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y Family

Notes
Transcript

예시>>적용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오늘은 예수/마리아/요셉 성가정 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 보니 다른 것보다 제 가족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저희 가족에는 3년 주기로 돌아오는 연례 행사가 있습니다. 제 친형이 있는데, 형 귀파기입니다. 무슨 귀파기가 연례 행사냐 싶으실 것입니다. 저희 형은 발달장애 1급입니다. 장애인을 가까이 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장애인이라고 다 같은 장애인이 아닙니다. 각자 성격과 장애의 종류와 장애의 정도에 따라서 천차만별입니다. 우리 비장애인도 한 명 한 명 다 다르듯이 장애인도 모두 다 다릅니다.
저희 형은 발달장애 1급, 쉽게 생각하면 1살이 조금 안 된 아기랑 비슷합니다. 정신 상태는 아기랑 비슷한데, 몸은 성인으로 훌쩍 커 버린 그런 상태이지요. 그러면 어려운 것이 있는데, 감각이 예민하고 민감한 신체 부위에 손을 데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귀가 있지요. 귀가 예민하다보니까 귀를 파는 것을 그렇게 싫어합니다. 그래서 귀를 파기 위해 30년 동안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왔으나… 결국 선택한 것이 무엇이냐, 병원에 가서,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방에 가서 귀를 파는 것입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올해 전까지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집 떠나서 신학교에 10년 있었는데, 그냥 형이 병원에 가서 귀를 팠다는 이야기만 듣고, ‘아 그렇구나’ 생각했을 뿐이지 어떤 일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제가 병원에 입원해서, 전신마취를 하고, 마취에서 깨는 그런 경험을 하다 보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구나, 평범한 사람도 힘든데, 형과 형을 돌보는 어머니 아버지는 장난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도 연례 행사인 형 귀파기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전에는 6인실 병동을 썼다고 하는데, 저도 6인실 병동을 써 보니까 누가 움직이고 그러면 엄청 신경쓰이더라구요. 형도 낯선 곳에 가면 밤새 소리지르고, 움직이고 하는데, 주변 사람들도 힘들겠고, 그 눈치보는 부모님도 힘들겠다 싶어서 6인실에서 1인실로 바꾸고 입원비를 냈습니다. 입원할 때도 같이 가서 보았습니다. 입원하고, 링거 꼽고 그런 과정을 다 함께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 가족, 어머니, 아버지, 형, 저 이렇게 병실에 모여 있는데, 성가정의 모습이 이런 게 아니겠나 싶었습니다. 완벽한 상황은 아니지요. 형은 장애가 있고 별 거 아닌 귀파기에도 전신마취해야 하는 상황이고, 작은 아들은 뇌종양 생겨서 수술 2번하고 쉬고 있고, 어머니/아버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체력이 예전같지 않은 상황이지요. 그러나 각자 가진 것을 내놓고, 각자의 시간, 에너지를 조금씩 희생하면서 서로 사랑하면서, 서로를 위하면서 모여있는 이 모습. 이게 바로 성가정의 모습이었습니다.
우리 신자분들 가정을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완벽하고 문제 하나도 없는 가정이 어디 있습니까. 각기 가정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고 힘듦이 있고 문제가 있습니다. 그게 다 없어진 게 성가정이 아닙니다.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문제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가정. “서로 사랑해라”라는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가정. 그게 바로 성가정의 모습이지요.
가정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천하면, 그 안에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신다는 것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가정 모두 그렇게 성가정이 되기를 이 시간 청합니다. 아멘.
Related Media
See more
Related Sermons
See more
Earn an accredited degree from Redemption Seminary with Lo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