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7장

이주혜
새벽기도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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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신경, 찬송가 310, 570장
오늘 민수기 27장의 말씀 가운데 함께 은혜받고 가는 시간 되길 소망합니다.
제가 교육부에 있을 때 교사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어요. 각 부서마다 전도사님과 선생님들이 계셨는데, 제가 사역했던 교회들이 적어도 70년, 많게는 100년이 넘는 교회들이라 교육부 교사 선생님들도 교회에 아주 오래 다니시고, 신앙생활도 오래 하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외부에서 새로운 성도님이 교회에 오시면 반갑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경계를 많이 하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요즘은 이단들도 많고, 이단으로 힘든 경험을 한 교회일수록 믿음을 가지고 교회에 왔어도 ‘외부인’으로 보는 시선이 더 큰 경우가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저희 부서로 교사 신청이 한 분 들어와서 제가 심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을 만나 뵙기 전에 다른 선생님으로부터 이분에 대한 정보를 들었는데, “그 분이 신천지와 연관이 있다더라”라는 말을 들은 거예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가운데 참 솔직한 성향을 가지신 분이었고, 어려운 가운데 교회를 보게 되고 “예수님을 믿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한, 하나님을 찾으려고 발버둥치는 초신자 성도님이셨어요. 가정 형편도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남편분과 아이들과 함께 교회에 나오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처음 예수님을 믿다 보니까 어느 교회를 가야 할지 몰라서 이리저리 다니다가 제가 사역하는 교회까지 오게 되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니까, 그전까지 교회 안에 떠도는 여러 소문으로 이분을 생각했던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 이후에 그분이 제가 있는 부서의 교사로 섬기시게 되었는데, 그전에 부장님과 선생님들과 회의를 하면서, 사실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떠도는 소문으로 새신자를 바라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때 깨달았던 것이 사람의 소문이 아니라, 하나님 시선으로 그 사람을 보는 것이 교회의 시선이어야 한다. 그렇게 회의가 끝나고 다음 주가 되자, 그분에 대한 여러 다양한 소문이 쏙 들어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슬로보핫의 딸들도 그렇습니다. 그 시대의 기준으로 보면, 상속을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닌 사람들이었어요. 공동체 안에서 쉽게 무시되거나 밀려날 수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여자가 무슨 기업이냐, 법에도 없는 소리를 한다”라며 얼마든지 밀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었지요. 만약 이스라엘 공동체가 관습과 소문으로만 그들을 바라봤다면, 슬로보핫의 딸들의 이야기는 시작도 못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딸들이 용기를 내어 하나님의 사람들 앞에 나아가 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말을 ‘옳다’라고 인정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굳어진 관습과 전통을 넘어서 억울한 이들의 호소에 귀 기울이시고, 심지어 이스라엘의 법까지 고쳐주시는 하나님을, 민수기 27장의 말씀을 통해 함께 보고자 합니다.

슬로보핫의 딸들

먼저 성경은 슬로보핫이 누구 집안 사람인지부터 길게 소개합니다.
Numbers 27:1 NKRV
요셉의 아들 므낫세 종족들에게 므낫세의 현손 마길의 증손 길르앗의 손자 헤벨의 아들 슬로브핫의 딸들이 찾아왔으니 그의 딸들의 이름은 말라와 노아와 호글라와 밀가와 디르사라
요셉의 아들. 므나쎄와 에브라임 중에서 므낫세 지파, 마길의 증손, 길르앗의 손자, 헤벨의 아들, 그 아들이 바로 슬로보핫이라고 정리합니다. 슬로보핫은 요셉의 후손이자 므낫세 지파에 속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집안을 길게 적을까요? 오늘 말씀이 바로 땅 분배, 기업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1절을 통해서 말해주고 싶은 것이 이 집안이 원래 기업을 받아야 하는 정당한 가문이라는 것을 먼저 확인해 줍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 이 딸들이 하는 요구는 터무니없는 요구나 욕심이 아니라, 원래 주어져야 할 기업의 몫에 대한 정당한 호소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요셉–므낫세 지파 안에서 정당한 기업을 받아야 하는 분이었습니다”라는 고백이지요.
그리고 이어서, 왜 이 딸들이 모세에게 찾아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합니다.
Numbers 27:3 NKRV
우리 아버지가 광야에서 죽었으나 여호와를 거슬러 모인 고라의 무리에 들지 아니하고 자기 죄로 죽었고 아들이 없나이다
우리 아버지가 광야에서 죽었다, 그런데 고라의 무리처럼 여호와를 거슬러 반역하다가 죽은 사람이 아니다 라는 것은 여호와 앞에서 중범죄를 지은 자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다른 이스라엘 백성과 마찬가지로 죄 있는 인간으로서 광야에서 일반적으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었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무엇입니까? 기업을 이을 아들이 없이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딸들만 남게 되었고, 이 집안은 가만히 두면 지파 안에서 이름과 기업이 통째로 사라져 버릴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성경은 이 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록합니다.
Numbers 27:1 NKRV
요셉의 아들 므낫세 종족들에게 므낫세의 현손 마길의 증손 길르앗의 손자 헤벨의 아들 슬로브핫의 딸들이 찾아왔으니 그의 딸들의 이름은 말라와 노아와 호글라와 밀가와 디르사라
이것은 26장에서도 똑같이 등장했어요. 그리고 이 다섯 딸이 모여 이렇게 말합니다.
Numbers 27:4 NKRV
어찌하여 아들이 없다고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그의 종족 중에서 삭제되리이까 우리 아버지의 형제 중에서 우리에게 기업을 주소서 하매
앞장, 민수기 26장에서 제 2차 지파별 인구조사를 실시했죠. 그 인구에 따라 땅을 나누려는 마지막 단계에서 한 집안이 통째로 빠져버릴 위기가 생긴 것입니다.
그러자 모세가 이 문제를 하나님께 아뢰고, 하나님께서 놀라운 말씀을 하십니다.
“슬로보핫의 딸들의 말이 옳으니” (민 27:7)
그리고 하나님께서 상속법을 새롭게 정해 주십니다.
그전까지는 암묵적으로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기업이 내려가는 것이 기본 전제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하나님께서 그 빈자리를 이렇게 채우십니다(민 27:8–11).
Numbers 27:8–11 NKRV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사람이 죽고 아들이 없으면 그의 기업을 그의 딸에게 돌릴 것이요 딸도 없으면 그의 기업을 그의 형제에게 줄 것이요 형제도 없으면 그의 기업을 그의 아버지의 형제에게 줄 것이요 그의 아버지의 형제도 없으면 그의 기업을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주어 받게 할지니라 하고 나 여호와가 너 모세에게 명령한 대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판결의 규례가 되게 할지니라
아들이 있으면 아들에게, 아들이 없으면 딸에게, 딸도 없으면 형제에게, 형제도 없으면 아버지의 형제인 삼촌에게, 그래도 없으면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기업이 가도록 하십니다.
이 사건 하나가 이스라엘 전체 상속법을 보완하고 바꾸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끝이 아닙니다. 나중에 민수기 36장에 가면, 새로운 문제가 제기됩니다. “만약 상속받은 딸들이 다른 지파 남자와 결혼하면, 그 지파의 땅이 다른 지파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
그때 하나님께서 다시 말씀하시지요. 상속받은 딸들은 자기 지파 안에서 시집가게 하라. 그래야 각 지파의 기업이 다른 지파로 옮겨가지 않도록 하십니다.

결론

오늘 슬로보핫의 딸들이 기업을 달라고 말한 장면은, 단지 “여자도 상속을 받았다” 정도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약속의 땅, 기업의 분배 이야기 한가운데에서 하나님께서 억울하게 지워질 뻔한 한 가정의 호소를 들으시고, 굳어진 관습과 법까지 고쳐서 공동체 전체의 규례로 세우신 사건입니다.
그래서 여호수아 17장에 가면, 실제로 가나안 땅이 분배될 때 슬로보핫의 딸들이 기업을 받는 장면이 다시 등장합니다. 슬로보핫의 이름과 기업이 정말로 사라지지 않았음을 성경이 한 번 더 확인해 줍니다.
하나님은 배제될 수 있는 약한 자들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그 목소리를 통해 교회와 공동체의 오래된 관습을 점검하게 하시는 공의의 하나님임을 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도 하나님의 시선으로 교회를 바라보고 사람을 바라보며 우리의 생각과 관습도 하나님 앞에서 기꺼이 고칠 수 있는 믿음의 공동체가 되길 소망합니다.

모세에서 여호수아에게로

지금까지 두번째 인구조사를 하고 가문과 기업의 상속에 재정비하는 말씀이 등장하고 난 이후에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사실 굉장히 의도적인 배치인데 “새 세대의 사람들, 새 세대의 땅의 분배, 새 세대의 리더”를 하나님께서 한 번에 정리해 주시는 장이에요.
그전까지는 기업을 잇는 문제 였다면 이제는 지도자를 잇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13절에 모세에게 “너도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니” 즉 모세가 이제 죽을 것을 이야기하세요. 므리바의 물 사건으로 약속의 땅은 보지만 들어갈 수 없음을 확실하게 이야기하십니다. 그래서 다음 지도자가 필요했던 거에요.
여기서 모세가 너무 억울하다. 그렇게 이끌고 왔는데 못들어가는게 말이 됩니까?라고 말한게 아니라 17절에
Numbers 27:17 NKRV
그로 그들 앞에 출입하며 그들을 인도하여 출입하게 하사 여호와의 회중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라고 기도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앞에서 이 백성들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이리저리 공격당하고 흩어지지 않게, 이스라엘의 지도자 없이 지내지 않게 해다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자리보다 양 떼를 생각하는 모세의 기도가 있었어요.
그러자 하나님이 눈의 아들 여호수아를 택하십니다. 사실 여호수아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여러번 등장했습니다.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싸우던 장수(출 17장) 모세를 따르던 수종자(출 24장 등) 12정탐꾼 중 믿음의 보고를 한 사람(민 13–14장)이 눈의 아들 여호수아였습니다. 이미 여러 번 믿음과 충성을 보여 준 인물이지요.
하나님이 모세에게 어떻게 하라고 하시냐면
그에게 안수하라 (18절)
그를 제사장 엘르아살과 온 회중 앞에 세워 보이게 하라 (19절)
“네 존귀를 그에게 돌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그에게 복종하게 하라 (20절)
여호수아는 이후 엘르아살을 통해 우림의 판결로써 여호와 앞에서 물을 것/하나님의 뜻을 물으며 그 말씀에 따라 나가며 들어오는 출입을 하게 됩니다.(21절).
이제 여호수아는 모세처럼 “직접 하나님께 말씀을 받는” 시대에서, 이제는 제사장과 우림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묻는 구조로 리더십이 넘어갑니다.
여기서 우림의 판결이란, 대제사장이 가슴에 차는 흉패 안에 있는 우림을 통해 하나님께 여쭙고, 그 응답으로 받은 하나님의 결정, 하나님의 판정이 우림의 판결입니다.
즉, 모세처럼 하나님과 얼굴을 대면하듯이 직접 말씀을 듣던 시대에서, 이제는 제사장과 우림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묻는 구조로 리더십이 넘어가는 것입니다. 결국에 “모든 중요한 결정은 하나님의 판결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모세는 이 명령을 받고,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행합니다. 자신의 후계자를 세우는 과정에서도 끝까지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순종합니다. 특별히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안수하는데, 이 안수는 단순한 축복이 아니라 사명과 권위를 넘겨주는 행위입니다. 이 장면에서 이스라엘 역사상 첫 ‘공식 지도자 계승식’이 이루어집니다.

결론

모세와 여호수아의 리더십의 승계는 ‘자리를 물려주는 일’만이 아니라 ‘마음을 물려주는 일’입니다. 모세는 마지막까지 자기 자리가 아니라 양 떼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남겨 주었습니다. 우리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중요한 유산은 직분이나 건물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하고 양 떼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27장의 결론

말씀을 정리하면, 민수기 27장은 한 집안의 기업을 지키시는 하나님과, 온 백성을 위해 목자를 세우시는/다음 세대의 지도자를 세우시는 하나님을 함께 보여줍니다. 슬로보핫의 딸들을 통해 하나님은 약자의 호소를 들으시고, 그들의 이름과 기업이 지워지지 않게 하셨고, 모세와 여호수아를 통해서는 이스라엘이 목자 없는 양처럼 버려지지 않도록 다음 세대의 리더를 준비해 두셨습니다.
오늘 우리로 슬로보핫의 딸들처럼 잊혀질 것 같은 이름까지 기억하시는 하나님의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각자 있는 자리에서 모세처럼 양 떼를 먼저 생각하며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며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소망합니다.
[ 기도 하겠습니다 ]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주의 날에 우리를 예배 자리로 불러 주시고, 말씀 앞에 서게 하신 은혜를 감사합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인도하시고, 지워질 것 같던 슬로보핫의 집안을 기억하시며 그 딸들의 호소를 들으신 하나님, 오늘도 우리의 삶과 가정과 눈물을 기억하시고 이 기도 가운데 찾아와 주옵소서.
약한 자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굳어진 관습과 법까지 고치신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시고, 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라보는 믿음의 공동체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또한, 모세의 기도처럼 “여호와의 회중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이 마음을 우리에게도 부어 주옵소서. 자기 자리와 억울함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양 떼를 먼저 생각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무릎 꿇으며 기도하는 리더들이 세워지게 하옵소서.
특별히 여호수아를 예비하시고 하나님의 판결 아래에서 백성을 이끌게 하신 하나님, 우리 교회에도 말씀과 성령 안에서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묻고 순종하는 일꾼들, 다음 세대의 지도자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성령께서 친히 주장하여 주시고, 온 회중이 하나님 한 분만 바라보며 은혜 안에서 새 힘 얻는 시간 되게 하옵소서.
감사드리며, 우리의 참된 목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한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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