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장 소스데네

사도행전 강해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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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회당장 소스데네

본문: 사도행전 18장 12-17절

찬송: 336장

말씀의 문을 열며

유대법에 따르면 성인 남성 10명 이상이 모일 수 있는 곳에는 어디든 회당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규정 덕분에 당시 유대인 거류자가 많았던 고린도와 같은 대도시에는 여러 개의 회당이 존재했습니다. 바울은 고린도에 도착한 이후 지금까지 전도 여행을 다니며 늘 해왔던 것처럼 회당을 가장 먼저 찾아가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바울은 유대인들로부터 거센 배척과 비방을 당해야 했습니다. 고린도에서의 사역 역시 예외는 아니었으며, 바울은 그곳에서도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배척 속에서도 신비로운 구원의 역사를 이어가셨습니다. 바울이 회당에서 쫓겨나자, 회당 바로 옆집에 살던 디도 유스도가 자신의 집을 예배 처소로 내어놓으며 예수를 구주로 영접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다른 회당의 회당장이었던 그리스보가 디도 유스도의 집을 통해 전해지는 복음을 듣고 온 집안과 함께 주님께 돌아온 사건입니다. 이처럼 회당 주변에서 이방인들과 유대인 유력자들이 잇달아 세례를 받고 예수를 믿게 되자, 유대인들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가득 찼습니다.
그들은 바울을 회당에서 쫓아내고 입을 막으면 복음이 멈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배척이 오히려 더 풍성한 구원의 열매로 나타나는 것을 지켜보며 그들은 당혹감과 시기심에 사로잡혔습니다. 이에 유대인들은 바울을 더 조직적이고 악랄하게 배척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바울은 고린도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영육 간에 깊이 지쳐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께서는 밤중 환상 가운데 나타나셔서 바울을 위로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침묵하지도 말며 더 열심히 복음을 전하라고 말씀하시며,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바울이 이토록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시기가 구체적으로 언제였으며, 바울을 사지로 몰아넣으려 했던 주동자가 누구였지를 우리에게 증언해 줍니다. 우리는 본문의 회당장 소스데네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가 가져야 할 신앙의 태도와 버려야 할 불의한 습관이 무엇인지 깊이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세상의 거센 소란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하늘의 언어를 품고 끝까지 인내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 12절을 보면 “갈리오가 아가야 총독 되었을 때”라고 말씀합니다. 갈리오가 아가야 총독으로 부임했을 때, 유대인들이 일제히 일어나 바울을 대적하여 법정으로 데리고 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제히 일어나다'는 표현은 유대인들이 치밀하게 기회를 엿보다가 신임 총독이 현지 사정에 어두운 점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바울을 고발하여 법정에 세운 것을 의미합니다. 바울의 입장에서는 복음을 전하는 지극히 선한 일을 하다가 갑자기 죄수처럼 끌려가 재판을 받게 된 억울하고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바울이 입을 열어 자신을 변호하기도 전에 갈리오 총독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셨습니다. 15절에서 갈리오는 유대인들을 향해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던집니다. "만일 문제가 언어와 명칭과 너희 법에 관한 것이면 너희가 스스로 처리하라 나는 이러한 일에 재판장 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여기서 갈리오가 언급한 '언어'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로고스(Logos)'입니다. 이는 단순한 인간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즉 구약성경이 예언한 메시아에 대한 성경 해석의 문제를 뜻합니다. 또한 '명칭'은 나사렛 예수를 '그리스도(메시아)'라는 거룩한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느냐에 대한 메시아 논쟁을 의미합니다.
유대인들은 갈리오가 언급한 이 진리의 말씀과 예수님의 거룩한 이름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어떻게든 바울을 제거하여 그 입을 막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권력자인 갈리오 총독의 입을 통해 이것이 로마법을 어긴 죄가 아니라 마땅히 전해져야 할 종교적 진리의 문제임을 간접적으로 확증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선한 일을 하다가 고난을 받을 때,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방법으로 우리의 길을 지키시고 보호하십니다. 우리 역시 가정과 일터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려 할 때 때로는 오해를 받고 비난을 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우리의 참된 재판장이 되심을 신뢰한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이 맡기신 선한 일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갈 수 있습니다.

둘째, 남을 찌르던 가시가 도리어 제 몸을 찌르는 아픔이 되기 전에 불의한 길에서 돌이켜야 합니다.

바울을 법정으로 끌고 갔던 유대인들의 배후에는 회당장 소스데네가 있었습니다. 그는 유대인들을 선동하여 바울을 집요하게 괴롭혀 온 주모자였습니다. 그런데 소스데네가 바울을 고발한 방식을 주목해 보아야 합니다. 13절에서 그는 바울이 "율법을 어기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사람들을 권한다"고 고발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율법은 유대인의 종교법뿐만 아니라 당시의 로마법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즉 소스데네는 종교적인 신앙의 문제를 교묘하게 사회적·정치적 범죄로 둔갑시켜 바울을 완전히 매장시키려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소스데네의 방식은 과거 대제사장을 비롯한 유대 종교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기 위해 사용했던 수법과 소름 끼칠 정도로 유사합니다. 당시 지도자들도 예수님을 단순히 신성모독 죄로 정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빌라도 총독 앞에서 "이 사람이 백성을 미혹하고 가이사에게 세금 바치는 것을 금하며 자칭 왕이라 한다"고 거짓 고발을 했습니다. 순수한 복음의 문제를 정치적 프레임으로 씌워 죽이려 했던 그 악한 지혜가 소스데네를 통해 재현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인간의 교활한 계략을 결코 간과하지 않으셨습니다. 바울을 로마법의 덫에 빠뜨리려 했던 소스데네는 도리어 로마의 법정 앞에서 고린도 시민들에게 붙잡혀 집단 폭행을 당하는 수치를 겪게 되었습니다. 갈리오 총독이 고발을 각하하고 유대인들을 법정에서 쫓아내자, 평소 유대인들에게 반감을 품고 있던 고린도 시민들이 그들의 우두머리인 소스데네를 잡아 때린 것입니다. 더욱 비참한 것은 조금 전까지 함께 바울을 정죄하던 유대인 동료들조차 매 맞는 소스데네를 외면하고 방관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등지고 사람을 불의하게 괴롭히는 자가 맞이하게 될 지상에서의 준엄한 심판입니다. 남을 해치기 위해 파놓은 구덩이에 결국 자기 자신이 빠지게 된 것입니다. 누군가를 억울하게 만들고 고통을 주는 일은 결국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자살행위와 같습니다. 우리 안에도 내 유익을 위해 누군가를 깎아내리거나 곤경에 빠뜨리려는 소스데네와 같은 마음이 있지는 않은지 두려운 마음으로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서, 타인을 해하려는 모든 만용과 무지한 시도를 즉시 멈추고 회개하는 결단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오늘 우리는 고린도 법정에서 일어난 두 인물의 극명한 대조를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보호를 받으며 복음 전파의 자유를 얻은 바울과, 자신이 판 함정에 빠져 수치를 당한 소스데네의 모습입니다. 이것이 바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통치 방식입니다.
우리 중앙교회 성도님들께서는 주님을 따르다가 마주하는 조그마한 괴롭힘이나 불이익 때문에 결코 생명과 진리의 길에서 벗어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걸어가는 길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선한 길이라면, 하나님께서는 갈리오와 같은 세상의 환경까지도 움직여 우리를 지켜주실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누군가를 불의하게 괴롭히는 어리석은 소스데네의 자리에 서지 말아야 합니다. 나를 위해 살면 하나님의 심판 앞에 서게 되지만, 주님을 위해 나를 내어놓으면 영원히 산다는 복음의 역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놀랍게도 성경학자들은 훗날 고린도전서 1장 1절 에 언급된 '형제 소스데네'가 바로 오늘 매를 맞았던 그 회당장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날의 매 맞음은 그에게 있어 악행을 멈추고 주님께 돌아오는 은혜의 채찍이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 역시 과거의 모든 불의한 습관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이제는 뭇사람을 살리는 생명의 바울로 거듭나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선을 포기하지 않으며,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끝까지 인내하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거둠의 기도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오늘 회당장 소스데네의 사건을 통해 우리가 붙잡아야 할 믿음과 버려야 할 악행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주님, 우리가 주님의 뜻을 따라 선한 삶을 살려 할 때 때로는 사방에서 우겨쌈을 당하는 것 같은 고난과 조직적인 방해를 겪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우리가 낙심하여 뒤로 물러가지 않게 하시고, 침묵하지 말고 복음을 전하라 하신 주님의 위로를 듣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께서는 친히 우리의 재판장이 되시어 모든 환난에서 우리를 건져 주시고 보호해 주실 줄 믿습니다. 우리가 전하는 진리의 언어와 예수 그리스도의 명칭이 우리 삶을 통해 온전히 증거 되게 하옵소서.
또한 우리 마음속에 타인을 시기하거나 불의한 방법으로 괴롭히려는 악한 동기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 앞에 서기 전에 즉시 회개하고 돌이키는 은혜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남을 억울하게 만드는 것이 곧 나 자신을 파멸시키는 일임을 깨닫고, 오직 이웃을 사랑하며 세워주는 생명의 길을 겪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가 세상의 거센 풍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고난 중에도 찬송하며, 불의를 멀리하고 공의를 행하는 거룩한 주님의 백성 되게 하옵소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고 참된 승리의 길로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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