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하는 신

사도행전 강해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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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알지 못하는 신

본문: 사도행전 17장 19-23절

찬송: 322장 세상의 헛된 신을 버리고

말씀의 문을 열며

오늘 본문의 배경이 된 아덴은 2천년 전 당대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여든 도시였습니다. 웅장한 대리석 기둥과 화려한 신상들이 가득했던 아덴의 사람들은 ‘최신 유행’을 듣고 말하는 데 온 정신을 쏟았습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2천년 전 사람들이나 우리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세상의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 애를 씁니다. 손주들 말 한마디 더 알아들으려 하고 TV 소식에 귀를 기울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느끼듯이, 세상 소식을 많이 안다고 해서 우리 마음의 답답함이 시원하게 풀리지는 않습니다. 아덴 사람들의 화려한 말잔치 뒤에도 사실 이름 모를 신에게 벌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깊은 불안이 안개처럼 깔려 있었습니다.
겉으론 살기 좋아진 듯해도 우리 속내는 농사 걱정, 건강 걱정, 객지 나간 자식 걱정 같은 원인 모를 불안이 늘 우리 마음 한구석에 흐릅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주님 앞에 정직하게 내놓아야 할 우리의 첫 번째 현실입니다.

허기진 마음이 쌓아 올린 불안의 제단

바울은 이 아덴의 성내를 두루 다니다가 아주 희한한 제단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거기에는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23 내가 두루 다니며 너희가 위하는 것들을 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긴 단도 보았으니 그런즉 너희가 알지 못하고 위하는 그것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
세상에 이름도 모르는 신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것이 정말 기가 막힌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같은 제단이 생기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아덴에 무서운 전염병이 돌았을 때, 사람들이 자기들이 아는 신들에게 아무리 빌어도 병이 낫질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혹시 우리가 이름을 몰라서 대접하지 못한 신이 노여워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벌을 받을까 봐 무서운 마음에 '알지 못하는 신'을 위한 제단까지 만들고 양을 잡아 바쳤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 없이 길을 잃은 우리네 서글픈 형편입니다. 우리입술로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지만, 정작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라는 '이름 모를 제단'을 마음속 깊은 곳에 쌓아두고 삽니다. "올해는 가뭄 없이 농사가 넘어가야 할 텐데", "이 약이라도 챙겨 먹어야 버틸 텐데", "자식들이 큰 탈 없어야 할 텐데" 하는 마음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이 아니라, 그저 화를 면하게 해달라고 비는 서글픈 거래처럼 변질되곤 합니다.
우리얼마나 많은 '만약의 걱정'을 무거운 보따리처럼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아덴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전염병 앞에 벌벌 떨며 제단을 쌓았듯이, 우리 역시 인생의 풍랑 앞에서 아직 이름조차 붙이지 못한 막연한 불안에 사로잡혀 하루를 보냅니다. 우리가 이 걱정 보따리를 크게 싸고 다닐수록, 정작 누려야 할 주님의 평안은 야금야금 갉아 먹히게 됩니다.

좁은 집을 허물고 찾아오시는 은총

오늘 본문 마지막 23절에서 바울은 선포합니다. "너희가 알지 못하고 위하는 그것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 이 말씀은 좁은 마음의 감옥에 갇힌 이들에게 들려주시는 해방의 종소리입니다. 우리가 아는 하나님은 인간이 만든 화려한 대리석 건물이나 좁은 신전 안에 가둬둘 수 없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저 광활한 하늘과 대지, 그리고 우리가 일구는 작은 논밭과 숨 쉬는 공기까지 다 만드신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가끔 우리는 십자가가 높이 달린 교회 건물 안에만 하나님이 계신 것처럼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주일 예배가 끝나고 성전 문을 나서면, 하나님과 잠시 작별 인사를 나누고 다시 험한 세상으로 혼자 걸어 나가는 듯한 쓸쓸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바울이 전하고자 했던 하나님은 인간이 만든 좁은 담벼락을 넘어 온 우주를 지금도 따뜻하게 다스리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뙤약볕 아래 논밭에서 우리가 흘리는 진한 땀방울의 무게를 다 아시고, 도회지로 나간 자식 걱정에 길고 긴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그 시린 마음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계십니다. 우리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홀로 내뱉는 깊은 한숨조차 이미 주님의 자비로운 손바닥 안에 담겨 있으며, 우리가 매일같이 오가는 길과 논두렁 위에도 주님의 세밀한 영광은 가득 차 있습니다. 들풀 하나도 그냥 피었다 지지 않게 돌보시는 그 크신 하나님이 바로 여러분의 삶 곁에 계심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이제 그 전능하신 주님을 성전 안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거친 일상 속에서도 온전히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이름을 불러주시는 사랑의 방문

바울은 이어서 하나님이 우리 각 사람에게서 결코 멀리 계시지 않는다고 일러줍니다. 우리가 두려움 속에서 '알지 못하는 신'을 찾으며 헤맬 때, 하나님은 '우리가 직접 만날 수 있는 분'으로 우리를 찾아오셨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보여주기 위해 직접 오신 귀한 선물입니다. 주님은 결코 멀리 계신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이웃과 등질 때도 있고, 별것 아닌 일로 섭섭해서 마음의 빗장을 굳게 걸어 잠글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서로를 미워하고 좁은 마음으로 밀어낼 때도, 주님은 골고다 십자가 위에서 그 거룩한 팔을 넓게 벌려 우리 모두를 한꺼번에 품어주셨습니다. 주님의 사랑우리가 살면서 켜켜이 쌓아 올린 미움의 담벼락보다 훨씬 더 높고, 우리가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고 넓습니다.
못난 우리의 속내를 주님의 넉넉한 은혜가 이불처럼 포근하게 덮어주기에, 우리는 비로소 하루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오늘 밤 발 뻗고 잘 수 있는 안식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이 십자가에서 남기신 말씀은, 이제 더 이상 이름 모를 두려움이나 운명의 장난에 떨며 살지 않아도 된다해방의 기쁜 소식입니다. 주님은 남들은 몰라주는 여러분의 눈물 어린 속사정을 이미 다 아시고, 오늘도 인자한 목소리로 여러분의 이름을 하나하나 다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가 그 음성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우리 마음속의 알 수 없는 불안은 눈 녹듯 사라지게 됩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이제 마음속 불안의 제단을 허물고 주님이 약속하신 평안의 뜰로 나아갑시다. 세상 풍파보다 우리를 안아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훨씬 큽니다. 불안할 때마다 걱정을 키우지 말고 기도로 바꿉시다. 마음이 답답해질 때면 이 넓은 대지를 만드신 주님의 품을 생각하십시오.
우리의 고집 때문에 사람들이 하나님을 오해하지 않도록 이제 다 내려놓읍시다. 우리가 먼저 그 넓은 사랑을 누릴 때 이웃들도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일터와 기도의 골방에서 늘 주님의 흔적을 발견하며 사십시오.
이제는 우리를 먼저 아시고 찾아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이름 모를 불안까지 넉넉히 안아주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 시야를 넓혀 천국 소망을 보게 하시는 성령님의 인도가, 주님 안에서 참 평안을 누리며 세상을 품기로 다짐하는 여러분 모두와 모든 성도님 위에 영원토록 함께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아멘.

거둠의 기도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오늘 아덴의 복음을 통해 우리 마음속에 숨겨진 불안의 정체를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농사 일로, 아픈 몸으로, 자식 걱정으로 밤잠 설치며 쌓아 올린 우리네 불안의 제단을 이 시간 주님의 십자가 앞에 다 내려놓습니다. 우주보다 크신 주님의 품이 우리를 덮고 있음을 믿음으로 바라보게 하옵소서. 이제는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주님이 주시는 참된 평안으로 일어서게 하시며, 우리 삶의 현장마다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노래하게 하옵소서. 우리를 아시고 부르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축도

이제는 우리를 먼저 아시고 찾아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이름 모를 불안까지 넉넉히 안아주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 시야를 넓혀 천국 소망을 보게 하시는 성령님의 인도가, 주님 안에서 참 평안을 누리며 세상을 품기로 다짐하는 이곳에 모인 우리 모두에게 영원토록 함께하시기를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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