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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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hew 16:16–18 NKRV
16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1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18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1 Peter 2:4–5 NKRV
4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 돌이신 예수께 나아가 5 너희도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
은혜란, '자격 있는 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흔들리는 자'를 선택하여 '반석'이라 부르시는 하나님의 역설입니다.

은혜의 아이러니: 흔들리는 반석

사랑하는 여러분, 반갑습니다.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 '닉값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이나 별명, 혹은 맡은 역할에 걸맞게 행동할 때 "야, 너 진짜 닉값 한다"라고 합니다. 반대로 이름값을 못 하면 비웃음을 사기도 하죠.
그런데 성경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닉값'을 못 했던 인물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저는 주저 없이 베드로를 꼽습니다.
원래 그의 이름은 '시몬'이었습니다. 갈릴리의 평범한 어부였죠. 그런데 어느 날 예수님께서 그에게 엄청난 별명을 지어주십니다. 바로 '게바', 헬라어로 '베드로', 즉 '반석(Rock)'이라는 이름입니다. 예수님은 심지어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라고 선언하십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면, 이것은 한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광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이 이름이 주어진 직후부터 베드로의 삶을 보십시오. 거대한 아이러니가 시작됩니다. '반석'이라 불린 이 남자는 사실 반석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바람만 불면 흔들리는 갈대였고, 파도가 치면 휩쓸려가는 모래알 같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름은 '반석'이지만 실체는 '모래' 같았던 이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의 아이러니'를 발견하고자 합니다.

1. 선언의 아이러니: 자격 없는 자에게 주어진 이름

예수님이 베드로를 '반석'이라 부르신 그 현장으로 가봅시다. 주님은 그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셨지만, 바로 몇 절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베드로는 예수님이 십자가 고난을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시자, 예수님을 붙들고 항변하며 막아섭니다.
그때 예수님이 뭐라고 하십니까?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넘어지게 하는 자'는 헬라어로 '스칸달론(Skandalon)', 즉 '걸림돌'이라는 뜻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방금 전까지는 교회를 받치는 '반석'이라고 칭찬받았는데, 순식간에 주님의 길을 막는 '걸림돌' 취급을 받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체포되시던 날 밤, 그는 "다른 사람은 다 주를 버려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다"라고 큰소리쳤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습니까? 그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하며 도망쳤습니다. 그는 "말만 앞서고 행동은 없는" 겁쟁이였습니다.
이것이 베드로가 겪은 첫 번째 아이러니입니다. 이름은 반석인데, 삶은 모래입니다.
혹시 이 모습이 우리와 닮지 않았습니까? 우리도 '성도', '크리스천', '임원', '리더'라는 거룩한 이름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세상 속 우리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합니다. 죄 앞에 쉽게 무너지고, 현실의 파도 앞에서 주님을 모르는 척할 때도 있습니다. 내 이름과 내 실체 사이의 이 괴리감 때문에 괴로워하는 분들이 계십니까?

2. 과정의 아이러니: 힘을 빼야 구원받는다 (구조대원)

그렇다면 예수님은 왜 실수투성인 그를 굳이 '반석'이라 부르셨을까요? 베드로의 실패, 그 처절한 무너짐에는 하나님의 깊은 의도가 숨겨져 있습니다.
베드로의 지난 3년은 예수님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던 시간이었습니다. "주님, 저 수영 잘합니다. 저 믿음 좋습니다. 제가 주님을 지키겠습니다." 그는 자기 열심으로 인생의 파도를 헤쳐나가려 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수상 구조대원'의 원리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수영 실력을 뽐내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힘을 빼는 것'입니다.
익수자가 살겠다고 발버둥 치고 허우적거리면, 구조대원은 절대 다가가지 않습니다. 섣불리 잡았다가는 익수자가 구조대원을 짓눌러 둘 다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베테랑 구조대원은 물에 빠진 사람의 힘이 완전히 빠져 축 늘어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베드로의 실패는 바로 이 '힘 빠짐'의 과정이었습니다. 닭 울음소리가 들리고 예수님과 눈이 마주쳤을 때, 베드로는 비로소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통곡합니다. 그제야 그의 자아의 힘이 빠진 것입니다.
한 자료에 따르면, 베드로는 훗날 영웅적인 순교자가 아니라,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띠 띠우고 데려가리라"는 말씀처럼 무력하게 끌려가 죽음을 맞이했을 가능성이 큽니다8888. 이것이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가 위대한 영웅이 되어서 반석이 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가 자기 힘을 빼고 주님께 축 늘어졌을 때, 비로소 예수님이라는 구조대원이 그를 온전히 붙드셨기 때문에 반석이 된 것입니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3. 회복의 아이러니: 깨진 그릇이 보물이 되다 (킨츠기)

이제 마지막으로, 노년의 베드로가 쓴 편지인 베드로전서를 펼쳐봅시다. 여기서 우리는 완전히 달라진 한 사람을 만납니다.
이 편지에서 베드로는 더 이상 자신을 과시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을 '반석'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진정한 '산 돌(Living Stone)'이시며 '모퉁잇돌'이라고 고백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자들에게 '부딪히는 돌과 걸려 넘어지게 하는 바위'라고 소개한다는 것입니다. '걸려 넘어지게 하는 바위', 이것은 과거 예수님이 자신에게 했던 "너는 나에게 걸림돌(스칸달론)이다"라는 책망을 기억하며 쓴 표현일 것입니다.
베드로는 자신의 실패를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실패의 기억을 꺼내어 예수님을 설명하는 도구로 씁니다.
이 모습은 마치 일본의 도자기 수리 기법인 '킨츠기(Kintsugi)'와 같습니다. 킨츠기 장인은 깨진 도자기를 버리지 않습니다. 대신 깨진 틈을 '옻'과 '금가루'로 메워 수리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수리된 그릇은 깨지기 전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가치 있는 작품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깨진 흔적이 흉터가 아니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고유한 '금빛 무늬'가 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라는 그릇은 산산조각 났었습니다. 시몬이라는 자아는 박살 났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시고, '용서와 은혜'라는 금으로 그 깨진 틈을 메우셨습니다.
이제 베드로는 압니다. 내가 강해서 반석이 된 것이 아니라, 나를 붙드시는 주님의 은혜가 금처럼 나를 감싸고 있기에 내가 비로소 성전이 되었음을 말입니다.

결론 및 결단

말씀을 맺겠습니다.
오늘 설교의 제목은 '은혜의 아이러니'입니다. 우리는 내가 완벽해지고, 내가 강한 반석이 되어야 하나님이 쓰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아니다. 네가 힘을 빼야 내가 너를 붙들 수 있다. 네가 깨져야 내 은혜가 너를 채울 수 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의 삶에 깨진 틈이 있습니까? 반복되는 죄, 열등감, 남들에게 말 못 할 실패의 상처가 있습니까? 그것을 감추려 다시 발버둥 치지 마십시오. 구조대원 되신 주님 앞에서 힘을 빼십시오.
그리고 그 깨진 조각 그대로 주님께 가지고 나오십시오. 토기장이 되신 주님께서 여러분의 상처를 은혜의 금으로 메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전'으로, 가장 단단한 '반석'으로 빚어주실 것입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사랑의 하나님,
우리는 시몬처럼 내 힘으로 반석이 되려다 부서지고 깨진 존재들입니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면서도, 삶의 자리에서는 주님을 모른 척하며 도망쳤던 우리의 연약함을 고백합니다.
주님, 이제 우리 자아의 힘을 뺍니다. 물에 빠진 자가 구조대원을 의지하듯, 우리의 무력함을 인정하며 주님께 안깁니다.
우리의 깨진 틈을 주님의 보혈과 은혜로 메워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우리의 상처가 도리어 주님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간증이 되게 하시고,
나의 어떠함이 아니라 나를 붙드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하심을 의지하여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진짜 반석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의 영원한 산 돌 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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