가 된다.

오늘도 우리는 이 성만찬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고, 서로를 더욱 사랑하며, 주님 오실 그날을 소망하며 사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주님의 몸과 피로 세워주신 새 언약을 기억하며 감사드립니다. 우리를 위해 찢기신 그 몸, 우리를 위해 흘리신 그 피를 생각할 때마다 주님의 크신 사랑에 눈물이 납니다.

우리가 성만찬을 나눌 때마다, 그것이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우리의 하나됨을 확인하는 거룩한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 가운데 어떤 차별도, 어떤 분열도 없게 하시고, 모두가 주님의 은혜 안에서 하나되게 하옵소서.

이 새벽 예배 드리는 성도들의 가정에 평안을 주시고, 하루를 주님의 사랑으로 시작하게 하옵소서. 각자가 드리는 기도의 제목들을 주님께서 들어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