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27장 8-1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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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흙탕 속의 거룩한 전쟁

본문: 사무엘상 27장 8-12절

찬송: 150장 갈보리 산 위에

오늘은 사무엘상 27장 8-12절 말씀을 가지고 진흙탕 속의 거룩한 전쟁이란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묵상한다.
고난주간 셋째 날 새벽, 우리는 원수의 땅에서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이어가는 다윗의 모습을 마주한다. 다윗은 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비정한 칼을 휘두르지만, 그 비루한 삶의 이면에서는 하나님의 오래된 숙원 사업이 성취되고 있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가 처한 삶의 진흙탕 속에서도 어떻게 하나님의 통치가 작동하는지 발견하고, 십자가의 역설적인 승리를 붙들기를 소망한다.
8-9절은 '영적 침체기에도 멈추지 않는 하나님의 사명 완수'를 말한다.
“8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올라가서 그술 사람과 기르스 사람과 아말렉 사람을 침노하였으니... 9 다윗이 그 땅을 쳐서 남녀를 살려두지 아니하고 양과 소와 나귀와 낙타와 의복을 빼앗아 가지고 돌아와...”
다윗은 시글락을 거점으로 주변 족속들을 공격한다. 특히 그가 진멸한 아말렉은 과거 사울 왕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살려두었던 이스라엘의 숙적이었다. 다윗은 지금 영적으로 침체되어 블레셋의 용병 노릇을 하고 있지만, 하나님은 그를 통해 사울이 실패했던 '헤렘(진멸)'의 사명을 기어이 완수하게 하신다. 다윗은 자기 생존을 위해 싸우는 줄 알았으나, 사실은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거룩한 전쟁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고난주간을 지나는 우리 인생이 때로는 다윗의 시글락처럼 무미건조하고 영적으로 메말라 보일 때가 있다.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 고생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침체기조차 허투루 쓰지 않으신다. 내가 밭을 일구고 일터에서 버티는 그 비루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주님은 우리를 통해 세상의 악한 권세를 깨뜨리는 하나님의 일을 진행하고 계신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보라. 세상의 눈에는 힘없이 죽어가는 패배자였으나, 주님은 그 죽음의 현장에서 인류의 가장 큰 대적인 사탄의 머리를 짓밟고 계셨다. 오늘 나의 고난이 하나님의 승리를 위한 통로임을 믿어야 한다.
10-11절은 '생존의 진흙탕 속에서도 우리를 덮으시는 하나님의 자비'를 말한다.
“10 아기스가 이르되 너희가 오늘은 누구를 침노하였느냐 하니 다윗이 이르되 유다 네겝과... 이니이다 하였더라 11 다윗이 그 남녀를 살려서 가드로 데려가지 아니한 것은... 이같이 행하는 습관이 있었다 할까 두려워함이었더라”
다윗의 현실은 처절했다. 그는 아기스 왕을 속이기 위해 자기 동족인 유다를 쳤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게 하려고 침략한 땅의 사람들을 단 한 명도 남기지 않고 죽인다. 이는 성경이 묘사하는 다윗의 모습 중 가장 잔인하고 비정한 대목이다. 다윗은 지금 거룩한 왕의 모습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진흙탕 속의 죄인으로 서 있다.
우리는 완벽해서 구원받은 것이 아니다. 우리 역시 일상의 생존을 위해 때로는 비겁해지고, 때로는 정직하지 못한 선택을 하며 '시글락의 진흙탕'을 뒹굴 때가 많다. 하지만 복음의 신비는 하나님께서 다윗의 그 추악한 불순물(거짓과 비정함)조차도 다윗의 생명을 보존하는 도구로 덮어 사용하셨다는 점이다. 고난주간에 우리가 바라보는 십자가는 바로 우리의 이런 '진흙탕 같은 인생'을 씻어내기 위한 자리이다.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정죄하지 않으시고, 도리어 그 죄의 짐을 대신 지심으로 우리를 '내 백성'이라 불러주신다. 내가 정결해서가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정결하다 여겨주시기에 우리는 오늘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12절과 28:1-2은 '막다른 골목에서 시작되는 하나님의 기막힌 반전'을 말한다.
“12 아기스가 다윗을 믿고 말하기를 다윗이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심히 미움을 받게 되었으니 그는 영원히 내 부하가 되리라고 생각하니라 (28:1) 그 때에... 아기스가 다윗에게 이르되... 너와 네 사람들이 나와 함께 나가서 군대에 참가할 것이니라”
다윗의 거짓말은 아기스의 완벽한 신뢰를 얻어냈다. 그러나 그 신뢰는 다윗을 더 큰 위기로 몰아넣는다. 블레셋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일 때 다윗이 선봉에 서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이다. 동족을 죽여야만 살 수 있는 기막힌 상황,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빠져나갈 길 없는 이 절망이 다윗의 이중생활의 결론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하나님은 이 막다른 골목에서 사울의 죽음과 다윗의 귀환이라는 기막힌 반전을 준비하고 계신다.
인생의 블레셋 군대가 우리 앞길을 막아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밤을 지내고 계시는가? 세상의 신뢰가 도리어 나를 옥죄는 올무가 되었는가? 그때가 바로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간섭이 시작될 때이다. 주님이 죽은 다음 날인 십자가의 토요일, 제자들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 절망하며 문을 걸어 잠갔다. 하지만 그 막다른 골목은 부활의 아침을 위한 전주곡이었다. 오늘 우리를 둘러싼 사방의 벽은 우리를 가두는 감옥이 아니라, 오직 위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구원만을 바라보게 하는 은혜의 장치이다. 주님은 결코 우리를 원수의 손에 영원히 넘겨두지 않으신다.
다윗은 거짓과 위기 속에 있었으나 하나님은 그를 통해 아말렉을 치셨습니다. 우리도 오늘 하루, 내 형편의 초라함에 매몰되지 맙시다. 진흙탕 같은 세상 속에서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사명을 완수케 하시는 주님의 열심을 신뢰합시다. 우리를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죽음을 진멸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 주님의 숨겨진 승리가 오늘 우리 삶의 모든 위기를 뚫고 찬란한 회복으로 이어질 것을 확신하며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고난주간의 세 번째 새벽, 생존을 위해 거짓과 비정함의 진흙탕을 뒹굴었던 다윗의 처절한 현실을 봅니다. 우리도 세상을 살아가며 거룩한 성도의 자부심을 잃어버리고, 먹고사는 문제 앞에 비굴해지며 정직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많았음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이 허물 많고 부끄러운 '시글락의 삶'을 주님의 십자가 보혈로 깨끗이 씻어 주시옵소서.
주님, 우리가 침체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전쟁을 수행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내가 겪는 고난과 아픔이 헛된 수고가 아니라, 우리 인생의 대적인 죄와 사망을 멸하시는 주님의 도구임을 믿게 하옵소서. 사방이 가로막힌 막다른 골목에서 절망하지 않게 하시고, 블레셋의 진영 한복판에서도 우리를 위해 피할 길을 내시는 하나님의 기막힌 타이밍을 신뢰하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 땀 흘려 일구는 성도들의 일터와 가정을 지켜주시옵소서.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영원한 종'으로 삼으려 하지만, 우리는 오직 주님의 '영원한 자녀'임을 선포하며 당당히 살아가게 하옵소서. 질병과 고난으로 숨 가쁜 지체들에게 하늘의 산소를 공급하여 주시고, 우리 인생의 벧아웬이 벧엘로 수복되는 역사를 보게 하옵소서. 우리의 자녀와 다음 세대가 진흙탕 속에서도 보석처럼 빛나는 믿음의 사람들로 자라나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의 시작과 끝을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오며, 우리 인생의 영원한 승리자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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