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로부터의 결별과 거룩함으로의 초대

강해설교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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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느헤미야 9장 1-5절

[서론: 썩은 기운을 비워내야 참된 생명을 담을 수 있습니다]

혹시 '무협지'나 무협 영화를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무협의 세계에는 아주 흥미로운 설정이 하나 있습니다. 주인공이 빠른 시간 안에 강력한 힘을 얻으려다 사악하고 파괴적인 '마공(魔功)'을 익히게 됩니다. 당장은 강해진 것 같지만 결국 그 삿된 기운 때문에 주화입마에 빠져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그때 진정한 정통 무공(정종무공)을 전수해 줄 절대 고수를 만납니다. 고수는 주인공을 살리기 위해 단호한 조건을 내겁니다. 바로 몸에 깃든 사악한 마공의 기운을 단전에서부터 남김없이 부수고 흩어버리는 '산공(散功)'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내공을 전부 버리는 것은 뼈를 깎는 고통이지만, 그 썩은 기운을 완전히 비워내지 않으면 결코 생명을 살리는 새 기운을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영적 생활도 이와 매우 비슷합니다. 은혜를 채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 안의 썩은 죄의 기운을 끊어내는 '영적 산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난 시간 우리는 초막절 절기를 지키며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크게 기뻐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느헤미야 9장을 보면, 그 기쁨의 축제가 끝난 직후인 일곱째 달 24일에 백성들이 다시 모여 처절한 회개와 결단의 시간을 가집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한 자의 필연적인 반응은 바로 거룩한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과거의 삿된 죄악과 철저히 결별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무너진 정체성을 개혁하고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참된 신앙의 길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대지 1: 거룩한 정체성을 훼손하는 '죄악의 관계'를 끊어내십시오 (1-2절)]

초막절이 끝나고 이틀 뒤, 이스라엘 자손은 다시 광장에 모였습니다. 이번에는 축제가 아니라 금식하며 굵은 베 옷을 입고 티끌을 뒤집어쓴 애통의 자리였습니다. 이 모습은 구약에서 철저한 회개를 나타내는 관용적인 표현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회개는 단지 눈물 흘리는 것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2절을 보십시오. "모든 이방 사람들과 절교하고 서서 자기의 죄와 조상들의 허물을 자복하고"
백성들은 이방 사람들과 '절교(분리)'하는 단호한 행동을 취했습니다. 여기서 '이방 사람들(베네 네카르)'은 단순한 타민족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신앙을 오염시키고 우상 숭배의 뿌리가 되는 이방인의 자손들을 뜻합니다. 성경 원문은 이때 모인 백성들을 1절의 '이스라엘 자손(베네 이스라엘)'이라는 보편적 표현 대신, '이스라엘의 씨(제라 이스라엘)'라는 독특한 단어로 부릅니다.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언약을 이어받은 거룩한 혈통적, 영적 정체성을 회복했음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마치 사악한 마공을 끊어내듯, 그들은 자신들의 거룩한 정체성을 훼손했던 세속적인 관계와 우상 숭배의 잔재들을 과감히 잘라냈습니다. 자복하다('야다')는 말 그대로 죄를 토해내는 철저한 회개입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적용]
예수님께서는 산상수훈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개혁하기 위해 얼마나 단호한 결별이 필요한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네 오른 눈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며" (마 5:29)
개혁주의 신앙은 세상과 적당히 양다리를 걸치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음 받아 거룩한 '하나님의 씨'가 된 우리는, 나를 영적인 주화입마로 몰고 가는 세상의 악한 습관, 거짓된 관계, 탐욕의 우상과 단호히 절교해야 합니다. 아프더라도 잘라내야 합니다. 죄와의 결별 없이는 결코 거룩한 하나님의 은혜를 내 심령에 담을 수 없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대지 2: 말씀의 빛 아래서 드리는 찬양과 경배 (3-5절)]

그렇다면 죄를 끊어낸 그 빈자리는 무엇으로 채워야 합니까? 3절을 보십시오.
"이 날에 낮 사분의 일은 그 제자리에 서서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낮 사분의 일은 죄를 자복하며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께 경배하는데"
그들은 하루의 4분의 1(약 3시간) 동안은 하나님의 율법책(말씀)을 들었고, 또 다른 4분의 1 동안은 죄를 자복하며 하나님을 경배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정체성을 개혁하는 참된 예배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 영혼을 비출 때 우리는 비로소 나의 진짜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그 말씀 앞에서 죄를 회개하며, 나를 살리시는 하나님을 경배하게 됩니다.
말씀과 회개가 이어지자, 4절과 5절에서 레위 사람들은 단에 올라가 큰 소리로 하나님 여호와께 부르짖으며, "영원부터 영원까지 계신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송축할지어다"라고 백성들을 찬양으로 초대합니다. 애통함으로 시작된 자리가 위대하신 하나님의 영광을 송축하는 거룩한 예배로 변화된 것입니다.
[성경의 이야기와 예수님의 십자가]
이 극적인 변화는 십자가의 복음 안에서 가장 완벽하게 성취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7장에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며 자신의 철저한 죄성 앞에 절망했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로마서 8장으로 넘어가며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라며 놀라운 찬양을 터뜨립니다.
말씀의 빛 아래서 나의 죄악을 깨닫고 애통하는 자만이, 나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발견하고 송축할 수 있습니다. 예배는 단지 감정적인 위로를 받는 시간이 아닙니다. 율법 앞에서 찢어진 심령이 십자가의 복음으로 치유 받아, 창조주이시며 구속주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을 소리 높여 찬양하는 거룩한 초대입니다.

[대지 3: 언약의 하나님을 기억하며 은혜의 자리로 나아가십시오]

오늘 읽지 않았지만, 6절 이하로 이어지는 레위인들의 긴 기도를 보면 이스라엘의 신앙 고백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천지만물을 지으신 창조주 여호와를 찬양하며, 갈대아 우르(바벨론 지역)에서 아브람을 이끌어내신 역사를 기억합니다. 우상 숭배의 땅이었던 갈대아 우르에서 아브라함을 불러내어 거룩한 백성으로 삼으신 것처럼,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 돌아온 자신들 역시 과거의 죄악을 끊고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라는 정체성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신앙의 결단이었습니다.
[적용점]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15장 19절에서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택하였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멸망할 우상 숭배의 땅인 갈대아 우르에서 아브라함을 불러내셨듯, 멸망할 죄악의 세상에서 저와 여러분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불러내셨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발을 딛고 살지만,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라 하늘에 속한 거룩한 '씨'입니다.

[결론: 영적 산공을 통해 거룩한 성전으로 지어지십시오]

말씀을 맺겠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심령 안에는 어떤 기운이 흐르고 있습니까? 세상의 성공과 탐욕을 좇아 은밀하게 쌓아 올린 죄악의 '마공'이 우리의 영혼을 갉아먹고 있지는 않습니까?
살기 위해서는 버려야 합니다. 철저한 '영적 산공'이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든 이방 사람의 후손(베네 네카르)과 절교하고 자신의 죄를 자복했던 것처럼, 오늘 내 삶에 교묘하게 스며든 타협과 우상 숭배의 잔재들을 십자가 앞에 남김없이 쏟아내십시오. 그리고 빈 심령 위에 하나님의 말씀과 십자가의 은혜를 가득 채우십시오.
우리에게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완벽한 의의 옷이 주어졌습니다. 매일죄로부터 철저히 결별하고 거룩함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초대에 기쁨으로 응답하여, 세상을 이기는 진정한 영적 고수로,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로 승리하며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거룩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썩어질 세상의 기운을 가득 품고도 그것이 죄인지 모른 채 살아갔던 우리의 어리석음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씀 앞에서 금식하며 모든 이방의 죄악과 절교했던 것처럼, 우리도 내 안의 은밀한 우상과 탐욕을 십자가 앞에 쏟아내는 결단이 있게 하옵소서. 우리를 멸망의 우르에서 불러내어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거룩한 자녀 삼아주심을 감사합니다. 이제는 사망의 길을 걷지 않게 하시고, 날마다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을 송축하는 거룩한 백성의 정체성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어 참된 생명을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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