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하느님, 신이라고 하면 인간과는 아주 다른 존재입니다. 물론 인간도 하느님의 모습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하느님과 닮은 점이 있지요. 그런데 닮은 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큽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무한히 초월하시고, 모든 것을 다 아시고, 모든 것이 다 가능한,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정말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무한한 분이십니다.
오늘 독서도 같은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어찌 하느님께서 땅 위에 계시겠습니까?”라고 솔로몬이 말하지요. 오늘 독서는 솔로몬 왕이 예루살렘에 성전을 완성하고 나서 드리는 기도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성전에 와서 머물러 달라고 간청하는 기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땅 위에 계실 수 없는, 정말 무한하고 초월적인 분이시지만 성전에 머물러 계시면서 저희 사람들과 함께 살아 달라고 간청하지요. 하느님께서는 그 기도를 들어주시고 성전에 머물러 주십니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서 때가 차자, 단순히 성전에 머무는 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이제는 하느님이 사람이 되셔서 사람들과 함께 사십니다. 바로 예수님이지요. 사람이 겪는 고통, 육신의 한계도 같이 겪으시고, 심지어 십자가를 지시면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고통도 몸소 겪으십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그렇게 넘어지고 힘들 때 우리와 함께 계시려고 그런 고통도 겪으십니다.
그리고 지금 지금 우리에게는 예수님께서 성체 안에 머물러 계십니다. 아주 작은 빵이 되어 계십니다. 당신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고, 조금 힘만 주면 부서져 버리는 빵이 되셨지만, 그래도 우리와 더 가까이 계시고, 심지어 우리에게 먹혀서 우리 안에 현존하려고 하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역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인간에게 더 가까워지려고 애쓰는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더 가까워지시고, 오늘 우리에게 빵의 모양으로 오시고, 우리 안에 머무시는 예수님께 감사드리며 미사 봉헌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