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 속에서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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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풍랑 속에서 길을 묻다
제목: 풍랑 속에서 길을 묻다
본문: 사도행전 17장 10-15절
본문: 사도행전 17장 10-15절
찬송: 488장
찬송: 488장
말씀의 문을 열며
말씀의 문을 열며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설계한 지도 위를 매끄럽게 달리는 열차가 아니라, 때로는 거친 파도에 떠밀리고 때로는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낯선 항구에 닿으며 빚어지는 하나의 신비로운 여정입니다. 특히 겨울은 시금치 수확으로 몸도 마음도 쉴 틈 없는 고단한 계절입니다. 굽은 허리 이끌고 밭으로 나가 정성껏 거두어들인 시금치를 상자에 담아 놓았는데, 잦은 풍랑주의보로 배가 묶여 선착장에 물건을 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를 때면,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깊은 고립과 답답함을 마주하게 됩니다. 육지로 나가야 할 길은 막히고, 당장 예약된 병원 방문이나 자녀들에게 보낼 택배도 멈춰 서 버린 그 시간은 우리 인생에 내려진 '영적 풍랑주의보'와 같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오. 결항된 배는 멈춰 서 있는 것 같지만, 실상 그 시간은 우리가 어디로 향해야 할지, 누구를 가장 의지해야 할지 묻게 되는 가장 깊은 성찰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은 밤중에 급히 데살로니가를 떠나 베뢰아로, 그리고 다시 아덴으로 향해야 했던 바울의 긴박한 여정을 보여줍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핍박에 쫓겨 다니는 실패한 항해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하나님의 세밀한 인도하심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삶의 풍랑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소망을 누리는 비결을 나누고자 합니다.
겉모양이 아닌 속을 가려내는 영적 상고의 실천
겉모양이 아닌 속을 가려내는 영적 상고의 실천
본문의 말씀을 통해 우리가 가장 먼저 깨닫게 되는 진리는 말씀을 대하는 태도가 곧 우리 인생의 고귀함을 결정한다는 사실입니다. 본문 11절을 보면 “11 베뢰아에 있는 사람들은 데살로니가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너그러워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므로”고 말씀합니다.
본문 11절은 그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았다'고 기록하는데, 여기서 '간절함'은 단순히 마음의 소원을 넘어 '활짝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마음의 문이 빗장 지러져 있으면 아무리 귀한 복음도 튕겨 나가기 마련이지만, 베뢰아 성도들은 말씀이 선포될 때 그것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유일한 생명줄로 여겼습니다.
이러한 간절함의 전염성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본문 12절을 보면 헬라의 귀부인과 남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믿게 되었다고 증언합니다. 한 사람의 진지한 말씀 묵상이 이웃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동네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생각까지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한 집에서 시작된 영적 각성과 말씀에 대한 목마름은 곁에 있는 성도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내가 먼저 말씀 앞에 정직하게 반응할 때, 우리 교회의 분위기가 바뀌고 잠자던 영혼들이 깨어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베뢰아 사람들이 외부의 방해 세력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데살로니가에서 온 반대자들이 베뢰아까지 쫓아와 무리를 소동하게 했지만, 말씀을 간절히 붙들고 있던 공동체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위기 속에서 바울을 안전하게 피신시키며 복음의 핵심을 지켜냈습니다. 우리 각자의 삶 속에도 때로는 마음의 평안을 깨뜨리고 영적인 시선을 흐트러뜨리는 수많은 소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말씀에 대한 간절함을 가슴에 품고 있다면, 그 어떤 삶의 요동함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으며 오히려 그 시련은 나를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게 하는 거룩한 연단이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결단해야 할 것은 내 마음의 밭을 일구는 영적 농사입니다. 겨울 시금치 밭의 흙을 고르고 잡초를 뽑아내듯, 내 안에 완고하게 자리 잡은 불신과 교만의 돌짝밭을 말씀의 쟁기로 갈아엎으십시오. 우리 가운데는 이미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묵묵히 기도의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복된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의 간절함이 우리 중앙교회 전체로 번져나갈 때, 우리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도행전적 공동체로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내 힘의 시동을 버리고 주님의 동력에 올라타는 순종
내 힘의 시동을 버리고 주님의 동력에 올라타는 순종
두 번째로 우리가 붙잡아야 할 영적 원리는 우리의 계획이 막히는 그 지점이 바로 하나님의 새로운 항로가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확신입니다. 본문 14절을 보면 “14 형제들이 곧 바울을 내보내어 바다까지 가게 하되 실라와 디모데는 아직 거기 머물더라”라고 말씀합니다.
바울을 해치려는 유대인들의 핍박이 얼마나 심했던지, 그는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못한 채 항구로 떠밀려 가야 했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계획에도 없던 배를 타고 아덴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납니다. 바울이 스스로 노를 저어 간 것이 아니라, 풍랑과 핍박이라는 물결에 떠밀려 도달한 그곳이 바로 당대 최고의 지성지인 아덴이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이런 인생의 항해를 '테바(방주)'라고 부릅니다. 노아의 방주나 모세의 갈대 상자인 '테바'의 특징은 엔진도 없고 조종하는 키도 없다는 점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모든 방향과 속도를 맡기는 배입니다. 바울이 14절에서 '바다로 내보내질 때', 그는 자신의 인생 핸들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동력에 몸을 실은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떠나면 남겨질 초신자들을 걱정하느라 발을 구르기보다, 하나님이 실라와 디모데를 통해 그들을 지키실 것을 믿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내 힘을 빼고 주님의 전능하심에 올라타는 신뢰입니다.
우리는 예전에 추운 겨울날 경운기 시동을 걸기 위해 시동 핸들을 온 힘을 다해 돌리던 시절을 기억합니다. 팔이 빠질 듯 핸들을 돌려도 시동이 안 걸리면 얼마나 허망하고 지칩니까? 우리 인생도 내 힘으로 시동 핸들을 돌려보겠다고 애쓰다가는 결국 지쳐 쓰러집니다. 특히 우리 교회의 중직자들과 리더들이 가져야 할 자세가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이 교회를 끌고 가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인간적인 시동 핸들을 이제는 내려놓으십시오. 바울이 아덴행 배 위에서 그 핸들을 놓았을 때 하나님이 아덴의 역사를 시작하셨듯, 우리가 힘을 뺄 때 비로소 성령의 바람이 우리 교회를 이끌어 가십니다.
오늘 우리가 꼭 해야 할 결단은 '걱정이라는 시동 핸들'을 놓는 기도입니다. 풍랑주의보로 배가 멈췄을 때 "왜 빨리 배가 안 뜨는가"라고 항의하며 억지로 핸들을 돌리려 하지 마십시오. 대신 기도의 무릎을 꿇고 이렇게 고백하십시오. "주님, 내 인생의 시동을 내 힘으로 걸려 하지 않겠습니다. 주님이 이끄시는 조류에 내 영혼을 맡깁니다." 내 힘의 엔진을 끄고 주님을 동력 삼을 때, 우리 도초중앙교회는 거친 풍랑 속에서도 가장 안전한 항로를 따라 사도행전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게 될 것입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말씀의 문을 닫으며
사랑하는 도초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결항된 배 안에서 보내는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축복의 기회입니다. 수확한 시금치를 정성껏 선별하고 장부의 숫자를 꼼꼼히 맞추듯, 날마다 '영혼의 장부'를 확인하는 상고의 삶을 사십시다.
내 힘으로 억지로 인생의 시동 핸들을 돌리려던 고집을 멈추고, 바울이 탔던 그 은혜의 배, '테바'에 몸을 맡기십시다. 시선을 풍랑이 아닌 하나님께 고정할 때, 우리의 기다림은 소망이 되고 우리의 고립은 하나님의 역사가 됩니다. 기도의 능력을 통해 인생의 모든 결항을 이겨내고, 주님이 이끄시는 복된 항해를 이어가는 우리 도초중앙교회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거둠의 기도
거둠의 기도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거친 파도와 잦은 결항으로 앞길이 막막한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 도초 성도들의 삶을 당신의 강한 오른손으로 붙들어 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우리가 시금치를 한 잎 한 잎 정성스레 다듬어 상품과 하품을 가려내듯, 우리 영혼 또한 날마다 말씀이라는 정교한 체에 걸러내어 하늘의 보화만을 남기게 하옵소서. 매일 밤 고요한 시간에 ‘영혼의 결산 장부’를 펼쳐 들고, 내 생각과 말의 오차를 주님의 공의로운 장부 앞에 정직하게 대조하며, 헛된 욕심의 숫자들을 기도의 눈물로 지워내고 주님 앞에 한 점 부끄러움 없는 거룩한 자녀로 서게 하옵소서.
내 지혜와 경험이라는 시동 핸들을 온 힘을 다해 돌리려다 영육이 지쳐버린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팔이 빠질 듯 애써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 절망의 순간, 이제는 내 낡은 엔진을 끄고 주님의 전능하신 물결에 인생의 배를 띄우게 하옵소서. 핍박과 풍랑에 떠밀려 결국 아덴이라는 하나님의 계획에 도달했던 바울처럼, 우리도 내 계획이 무너진 그곳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주님의 항로를 보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우리 가운데 이미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이들의 그 간절함이 우리 모두에게 거룩한 불씨로 번지게 하시고, 우리가 인간적인 조종의 핸들을 내려놓을 때 오직 하나님의 숨결로 움직이는 '테바'의 신앙으로 우리 공동체가 사도행전적 부흥을 경험하게 하옵소서.
사방이 바다로 막히고 육지로 나갈 길이 끊긴 고립의 시간이라 할지라도, 그곳이 바로 하늘 문이 열리는 기도의 지성소가 되게 하옵소서. 환경의 풍랑을 바라보며 두려워 떠는 자가 아니라, 풍랑 위를 걸어오시는 주님의 평안을 노래하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기도의 능력으로 우리 교회가 다시 한번 영적으로 일어서게 하시며, 한 사람의 변화가 온 공동체의 부흥으로 이어지는 기적을 보게 하옵소서. 우리의 모든 항해를 태초부터 종말까지 주관하시는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