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13장 1-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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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기 앞의 민낯

본문: 사무엘상 13장 1-7절

찬송: 545장 이 눈에 아무 증거 아니 뵈어도

오늘은 사무엘상 13장 1-7절 말씀을 가지고 위기 앞의 민낯이란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묵상하려 한다.
길갈에서 화려하게 왕위 확증식을 마친 사울은 이제 본격적인 통치를 시작한다. 하지만 왕이 된 기쁨도 잠시, 이스라엘은 블레셋이라는 거대한 위협 앞에 직면하게 된다. 오늘 본문은 위기가 닥쳐올 때 우리가 의지하던 것들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그리고 그 위기 앞에서 우리의 진짜 영적 상태가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준다.
1-4절은 '믿음의 선제공격과 자기 증명의 나팔'을 말한다.
3-4절은 "요나단이 게바에 있는 블레셋 사람의 수비대를 치매 블레셋 사람이 이를 들은지라 사울이 온 땅에 나팔을 불어 이르되 히브리 사람들은 들으라 하니 온 이스라엘이 사울이 블레셋 사람들의 수비대를 친 것과 이스라엘이 블레셋 사람들의 미움을 받게 되었다 함을 듣고 그 백성이 길갈로 모여 사울을 따르니라"
흥미로운 사실은 사울이 왕으로서 해야 했던 블레셋 공격을 그의 아들 요나단이 먼저 수행했다는 점이다. 주석에 따르면 이는 사울이 이전에 거절했던 사무엘의 명령(10:7)을 아들이 대신 순종한 모습이다. 그런데 사울은 요나단의 승리 소식이 들리자마자 온 땅에 나팔을 불며 "히브리 사람들은 들으라"고 외친다. 마치 자신이 이 승리의 주역인 양 선포하며 백성들을 소집한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내 삶에 작은 성취가 있을 때, 우리는 그 영광의 나팔을 누구를 위해 불고 있는가? 사울은 위기 속에서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 자신의 왕권을 공고히 할 기회를 찾았다. 진정한 지도력은 나팔 소리의 크기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얼마나 정직하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오늘 하루, 나를 증명하려는 나팔을 내려놓고 묵묵히 주님의 뜻을 따르는 진실한 발걸음이 되어야 한다.
5-6절은 '세상의 위용 앞에 드러난 초라한 실상'을 말한다.
5-6절은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모였는데 병거가 삼만이요 마병이 육천 명이요 백성은 해변의 모래 같이 많더라 그들이 올라와 벧아웬 동쪽 믹마스에 진 치매 이스라엘 사람들이 위급함을 보고 절박하여 굴과 수풀과 바위 틈과 은밀한 곳과 웅덩이에 숨으며"
요나단의 공격에 분노한 블레셋은 어마어마한 군대를 끌고 올라온다. 병거 3만과 해변의 모래같이 많은 병사 앞에서 이스라엘의 민낯이 드러난다. 조금 전까지 사울의 나팔 소리에 고무되어 모여들었던 백성들은, 적군의 압도적인 규모를 보자마자 굴과 바위틈으로 숨어버린다. 사울의 준수한 외모와 나팔 소리는 백성들에게 일시적인 안심은 주었으나, 세상의 거센 풍파를 이길 진짜 힘은 되지 못했다.
이것이 하나님 없는 인간의 실존이다. 평생 들녘에서 풍파를 겪어온 우리 인생에도 '해변의 모래' 같은 근심과 문제가 밀려올 때가 있다. 그때 우리가 붙들고 있던 세상의 줄, 사람의 배경, 나의 경험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위기는 우리가 무엇을 믿고 있었는지를 정직하게 폭로한다. 세상의 병거 소리에 위축되어 웅덩이에 숨는 자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늘 군대를 바라보는 영안이 열려야 한다.
7절은 '정체성을 잃고 도망치는 소외된 인생'을 말한다.
7절은 "어떤 히브리 사람들은 요단을 건너 갓과 길르앗 땅으로 가되 사울은 아직 길갈에 있고 그를 따른 모든 백성은 떨더라"
성경은 도망치는 자들을 가리켜 '이스라엘'이 아닌 '히브리 사람'이라 부른다. 이는 당시 사회에서 소외되고 도주하던 자들을 비하하여 부르던 명칭이다.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라는 영광스러운 정체성을 잊어버리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요단을 건너 도망치는 순간 그들은 그저 떠돌이 '히브리인'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사울 역시 길갈에 머물러 있으나, 그와 함께한 이들은 모두 떨고 있었다.
우리의 무기는 칼과 창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이다.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기도의 자리를 이탈하고 믿음의 원칙을 저버린다면, 우리 역시 세상의 비웃음을 사는 '히브리인'과 다를 바 없다. 우리의 참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결코 숨지 않으셨고, 오히려 우리를 대신하여 정죄의 칼날을 받으셨다. 주님이 그 승리를 확증하셨기에 우리는 더 이상 굴속에 숨어 떨 필요가 없다. 오늘 하루, 도망치는 자의 비겁함이 아니라 주님 곁을 지키는 사명자의 담대함으로 승리해야 한다.
위기 앞에서 우리는 굴과 바위틈으로 숨는 자들이 아니라, 우리보다 앞서 싸우시는 주님을 바라보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오늘 하루 세상의 병거 소리에 위축되지 말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만왕의 왕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덧입어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거룩한 주일을 앞두고 기도로 새벽을 깨우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위기 앞에서 굴과 웅덩이로 숨어버렸던 이스라엘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임을 고백합니다. 세상의 거대한 문제들 앞에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떨고 있었던 우리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특별히 다가올 거룩한 주일 예배를 온 교우가 한마음으로 예비하게 하옵소서. 예배를 위해 성전을 정결하게 청소하고, 찬양을 연습하며, 식사와 봉사로 수고하는 도초중앙교회의 모든 중직자와 성도들을 기억하여 주시옵소서. 우리가 준비하는 것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이 머물 처소를 예비하는 것임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굴과 바위틈에 숨겨두었던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을 주님 앞에 정직하게 드러내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덮음을 받는 진실한 예배자가 되도록 우리의 마음을 지금부터 다스려 주시옵소서.
오늘도 성도들의 가정과 생업을 지켜주시옵소서. 일상 속에서 풍파를 만날 때에도 "내가 너와 함께한다"는 확신의 음성을 듣게 하시고, 세상의 나팔 소리가 아닌 주님의 세밀한 음성에만 귀 기울이는 복된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병상에서 주일을 기다리는 지체들에게는 속히 일어나는 회복의 은혜를 더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의 자녀와 다음 세대가 부모의 기도와 예배를 보고 자라나, 세상 풍조에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거목들로 세워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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