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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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령 공동체
제목: 성령 공동체
본문: 사도행전 2장 42-47절
본문: 사도행전 2장 42-47절
찬송: 208장 내 주의 나라와
찬송: 208장 내 주의 나라와
말씀의 문을 열며: 박도삼 장로의 작은 집에서 시작된 은혜의 118년
말씀의 문을 열며: 박도삼 장로의 작은 집에서 시작된 은혜의 118년
존경하는 도초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오늘은 우리 교회가 이 아름다운 섬 도초 땅에 하나님의 은혜로 세워진 지 118주년이 되는 참으로 가슴 벅찬 주일입니다. 지난 3월 3일 도초선교 120년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우리 교회 앞에 세워졌습니다. 원근각지에서 이 은혜로운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우리 교회를 찾아 주셨습니다. 이렇게 세워진 기념비를 보면 거기에는 1908년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118년 전, 미국 남장로교 맹현리(McCallie) 선교사님의 지도 아래 마서규 조사가 파도를 넘어 이 섬, 화도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박도삼 장로님의 '작은 집'에서 첫 예배를 드림으로 우리 도초중앙교회의 역사는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본문 46절을 보면 초대교회 성도들이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기록합니다. 우리 교회의 시작도 이와 똑같았습니다. 화려한 예배당 건물이 들어서기 훨씬 전, 한 성도의 헌신적인 '작은 집'이 도초 복음화의 발원지가 되었습니다. 그 작은 집 마루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드린 기도의 연기가 118년의 세월을 타고 흘러, 오늘날 도초에 10곳, 우이도에 3곳의 교회를 남기는 거대한 생명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118년 전 그 설레던 첫 예배의 마음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사도행전이 증언하는 '첫 교회'의 모습을 거울삼아,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모진 풍파 속에서도 지켜온 믿음의 유산을 확인하고, 우리가 앞으로 써 내려갈 성령 공동체의 화평한 미래를 함께 나누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예수 내 구주'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뿌리
'예수 내 구주'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뿌리
성령 공동체의 가장 첫 번째 흔적은 '사도의 가르침'에 몰두하는 것입니다. 본문 42절은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라고 시작합니다. 여기서 가르침이란 단순히 성경 지식을 머리로 외우는 공부가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나의 주님이시며, 나를 위해 죽으시고 다시 사셨다"는 복음의 핵심을 심장에 문신처럼 새기는 일입니다. 118년 전 박도삼 장로님의 작은 집에서 드려진 첫 예배의 주제도, 오늘 우리가 드리는 이 예배의 주제도 오직 하나, 바로 "예수 내 구주"입니다.
우리는 평생 도초를 지키며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각각 나라 잃은 설움과 일제 강점기의 억압부터,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의 참화, 그리고 끼니조차 걱정해야 했던 보릿고개의 모진 가난까지, 각 세대마다 마주했던 역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견뎌내며 이 자리를 지켜오셨습니다. 우리의 삶은 그 자체가 우리 교회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거룩한 증언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세월의 풍랑 속에서도 끝까지 교회를 떠나지 않고 믿음의 자리를 지킨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세상이 주는 위로가 아니라, 오직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영생의 축복'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죽음조차 갈라놓을 수 없는 영원한 생명이 내 안에 있음을 믿었기에, 그 캄캄한 시련의 터널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본문 42절에 "힘쓰니라"고 번역된 헬라어 '프로스카르테레오'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사방이 캄캄해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디다'라는 뜻입니다. 오늘 이곳에 모인 우리를 비롯하여 수 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끈질기게 예수님을 붙잡았습니다. 소득이 변변치 않아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았고, 기운이 달려 예전처럼 일하기는 힘들어도,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고맙다"는 그 고백 하나로 믿음이 우리 각 사람에게 뿌리를 내리며 118년의 세월을 견디셨습니다.
이 '예수 내 구주'라는 확실한 신앙의 뿌리가 있었기에 우리 도초중앙교회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세상은 더 화려하고 더 자극적인 것을 찾아 떠나지만, 성령 공동체는 오직 예수라는 뿌리에 깊이 내린 나무와 같습니다. 뿌리가 깊으면 바람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깊은 뿌리에서 나오는 생명력이 118년을 이어온 우리 교회의 가장 귀한 흔적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귐의 마음'으로 일구어낸 사랑의 열매
'사귐의 마음'으로 일구어낸 사랑의 열매
이렇게 '예수 내 구주'라는 믿음의 뿌리가 깊이 내리면, 그 줄기에는 반드시 아름다운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힙니다. 그 열매는 바로 성도 간의 '깊은 사귐'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흔히 쓰는 교회(敎會)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은 교회의 ‘교’자를 '가르칠 교(敎)'자를 쓰고 있지만, 초대 한국교회에서는 이 단어를 '사귈 교(交)'자로 이해했습니다. 즉, 교회는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으로 깊이 사귀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본문 44절과 45절을 보면 초대교회 성도들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재산을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었다고 말합니다. 오늘날처럼 내 것을 소중히 여기는 시대에 이 말씀은 참 지키기 어려운 말씀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성령 공동체의 나눔은 단순히 돈이나 재산을 똑같이 나누는 숫자의 계산이 아닙니다. 그것은 '서로의 마음과 기도를 나누는 것'입니다. 118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 교회가 지켜온 가장 큰 보물은 바로 서로를 향해 '참고 이해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갈수록 육신이 쇠약해져가기 때문에 우리가 이제 물질적으로 누군가에게 큰 도움을 주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 귀한 나눔의 자산이 있습니다. 바로 '중보기도'와 '인내'입니다. 성령 공동체는 내가 가진 소유를 내 것이라 고집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이 모습은 어떻게 나타납니까? 내 주장을 앞세우기보다 지체의 아픔을 먼저 들어주고, 갈등이 생길 때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먼저 참아주는 것입니다.
교회는 세상에 '하나님의 화해'라는 표징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용납하고 화평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바로 억만금의 돈보다 귀한 성령의 나눔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사귐은 서로를 돌보는 것이고, 돌봄은 곧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 성도님들이 지난 세월 동안 교회의 어려움 앞에서 묵묵히 기도의 자리를 지키고, 서운한 일이 있어도 "허허" 웃으며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참아주셨던 그 모습이 바로 사도행전이 말하는 '유무상통'의 진짜 의미입니다.
화평의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우리를 끝까지 참고 이해하셨습니다. 그 주님을 닮아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기도로 서로를 품어줄 때 우리 안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늘의 평안이 깃듭니다. 이 따뜻한 사귐의 열매가 118년을 이어온 우리 교회의 두 번째 흔적입니다.
마을 주민의 칭송을 받는 '그리스도의 향기'
마을 주민의 칭송을 받는 '그리스도의 향기'
믿음의 뿌리가 깊고(본론 1), 내부적으로 서로를 품어주는 사랑의 사귐이 뜨거우면(본론 2), 그 향기는 반드시 교회의 높은 담장을 넘어 마을 전체로 흘러가게 되어 있습니다. 본문 47절은 그 아름다운 결과를 이렇게 증언합니다.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여기서 '칭송'에 해당하는 헬라어 '카린'은 사실 '은혜'라는 뜻입니다. 즉, 초대교회 성도들이 사는 모습이 예루살렘 사람들에게 "참 은혜롭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는 감동을 주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성령 충만하여 도초 땅의 마을 속으로 들어갈 때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 부활절에 정성껏 삶아 나눈 계란 한 알, 김장철에 마을의 가정마다 건넨 김치 한 포기, 명절에 외로운 이웃을 찾아 건넨 따뜻한 인사 한마디가 함께 사는 이웃들의 닫힌 마음을 녹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비록 아직 교회에 나오지 않더라도 "도초중앙교회 사람들은 참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이야", "늘 우리를 먼저 챙겨줘서 고마워"라고 말한다면, 그것이 바로 칭송받는 교회의 살아있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즐거워서 이 힘든 섬 생활과 고된 농사일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습니까? 우리 안에 세상이 뺏어갈 수 없는 '영생의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118년 전 박도삼 장로님의 작은 집에서 시작된 그 예배가 도초도 10처, 우이도 3처의 교회를 세우는 기적을 낳았습니다. 이것은 교회가 거창한 건물을 지어서 된 일이 아닙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마을 한복판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겼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우리가 마을 주민들을 더 많이 참고, 더 깊이 이해하며 먼저 섬길 때, 주님께서는 지금도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118년을 이어온 우리 교회의 자랑스러운 세 번째 흔적이자 앞으로의 사명입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도초의 심장에 새겨질 새로운 100년
말씀의 문을 닫으며: 도초의 심장에 새겨질 새로운 100년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도초중앙교회의 118년은 박도삼 장로님의 '작은 집'에서 피어오른 작은 기도의 불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작은 불꽃은 이제 도초 땅 전체를 밝히는 은혜의 등불이 되었습니다.
비록 세월의 무게에 우리의 육신은 연약해지고 세상의 눈에는 가진 것이 적어 보일지 모르나, 우리에게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대한 영적 자산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맹현리 선교사가 전해준 '오직 은혜'의 신앙이 있고, 우리 성도님들이 118년 동안 눈물과 인내로 일구어낸 '화평의 유산'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죽음을 이기신 영생의 소망,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우리가 서로를 조금 더 참고, 조금 더 이해하며, 마을을 향해 따뜻한 예수의 미소를 건넬 때, 우리 도초중앙교회는 주님 오시는 날까지 생명이 꿈틀거리는 살아있는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118년 전 그 설레던 첫 예배의 마음을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회복합시다.
사랑하는 우리 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가 평생 고백해온 "예수 내 구주"라는 이 보배로운 믿음이, 우리의 일평생동안 마을 사람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영생의 노래로 울려 퍼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거둠의 기도
거둠의 기도
역사의 주관자가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오늘 도초 땅에 우리 중앙교회를 세워주시고 11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구름 기둥과 불 기둥으로 인도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118년 전, 박도삼 장로님의 작은 집 마루에 둘러앉아 간절히 드렸던 그 첫 기도를 기억합니다. 그 작은 집에서 시작된 복음의 불꽃이 오늘 도초와 우이 땅 곳곳에 생명의 제단들을 세웠음을 보며, 하나님의 선교적 신실하심을 찬양합니다.
주님, 오늘 선포된 말씀처럼 우리 도초중앙교회가 언제나 '예수 내 구주'라는 고백의 뿌리 위에 굳건히 서게 하옵소서. 특별히 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 성도님들을 축복합니다. 소득이 넉넉지 않아도, 육신은 쇠약해져 가도, 주님 주신 영생의 소망 하나로 묵묵히 걸어오신 그 믿음의 길을 주님께서 기억하여 주옵소서.
우리 교회가 지식을 가르치는 곳을 넘어, 예수 안에서 깊이 사귀고 서로를 품는 '사귐의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갈등과 오해 앞에 참고 이해하는 화평의 마음을 주셔서, 세상에 '하나님의 화해'를 증언하는 거룩한 표징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의 삶이 마을 담장을 넘어 그리스도의 향기로 흘러가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건네는 작은 인사와 섬김 속에 주님의 심장이 담기게 하시고, 도초 땅의 이웃들이 우리를 통해 주님의 은혜를 발견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는 기적을 우리 모두가 보게 하옵소서.
남은 생애 동안 우리의 유일한 자랑이 '예수'이길 원합니다. 이 예배를 마치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성도들의 발걸음마다 화평의 왕이신 주님이 동행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의 영원한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