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기업이 남아 있었더라
Notes
Transcript
#서론
6·25 전쟁을 겪은 어르신들 중에 이런 증언을 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피난 가면 내가 살던 집을 버리고 가야 합니다. 만약, 나는 내 명의로 된 이 집을 떠날 수 없다! 이러면서 그 집에 계속 머무르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피난민들은 딱 챙길 것만 챙기고 떠나요.
그 당시 여성들은 자기 어머니에게 물려 받은 옥비녀, 반지 이런걸 꼭 챙겨갔대요.
그렇게 피난길을 떠나면,
먹을 게 점점 줄어들고,
내 자식들은 배가 고파서 계속 울어요.
그 때 옆에 걸어가던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애들 굶어 죽겠어요. 그 머리에 하고 있는 옥비녀랑 손에 끼고 있는 가락지를 팔아서 애들 뭐 점 먹여요.”
그럼 엄마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건 팔 수 없어요. 이건 재산이 아니에요.”
여러분. 그 여인에게 그 옥비녀랑 반지는 자기 정체성이었어요. 누군가의 딸이었고, 누군가의 아내였고, 누군가의 엄마라는 정체성.
쌀 좀 얻겠다고 그 옥비녀랑 반지를 팔면, 많이 받아봤자겠죠.
전쟁통인데 헐값에 팔렸을 거예요.
자기 정체성을 헐값에 팔 순 없죠.
차라리 남의 집 자식들 밥 차려주고 피난민 수용소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소일푼을 얻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라도, 자기 정체성은 지키고 싶었어요.
그래야 이 전쟁통에서 정신 딱 붙잡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거예요.
어느 정도는 공감되시죠 여러분?
사람은 누구나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바꾸고 싶지 않은 물건이 있기 마련이에요. 그 물건을 자기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본론
오늘 본문에 나오는 슬로브핫의 딸들도 그런 게 있었어요. 하나님 아버지께 분배 받은 가나안 땅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땅을 기업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은 하나님께 분배받은 땅을 다른 무언가와 절대 바꿀 수 없었어요.
하나님은 므낫세 지파에게 기업을 약속하셨는데, 그 지파 중에서 슬로브핫이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슬로브핫에겐 딸만 있었고, 아들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 슬로브핫이 광야에서 죽어서 딸들만 남게 됐죠.
그래서 슬로브핫의 기업이 딸들에게 상속됐어요.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면 다행인데, 율법 한가지가 그녀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어떤 율법이냐면, 여성들이 다른 지파 남자와 결혼하면, 그 여성들이 상속 받은 기업이 남편 가문의 것으로 돌아간다는 거였어요.
슬로브핫의 딸들은 그 사실을 용납할 수가 없었어요.
슬로브핫의 딸들에게 있어서 상속 받은 땅은 단순한 재산이 아니었어요.
여러분. 그 땅을 분배해 주신 분이 누구셨죠? 하나님이셨어요.
그런데 그 약속을 언제 해 주셨어요? 아브라함에게 약속해 주셨죠?
창세기의 12장 7절을 보면,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가나안 땅을 너의 자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셨어요. 하나님은 그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약 500년이라는 시간동안 아브라함의 후손들을 인도해주 셨어요. 그리고 그 약속이 슬로브핫의 딸들에게 실현됐어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가나안 땅이 500년이 지나 자신들에게 이루어진 거예요.
얼마나 감격스러웠겠습니까?
슬로브핫의 딸들은 광야에서 아버지를 잃을 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을 겁니다. 아버지가 자기들을 얼마나 예뻐했겠어요.
제가 어제 빌라드지디에서 결혼식을 보고 왔는데요. 신부가 삼자매 중 둘째딸이시더라구요. 그런데 언니와 여동생이 축가를 해주는거예요. 그 모습을 보는데 얼마나 아름다운지, 미소가 떠나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신부 아버지의 표정도 살펴봤어요. 너무 사랑스러운 눈으로 딸들을 바라보시는거예요.
저도 4살 딸이 있거든요. 저는 제 딸을 너무 너무 사랑합니다. 제 딸도 제가 자기를 사랑하는 걸 잘 알아요.
슬로브핫의 딸들은 5명이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자랐을거예요. 자기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었던 아버지가 광야에서 죽었을 때, 딸들은 하나님이 약속해주신 땅에 들어간다는 사실 때문에 그래도 위로를 받았을 거예요.
자기 육신의 아버지는 비록 죽었지만, 자신들을 가나안 땅으로 반드시 들어가게 해 주실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 때문에 위로가 됐던 거예요.
그런데, 그 소중한 땅을!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그 의미있는 땅을!
다른 지파 남자랑 결혼하면 다 넘겨야 된다구요?
그 사실을 용납할 수 없는 게 당연하죠.
왜냐하면, 그 땅을 넘기는 건, 단순히 재산의 손실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거였거든요.
하나님은 차별 없이 모든 지파에게 땅을 기업으로 주시겠다고 하신 약속을 하셨어요. 그리고 모든 지파에게 그 약속을 지키셨어요.
그런데 슬로브핫의 딸들이 땅을 남편 지파에 주게 되면, 그들만 하나님의 약속을 받지 못한 사람이 되어버리잖아요.
그건 하나님의 상관 없는 사람이 되는 거였어요.
사랑하는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큰 비극은 가난이 아닙니다. 실패도 아닙니다. 가장 큰 비극은 내가 하나님과 상관 없다는 거예요. 그게 가장 큰 인생의 비극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와 여러분은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서 가진 게 남들보다 좀 부족하다 해도 하나님과 우린 상관이 있잖아요.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시잖아요.
여기 계신 모든 성도님들이 하나님과 내가 상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뻐하며 살아가시길 축복합니다.
하나님은 슬로브핫의 딸들의 마음을 받아주셨습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은 같은 지파 안에서만 결혼을 해서 그 기업을 다른 지파에게 넘겨주는 일을 막아주겠다고 하십니다.
이런 질문을 하실 수도 있어요. 같은 지파끼리 결혼하면, 그거 가족끼리 결혼하는 거 아니에요?
여러분. 므낫세 지파는 3만명이 넘었습니다. 슬로브핫 가문은 그 3만명 인구 중에서 그냥 하나의 특정한 가문이었을 뿐이에요. 그러니까 슬로브핫의 딸들은 팔촌을 훨씬 넘은 넓은 공동체 안에서 결혼을 했을 겁니다.
#결론
자, 이렇게. 스로브핫의 딸들은 결국 약속의 땅을 지킬 수 있게 됐어요.
그런데, 그 땅이 2026년 지금 이 시기에도 그들의 소유로 남아있진 않습니다.
여러분. 이 세상의 기업은 영원한 게 없습니다. 다 사라질 것들이에요. 그런데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기업이 있죠.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땅은 빼앗길 수 있지만
그리스도는 빼앗기지 않습니다.
땅은 변하지만
그리스도는 변하지 않습니다.
땅은 언젠가 떠나야 하지만
그리스도는 우리를 떠나지 않으십니다.
무엇으로 보증할 수 있냐구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셔서 핏값으로 보증하셨잖아요. 그리고 부활하셔서 이제 여러분 속에 들어와 계시잖아요.
그래서 우린 이 땅의 기업에 전전긍긍하지 않고, 예수님과 같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 이 복된 주일에도 그 만족함을 풍성히 누리며 살아가시길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