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하는 섬김의 불편함

강해설교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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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느헤미야 11장 1-2절

[서론: 불편한 자리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초대]

우리는 대개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원합니다. 잘 정돈된 환경, 익숙한 사람들, 그리고 나의 수고가 덜 들어가는 자리를 선호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종종 우리의 이러한 본성을 거슬러, 우리를 ‘불편한 자리’로 부르십니다.
오늘 본문인 느헤미야 11장은 52일간의 기적 같은 성벽 재건 공사가 끝난 후, 영적인 세신과 텅 비어 있는 예루살렘 성을 채우기 위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결단을 보여줍니다. 당시 예루살렘은 성벽만 세워졌을 뿐, 가옥도 제대로 건축되지 않았고 적들의 위협이 끊이지 않는 불편하고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많은 백성은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안정을 누릴 수 있는 주변 농촌과 마을에 머물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거룩한 성' 예루살렘이 무너진 채로 방치될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텅 빈 예루살렘을 채우기 위해 제비 뽑히고 자원했던 백성들의 모습을 통해, 개인적인 안정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영광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참된 섬김의 의미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대지 1: 하나님의 결정 앞에 나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섬김 (1절 상반절)]

성벽이 완공된 예루살렘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요? 1절 상반절을 보면, 가장 먼저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루살렘에 거주하였고"라고 기록합니다. 공동체의 리더들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고 가장 불편하고 위험한 예루살렘 거주를 솔선수범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 남은 백성은 제비 뽑아 십분의 일은 거룩한 성 예루살렘에서 거주하게 하고"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제비를 뽑는다'는 것은 단순히 운에 맡기는 것이 아닙니다. 잠언 16장 33절의 말씀처럼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음"을 믿는 신앙의 행위였습니다. 백성들은 각자 자신들이 조상 대대로 물려받아 가꾸어온 기름진 고향 땅이 있었습니다. 그 땅을 되찾고 정착하는 것은 그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제비가 뽑히면 그 모든 기반을 버리고 황량한 예루살렘으로 이주해야만 했습니다. 그것은 곧 나의 안정, 나의 재산, 나의 계획을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맡기고 포기하는 위대한 헌신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적용]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실 때 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눅 9:23)
교회 공동체를 세우는 일은 누군가의 희생과 자기 부인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왜 하필 나입니까? 왜 나만 이런 불편한 직분을 맡아야 합니까? 왜 나만 손해를 봐야 합니까?"라는 원망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비 뽑기에 순종했던 백성들처럼, 교회의 결정과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나의 권리와 편안함을 기꺼이 내려놓는 그 한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무너진 공동체를 다시 세우십니다.

[대지 2: 억지가 아닌 '자원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섬김 (2절)]

제비 뽑기에 당첨되어 어쩔 수 없이 예루살렘에 가게 된 상황 속에서도, 놀라운 영적 부흥이 일어납니다. 2절 말씀을 다 함께 보겠습니다.
"예루살렘에 거주하기를 자원하는 모든 자를 위하여 백성들이 복을 빌었느니라"
제비에 뽑힌 사람들은 억지로 끌려가며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본문은 그들이 '자원하여' 이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기록합니다. 예루살렘에 거하는 것은 개인적인 안정을 철저히 포기하고 하나님의 영광과 공동체적인 결정을 위해 희생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거룩한 성' 예루살렘이 회복되는 것을 자신의 안락함보다 더 기뻐했기에, 그 불편함을 십자가처럼 지고 자원하는 마음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리고 이 위대한 헌신을 본 다른 백성들은 그들을 향해 진심으로 축복하며 기도해 주었습니다.
[성경의 이야기와 예수님의 십자가]
이 자원하는 섬김의 절정은 어디에서 볼 수 있습니까?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하늘 보좌의 모든 영광과 안락함을 누리시던 예수님은 죄인들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이 낮고 천한 땅에 오셨습니다. 누구도 예수님의 생명을 억지로 빼앗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0장 18절에서 "나는 내 목숨을 버릴 권세도 있고 다시 얻을 권세도 있으니... 나는 나를 위하여 버리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부 하나님의 뜻과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라는 가장 불편하고 처절한 고통의 자리를 자원하여 감당하신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는 예배와 봉사, 섬김과 나눔의 자리가 많이 비어 있습니다. 누군가는 주일학교 교사로, 성가대로, 주차 봉사로 불편과 희생을 감당해야 합니다. 십자가의 은혜를 깊이 경험한 성도는 마지못해 억지로 일하지 않습니다. 나를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사랑하기에, 교회의 가장 불편하고 빛도 나지 않는 자리를 찾아가 "주님, 제가 자원하여 이 거룩한 성을 지키겠습니다"라고 헌신하게 됩니다.

[대지 3: 일상의 모든 자리에서 거룩한 성을 세우는 섬김 (3절 이하)]

느헤미야 11장은 예루살렘에 자원하여 거주하게 된 사람들의 명단을 아주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3절부터 보면 제사장과 레위인, 성전 봉사자들뿐만 아니라 유다 자손과 베냐민 자손 같은 평범한 일반 백성들의 이름이 가득합니다. 이것은 예루살렘이 특정한 종교 지도자들만의 계층이 아니라, 모든 백성이 함께 세우고 지켜야 할 거룩한 공동체였음을 보여줍니다. 믿음의 공동체는 결코 소수의 헌신만으로 세워지지 않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의 땀과 눈물이 모일 때 세워집니다.
특이한 점은 6절과 14절에서 평범한 백성과 일부 제사장들에게 '용사'라는 호칭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을 재건하고 지키는 일은 그 자체로 치열한 영적 전쟁이었습니다. 신앙과 삶이 분리되지 않고, 일상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룩하게 살아내는 것 자체가 위대한 '용사'의 삶이었던 것입니다.
[적용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며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거룩한 성을 세우는 일은 교회당 안에서 예배드리는 시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여러분의 치열한 삶의 현장, 즉 가정과 일터에서 세상의 가치관과 타협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바로 거룩한 용사의 섬김입니다. 때로는 직장에서 정직을 지키기 위해, 불의한 관행을 거절하기 위해 경제적인 손실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바로 그 자리가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제비 뽑아 파송하신 '거룩한 성 예루살렘'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결론: 예수 그리스도의 자원하는 십자가를 본받으십시오]

말씀을 맺겠습니다. 느헤미야 11장의 백성들은 자신들의 비옥한 땅과 안락한 고향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의 거룩한 성 예루살렘을 재건하기 위해 기꺼이 불편한 자리로 나아갔습니다. 그들의 자원하는 헌신과 눈물이 있었기에 예루살렘은 다시 생명력이 넘치는 도시로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하나님께서는 무너진 우리 가정과 교회, 그리고 이 사회를 다시 세우기 위해 '제비 뽑힌 한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왜 하필 나입니까?"라는 불평 대신, 나를 위해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기꺼이 십자가의 저주를 짊어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십시오. 그 크신 십자가의 사랑이 우리 심령에 부어질 때, 우리는 내 개인적인 안정과 기득권을 기꺼이 포기하고 하나님의 영광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할 수 있습니다.
편안하고 익숙한 신앙생활에만 안주하지 마십시오. 교회의 빈자리, 누군가 돌보지 않는 소외된 이웃, 내 손길이 필요한 불편한 사역의 자리로 자원하여 나아가 거룩한 성 예루살렘을 든든히 세워가는 십자가의 용사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 편안함과 나의 유익만을 좇아 십자가의 길을 외면하려 했던 우리의 이기심을 회개합니다. 텅 빈 예루살렘을 향해 기꺼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원하여 나아갔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그 헌신이, 오늘 우리의 결단이 되게 하옵소서. 교회가 결정하고 하나님이 부르실 때에 불평하지 않게 하시고, 나를 위해 생명까지 자원하여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 불편한 자리를 기쁨으로 섬기게 하옵소서. 예배의 자리뿐만 아니라 세상이라는 일상의 한복판에서도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며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영적 용사들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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