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3장 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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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스도의 편지

본문: 고린도후서 3장 1-6절

찬송: 191장 내가 매일 기쁘게 순례의 길

오늘은 고린도후서 3장 1-6절 말씀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편지"란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묵상하려 한다.
고린도 교회에 침투한 거짓 교사들은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화려한 추천서를 내세워 자신의 권위를 증명하려 했다. 그러나 바울은 종이에 쓴 추천서가 아니라, 복음으로 변화된 성도들의 삶 자체가 살아있는 추천서임을 선포한다.
1-3절은 성도의 정체성이 '그리스도의 편지'임을 말한다.
당시 고대 사회에서 여행자가 낯선 곳에서 신분을 보증받기 위해 '추천서'는 필수적이었다. 대적자들은 이것을 자랑하며 추천서가 없는 바울을 공격했다. 그러나 바울은 "너희가 우리의 편지라"(2절)고 단언한다. 이 편지는 먹으로 쓴 것이 아니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쓴 것이다.
특히 바울은 십계명을 새긴 차가운 '돌판'과 대비하여 따뜻한 '육의 마음판'을 언급한다. 여기서 '육'은 죄를 짓는 육신이 아니라, 돌처럼 딱딱하지 않고 만지면 온기가 느껴지고 찌르면 아픔을 느끼는 '살아있는 살결'을 뜻한다. 에스겔 선지자의 예언처럼(겔 36:26), 하나님은 우리의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말씀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드러운 살결 같은 마음을 주셨다는 것이다. 딱딱한 돌비석에는 글을 새기려면 정으로 쪼아야 하지만, 부드러운 마음판에는 성령께서 부드럽게 감동으로 새겨넣으실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존재 자체가 세상에 보여지는 복음임을 의미한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들고 다니는 성경을 읽어 예수님을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라는 사람을 통해 예수님을 읽는다.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책 속에 갇힌 글자가 아니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에 찾아오셔서 감동을 주실 때, 그 말씀은 우리 삶을 뒤흔드는 생생한 사건이 된다. 그렇게 성령께서 우리 마음에 직접 새겨 넣으신 편지,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이웃들은 나를 통해 예수님을 어떻게 읽게 될 지를 기대해야 한다. 나의 표정과 언어, 그리고 위기 앞에서의 태도가 흐릿하고 찢어진 편지는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세상이 읽을 수 있는 가장 선명하고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추천서가 되어야 한다.
4-5절은 사역의 자격이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나옴을 말한다.
바울은 "우리가 무슨 일이든지 우리에게서 난 것 같이 스스로 만족할 것이 아니니"(5절)라고 고백한다. 여기서 '만족'으로 번역된 헬라어는 단순한 심리적 만족감이나 배부름을 의미하지 않는다. 법정이나 공적인 자리에서 어떤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나 '역량'을 뜻하는 단어다.
바울은 자신이 새 언약의 일꾼 된 것이 자신의 학식이나 도덕성, 혹은 종교적 열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인간에게는 스스로 하나님께 도달하거나 구원을 이루어낼 '자격'이 없다. 우리의 자격은 오직 하나님이 은혜로 주신 선물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자격은 철저히 외부로부터, 즉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거나, 반대로 부족한 능력 때문에 자격지심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성도의 자신감은 '내가 무엇을 성취했느냐'가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부르셨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오늘 하루, 나의 부족함 때문에 낙심하지 말자. 반대로 나의 작은 성취에 도취되지도 말자. 우리의 '충분함'은 오직 하나님께 있다. 이 사실을 믿을 때 우리는 세상의 평가와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당당한 사역자로 설 수 있다.
6절은 새 언약 일꾼의 사역 원리가 '살리는 영'에 있음을 말한다.
바울은 "율법 조문은 죽이는 것이요 은 살리는 것"(6절)이라고 선포한다. '율법 조문'은 문자에 갇힌 옛 언약의 방식을 뜻한다. 율법를 깨닫게 하고 정죄하지만, 생명을 주지는 못한다. 반면 '영'은 죽은 영혼을 다시 살리는 창조의 능력이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새 언약의 일꾼으로 부르신 목적은 정죄가 아니라 생명에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말씀은 우리를 심판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살리시는 은혜의 사건이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영으로 역사할 때 비로소 죽은 자가 살아나는 역사가 일어난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자칫 '율법 조문'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 가정과 교회에서 옳고 그름만을 따지는 날카로운 문자로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완벽주의라는 율법으로 자신을 죽이고 있지는 않은가.
새 언약의 일꾼인 우리는 만나는 사람을 살리는 자가 되어야 한다. 비판보다는 격려로, 정죄보다는 용납으로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어야 한다. 오늘 내가 뱉는 말이 누군가의 영혼을 숨 쉬게 하는 '살리는 영'의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세상에 보낸 편지다. 우리의 자격은 하나님께 있으며, 우리는 살리는 영의 직분을 받았다. 오늘 하루,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읽혀지는 아름다운 복음의 편지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의 만족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만나는 모든 이들을 살리고 세우는 생명의 하루를 보내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이 새벽, 차가운 돌판이 아닌 우리의 부드러운 마음판에 그리스도의 편지를 새겨주시니 감사합니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추천서와 자격을 요구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존재 자체를 살아있는 추천서로 삼아주셨습니다. 이 놀라운 은혜를 기억하며 오늘 하루를 시작합니다.
주님, 간절히 결단하며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 내 입술의 말과 눈빛이 누군가를 정죄하고 죽이는 율법 조문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오직 성령의 감동을 따라, 만나는 사람들을 살리고 세우는 생명의 편지가 되게 하옵소서. 나의 부족함 때문에 위축되거나 교만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서 주신 자격으로 당당하게 세상 속에 그리스도를 전하게 하옵소서.
특별히 내일 거룩한 주일을 기도로 준비합니다. 말씀을 준비하시는 부족한 저에게 성령의 두루마기를 입혀 주시고, 선포되는 말씀을 통해 우리 영혼이 소생하게 하옵소서. 교사와 찬양대, 안내위원 등 곳곳에서 봉사하는 손길들을 축복하시고, 온 교회가 기쁨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복된 주일이 되게 하옵소서.
오늘도 병상에서 신음하는 환우들을 찾아가 만져 주시고, 경제적인 문제와 자녀의 문제로 눈물 흘리는 성도들의 가정을 위로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삶이 주님 안에서 참된 만족을 누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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