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요한 복음이나 요한이 보낸 편지를 보면 하느님을 사랑한다, 예수님을 사랑한다 이런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 표현은 참 추상적이고 모호해 보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요. 기도 중에 “하느님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일까요.
오늘 제1독서는 어떻게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알려줍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계명은 무엇입니까. 십계명이나 교회의 여러 규율들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넓게 보면 그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성경에 근거해서 본다면 명확한 구절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요한 복음에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이웃 형제 간에 서로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의 계명이고,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가족들도 있고, 친척도 있고, 친구, 이웃, 성당에 다니는 형제자매들도 있습니다. 사람은 언제나 변합니다. 어떤 때에는 정말 마음에 들고 사랑스럽다가도, 어떤 때에는 정말 말도 섞고 싶지 않을 정도로 미울 때도 있습니다. [같이 사는 식구끼리도 그렇지 않으신지요.]
반면에 하느님은 영원하고 절대로 변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고 인도해 주시고 보호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고, 그 약속 또한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하느님은 정말 사랑받으시기에 마땅한 분,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을 분이십니다.
그러니 가끔 내 가족, 친구, 형제자매들이 미울 때라도,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형제들도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내 형제들을 사랑하는, 사랑 가득한 공동체가 되기를 함께 청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