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혜사의 내주 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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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혜사의 내주 하심
제목: 보혜사의 내주 하심
본문: 요한복음 14장 16-24절
본문: 요한복음 14장 16-24절
찬송: 430장
찬송: 430장
말씀의 문을 열며
말씀의 문을 열며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날 온종일 밖에서 고생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하루 종일 찬 바람에 손등은 거칠게 트고, 발가락 끝은 꽁꽁 얼어 감각조차 무뎌진 상태로 컴컴한 방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방 안 공기는 아직 차갑고 주인 없는 방은 적막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습관처럼 아랫목 두툼한 솜이불 밑으로 시린 손을 쑥 집어넣을 때,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 그 뜨끈뜨끈한 기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로가 됩니다.
그 온기는 결코 저절로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밖에서 추위와 싸우며 일하는 동안, 누군가 나보다 먼저 집에 돌아와 아궁이에 장작을 지피고 정성껏 불을 때어놓은 사랑의 흔적입니다. 방 안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말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이불 밑에 남아 있는 그 눅진한 온기 하나만으로 우리는 압니다.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다녀갔고, 나를 위해 이 방을 따뜻하게 데워놓았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 온기는 보이지 않는 사랑의 증거이며,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가장 확실한 약속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이 떠나신다는 말씀을 듣고 마치 불 꺼진 냉골 방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극심한 추위와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때 주님은 우리에게 약속하셨습니다. 우리 인생의 방안에 불을 꺼뜨리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은 하늘로 올라가시지만, 우리 마음이라는 아랫목에 결코 식지 않는 영원한 온기인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세상 풍파에 마음이 꽁꽁 얼어붙고 인생의 겨울을 지나는 것 같아도, 우리 안에는 성령님이 지피시는 사랑의 불길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지금도 우리를 따뜻하게 데우고 계시는 그 성령의 온기를 함께 나누며 새 힘을 얻고자 합니다.
영원한 조력자
영원한 조력자
16절에서 예수님은 아버지께 구하여 '또 다른 보혜사'를 우리에게 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보혜사'라는 말은 헬라어로 '파라클레토스'라고 합니다. 이 말은 '곁으로 부름을 받은 분'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을 우리 삶의 언어로 풀자면, 우리가 농사일이 너무 힘들어 길가에 주저앉아 있을 때 누군가 다가와 말없이 지게의 무게를 나누어 들어주고 곁을 지켜주는 든든하고 참된 이웃과 같은 존재입니다. 단순히 위로만 하는 분이 아니라, 실제로 내 삶의 고통과 무게를 함께 짊어지고 감당해주시는 분입니다.
특별히 예수님은 성령님을 '또 다른' 보혜사라고 부르셨습니다. 여기서 '또 다른'이라는 말은 종류가 다른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제자들을 먹이시고 입히시며 지키셨던 예수님과 똑같은 성품과 똑같은 능력을 가지신 분이 오신다는 의미입니다. 비록 예수님은 하늘 보좌로 올라가시지만, 예수님과 본질적으로 하나이신 성령님이 오셔서 마치 예수님이 우리 곁에 그대로 계신 것처럼 우리를 돌보아 주십니다. 이것은 우리 인생에 있어 가장 강력한 후원자를 얻는 것과 같습니다.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성령님을 알지도 못하고 받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 믿는 사람들은 성령님을 압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 속에 들어와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않으십니다(18절). 자녀들이 도시에 나가 자주 찾아오지 못하고 명절에나 얼굴을 보는 서운함이 있을지라도, 우리 곁에는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는 성령님이 상주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외로워 눈물지을 때 성령님은 우리 마음의 깊은 신음 소리를 들으시며 눈물을 닦아주시고, 우리가 기도할 힘조차 없어 그저 주여 소리만 낼 때도 우리를 대신하여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하나님께 간구해주십니다. 그분은 우리 인생의 모든 고비마다 '곁에서 돕는 분'으로 서 계시며 우리를 넘어지지 않게 지탱해 주십니다.
성령님은 진리의 영이십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무엇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인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지 몰라 방황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성령님은 우리 생각 속에 잠들어 있던 하나님의 말씀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하십니다. 평생 농사짓는 법을 몸으로 익혀온 우리 성도님들이 흙만 봐도 무엇을 심을지 아는 것처럼, 성령님은 우리가 천국 가는 길을 잃지 않도록 우리 인생의 가장 정확한 길잡이가 되어주십니다. 우리가 병들고 약해져서 이제는 아무 쓸모 없는 존재라고 느껴질 때도, 내 안에 계신 성령님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가 너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세밀한 음성으로 속삭이시며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십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성령님은 우리 삶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오셔서 우리와 영원토록 함께하시는 최고의 동반자이십니다.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님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님
주님은 나를 사랑하고 내 말을 지키는 사람에게 하나님 아버지가 직접 찾아가셔서 '거처'를 그와 함께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여기서 '거처'라는 말은 헬라어로 '모네'라고 하며, 잠시 머물다 떠나는 천막이 아니라 영원히 거주하는 집을 의미합니다.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보잘것없고 연약한 우리 마음을 당신의 궁궐로 삼고 들어오시겠다는 이 말씀은 실로 놀라운 은혜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고 찬바람이 도는 빈집이라도, 주인이 들어와 아궁이에 불을 때고 마룻바닥을 닦으며 정성껏 가꾸면 다시 온기가 돌고 생명이 넘치는 집이 됩니다.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월의 풍파에 찌들고 상처와 아픔으로 얼룩진 우리 마음이지만, 성령님이 주인으로 들어오시면 우리 마음은 하나님의 영광이 머무는 거룩한 성전으로 변화됩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한다는 증거는 입술의 고백에만 있지 않고 주님의 말씀을 지키는 구체적인 삶에 있습니다. 단순히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것만이 사랑이 아닙니다. 주님이 가르쳐주신 말씀, 즉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며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그 말씀을 내 삶의 현장에서 붙잡는 것이 진짜 사랑입니다. 우리가 비록 부족할지라도 주님의 말씀을 소중히 여기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애쓸 때, 성령님은 우리 마음에 견고한 집을 지으시고 그곳에 평안의 자리를 마련하십니다. 순종은 하나님을 우리 마음에 기쁘게 모셔 들이는 대문을 활짝 여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말씀을 붙잡고 씨름할 때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를 더욱 귀히 여기시고, 주님은 당신의 살아계심을 우리 삶의 현장에서 분명하게 나타내 보여주십니다.
이것은 어떤 특별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신비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하여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한 걸음씩 내디딜 때, 우리 마음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신령한 기쁨이 샘솟기 시작합니다. 곳간에 곡식이 가득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고, 자식들이 잘되어서만 평안한 것이 아닙니다. 내 안에 하나님이 사시기 때문에, 내 영혼이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가 되었기 때문에 어떤 형편에서도 평안할 수 있는 것입니다. 농촌의 고단한 일상과 굽은 허리의 통증 속에서도 우리가 입술을 열어 찬양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 마음의 거처에 계신 성령님이 끊임없이 하늘의 힘과 위로를 공급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지키며 주님과 동행할 때, 우리 삶은 하나님의 임재가 가득한 작은 천국이 됩니다. 성령님은 우리 안에 상주하시며 우리를 날마다 예수님의 성품으로 새롭게 빚어가시는 놀라운 재창조의 역사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안에서 행하고 계십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말씀의 문을 닫으며
사랑하는 성도 우리, 성령님은 구름 위에 계신 먼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오늘 이 시간 우리 중앙교회 성도님들의 마음속에 들어와 계십니다. 우리가 밭에 나갈 때도, 홀로 방안에 앉아 있을 때도 보혜사 성령님은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우리를 돕고 계십니다. 우리는 고아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영원히 우리 곁을 지키시는 조력자가 계십니다. 또한 우리는 주님을 사랑하여 그분의 말씀을 지키는 자들입니다. 성령님은 그런 우리를 하나님의 집으로 삼으시고 우리 안에 거하며 천국 평안을 부어주십니다. 이번 한 주간도 내 안에 계신 성령님과 깊이 대화하며 그분의 인도를 따르시길 바랍니다. 내 곁에 계신 보혜사, 내 안에 사시는 성령님과 함께 승리하는 복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거둠의 기도
거둠의 기도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우리를 외로운 고아처럼 버려두지 아니하시고 영원토록 우리 곁을 지키시는 보혜사 성령님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세상의 모진 풍파와 시린 바람이 우리 삶을 흔들지라도, 아랫목의 온기가 온몸의 추위를 녹여주듯 성령님께서 우리 마음 가장 깊은 곳을 늘 따뜻하게 데워주시니 참으로 든든합니다.
우리를 당신의 거룩한 거처로 삼으신 성령님과 매 순간 친밀하게 동행하게 하시고, 주님의 말씀에 기꺼이 순종함으로 얻는 참된 평안과 기쁨이 우리 영혼에 날마다 넘쳐나게 하옵소서. 이제 다시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는 우리 성도들의 발걸음마다 성령의 능력을 더하시어, 어떤 형편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넉넉히 승리하게 하실 줄 믿사오며,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