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10 효신 중고등부 설교문(어버이날)

어버이날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0 ratings
· 3 views
Notes
Transcript

공경은 선택(신5:16; 엡6:2-3)

도입
어버이날이 엊그제였죠.
솔직히 좀 홀가분하지 않아요? "아, 끝났다. 이제 1년 기다리면 되겠다." 이런 느낌.
그날 어떻게 보냈어요? 카네이션 드렸거나, 카톡 한 통 보냈거나, 아니면 그냥 조용히 넘어갔거나.
근데 어버이날 당일에 부모님이랑 실제로 대화는 얼마나 했어요? 밥 먹으면서 각자 폰 보고, 부모님은 거실에 계시고 나는 방에서 문 닫고 — 그 장면, 낯설지 않죠?
기념일은 챙겼는데, 정작 그날도 별로 달라진 건 없었던 어버이날.
저는 오늘 그 얘기를 하고 싶어요. 공경이 뭔지. 진짜로.
C1. 카바드-무겁다는 뜻이에요.
본문 같이 읽겠습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신명기 5:16)
여기서 "공경하라"는 말, 히브리어로 카바드 예요. (칠판에 כָּבַד 쓰기)
뜻이 뭔지 알아요?
무겁다 예요.
묵직하다. 비중이 있다. 가볍지 않다.
크기가 똑같은 수박 두 개가 있어요. 어떤 걸 집어요? 무거운 거 집죠. 더 꽉 찼을 것 같으니까. 더 가치 있을 것 같으니까.
하나님이 부모님을 그렇게 여기라는 거예요. 내 삶에서 무게감 있는 존재로.
근데 우리 현실은요.
친구 카톡 오면 — 바로 확인해요. 엄마 카톡 오면 — 나중에 봐도 되지.
밥 먹을 때 부모님이 말씀하시면 — 폰 보면서 "응, 응." 친구가 진지하게 얘기하면 — 폰 내려놓고 눈 마주치죠.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친구한테는 길게 카톡 보내면서 — 집에 와서 부모님이 "오늘 어땠어?" 물으면 "그냥요." 한 마디로 끝내죠.
그 차이가 뭔지 알아요? 누구를 더 무겁게 여기느냐의 차이예요.
근데 솔직히 한 번만 더 생각해봐요. 우리가 "그냥요" 한 마디로 끝낼 때, 부모님 표정이 어때요? 그냥 넘어가시는 것 같아도 — 사실 그 순간 마음이 어떠실지
C2. 왜 이게 계명이어야 했을까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봤어요.
하나님이 왜 굳이 이걸 계명으로 주셨을까.
"숨을 쉬어라"는 계명 없잖아요. "밥을 먹어라"는 계명도 없어요. 안 시켜도 하니까. 살고 싶으면 자연스럽게 하게 돼 있으니까.
당연한 건 명령할 필요가 없어요.
그러면 반대로, 계명이 있다는 건 — 내버려두면 안 하게 된다는 뜻이에요.
동물 세계를 보면요. 어미가 새끼를 낳고, 먹이고, 키워요. 근데 새끼가 어느 순간 다 자라면? 새끼는 자기 삶을 살아요. 어미는 뒤에 남고. 뒤돌아보지 않아요. 그게 자연이에요. 그게 본능이에요.
우리도 솔직히 그렇게 되어가고 있잖아요. 초등학교 때보다 중학교 올라오면서 부모님이랑 대화가 줄었죠. 방에 들어가면 문 닫고, 밥 먹으면서도 각자 폰 보고. 그게 이상한 게 아니에요. 자연스러운 흐름이에요.
근데 하나님은 그 자연스러움을 거스르라고 하세요.
그래서 이게 계명인 거예요.
공경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에요. 선택하는 거예요. 매일, 매 순간, 내가 결정하는 거예요.
C3. 근데 공경하기 힘든 사람도 있어요.
여기서 잠깐.
혹시 지금 이 말이 불편한 사람 있어요?
부모님이 너무 바빠서, 내가 말 걸어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아서. 아니면 잔소리가 너무 심해서, 솔직히 더 멀어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 아니면 — 말하기 어렵지만 — 부모님한테 받은 상처가 있어서, 오늘 이 설교가 솔직히 좀 힘든 사람.
그 마음, 저 알아요.
"공경해라"는 말이 어떤 사람한테는 그냥 숙제처럼 들릴 수 있어요. 근데 어떤 사람한테는 — 그 말 자체가 아파요. 왜 내가 해야 하지? 나는 오히려 받아야 하는 사람인데.
그 마음이 틀린 게 아니에요.
근데 오늘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공경은 그 사람이 완벽해서 하는 게 아니에요.
카바드, 무겁게 여긴다는 건 — 상대방이 그럴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에요. 내가 선택하는 거예요.
감정이 생겨서 하는 게 아니에요. 감정이 없어도, 심지어 감정이 반대 방향이어도 — 선택으로 하는 거예요.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그게 바로 신앙이 필요한 이유예요. 내 힘으로는 안 되는 걸 하나님 앞에서 선택하는 거니까.
관계가 많이 아픈 친구들, 오늘 예배 끝나고 저한테 와요. 같이 얘기해요. 혼자 붙들고 있지 않아도 돼요.
C4. 하나님과 부모님이 연결돼 있어요
에베소서 6장 2절 보면요.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에베소서 6:2)
여기서 재밌는 게 있어요. 예수님이 복음서에서 "공경하다"라는 단어를 쓰실 때, 딱 두 대상한테만 써요. 하나님이랑 부모님이에요. 다른 데는 안 써요.
이게 우연이 아니에요. 예수님 마음속에서 이 둘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거예요.
생각해보면요. 본문에서 내가 드리는 건 부모님인데, 잘 되게 해주시는 건 하나님이에요. 내가 부모님께 드렸는데 하나님이 갚으세요. 이게 무슨 구조냐면 —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가 되고 싶으신 거예요.
성경에서 하나님은 계속 우리한테 "아빠"라고 불러달라고 하세요. 로마서에서, 갈라디아서에서. 예수님이 오신 이유 중 하나가 우리가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모님을 무겁게 여기는 연습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연습이랑 이어져 있어요. 부모님께 잘하는 게 그냥 착한 행동이 아니에요. 하나님 앞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선택이에요.
공경은 효도가 아니에요. 신앙이에요.
적용
오늘 집에 가면, 딱 하나만 해봐요. 카톡 오면 바로 읽기. 밥 먹을 때 폰 내려놓기. 아니면 그냥 눈 한번 마주치기.
그리고 이번 주 스승의 날도 있죠. 부모님한테 하는 그 선택, 선생님한테도 똑같이 해봐요. 무겁게 여기는 거, 한 번만 더.
감정이 안 생겨도 괜찮아요. 선택하면 돼요.
그게 카바드예요. 그게 공경이에요.
우리가 오늘 배운 건 새로운 규칙이 아니에요. 하나님이 우리한테 원하시는 삶의 방향이에요. 부모님을, 그리고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을 무겁게 여기는 그 선택 안에, 하나님을 아버지로 만나는 길이 있어요.
합심기도
자, 이제 같이 기도할게요.
눈 감아요. 지금 마음에 떠오르는 부모님 얼굴 한번 떠올려봐요.
오늘 말씀 들으면서 찔린 게 있는 사람은 그게 기도 제목이에요. 카톡 늦게 읽었던 것, "그냥요" 한 마디로 끊어버렸던 것. 아니면 공경하고 싶은데 관계가 너무 힘들어서 하나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그걸로. 감사한 마음이 드는 사람은 그 감사함을 그대로 하나님 앞에 내놓아요.
각자 마음속으로, 혹은 소리 내어 — 같이 기도해요.
마침기도문
하나님 아버지, 오늘 이 자리에 우리를 불러주셔서 감사해요. 말씀을 통해 공경이 감정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 우리가 드린 예물도 받아주세요. 작은 것이지만 하나님 앞에 무겁게 드리는 마음으로 내놓았어요. 기쁘게 받아주시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쓰임받게 해주세요.
하나님, 오늘 이 자리에 오지 못한 친구들이 있어요. 예배의 자리를 잃어버린 그 친구들을 기억해주세요. 어떤 이유로든 오지 못했지만, 하나님은 그 친구들도 알고 계시잖아요. 그 친구들에게도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가 다시 열리게 해주세요.
우리 곁에서 함께 섬겨주시는 선생님들도 기억해주세요. 매주 이 자리를 준비하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선생님들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게 해주세요. 지치지 않고 기쁨으로 섬길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
마지막으로, 오늘 함께 예배드린 우리 모두가 살아갈 한 주를 붙들어 주세요. 오늘 결단한 그 선택이 월요일 아침에도, 밥상 앞에서도, 방문 앞에서도 이어지게 해주세요. 감정이 없어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한 주 내내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 Media
See more
Related Sermons
See more
Earn an accredited degree from Redemption Seminary with Lo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