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고난, 영원한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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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잠깐 고난, 영원한 영광
제목: 잠깐 고난, 영원한 영광
본문: 베드로전서 4장 12-14절, 5장 6-11절
본문: 베드로전서 4장 12-14절, 5장 6-11절
찬송: 336장 환난과 핍작 중에도
찬송: 336장 환난과 핍작 중에도
말씀의 문을 열며
말씀의 문을 열며
로마의 밤공기에 매캐한 연기 냄새가 진동하던 서기 64년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로마 대화재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민심은 흉흉해졌고, 당시 광기 어린 황제 네로는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지극히 연약한 소수자였던 그리스도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예수를 믿는 자들이 불을 질렀다"는 악의적인 소문(마치 관동대지진 때 조선 사람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소문처럼)은 로마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졌고, 어제까지만 해도 평범한 이웃이었던 성도들은 순식간에 방화범이자 반국가 세력으로 몰렸습니다. 맹수들이 굶주린 채 기다리는 원형 경기장으로 끌려가기도 하고, 밤을 밝히는 십자가 위의 인간 횃불이 되는 참혹한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베드로는 바로 이처럼 문자 그대로의 ‘불 시험’의 한복판을 지나는 성도들을 향해 떨리는 마음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베드로전서의 기록 목적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환난 앞에 서 있는 그들에게 하나님의 참된 은혜가 무엇인지를 일깨우고, 그 흔들리는 은혜의 터 위에 ‘굳게 서라’는 격려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성도들에게 고난이 결코 끝이 아니며, 그 고난의 너머에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찬란한 계획이 있음을 선포하고자 했습니다.
오늘 우리 역시 어쩌면 베드로전서가 기록된 시대의 성도들만큼이나 거친 인생의 풍랑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비록 사자 굴로 끌려가는 물리적 박해는 아닐지라도, 우리 앞에는 질병의 고통, 경제적 결핍의 한계, 자녀 문제로 밤잠을 설치는 애타는 심정, 그리고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세상에서 감수해야 하는 조롱과 불이익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이 고난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본문을 통해, 우리 인생의 걸림돌처럼 보이는 이 고난이 사실은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축복의 디딤돌임을 발견하기를 소망합니다.
고난의 재정의: 불 시험과 일상의 염려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고난의 재정의: 불 시험과 일상의 염려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먼저 베드로는 4장 12절에서 “12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연단하려고 오는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고 권면합니다. 우리는 고난을 만나면 당황합니다. "내가 그래도 주님을 위해 헌신했는데, 내가 이렇게 기도의 자리를 지켰는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나?"라며 고난을 낯선 침입자처럼 대하곤 합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고난이 우리 인생길에서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예외적이고 뜻밖의 일이 일어난 것처럼 당황하거나 크게 놀라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고난은 우리 신앙의 여정에서 피할 수 없는 ‘필수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즉, 고난은 우리 신앙생활을 무너뜨리러 찾아온 불청객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를 정금같이 단련하여 믿음의 거장으로 세워가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은혜의 정규 과정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고난은 그저 재수 없는 불행이요 어떻게든 피해야 할 재난일 뿐입니다. 그러나 성도인 우리에게 고난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거룩한 과정이며, 그분과 깊이 연합하는 영광의 통로가 됩니다. 고난을 통해 우리는 우리 안의 거품과 불순물을 태워버리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순수한 믿음으로 다시 거듭나게 됩니다.
우리는 종종 이 인생의 풍랑 앞에서 하나님의 부재를 의심합니다. 파도가 배를 집어삼키려 할 때, 제자들이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라고 외쳤던 것처럼, 우리도 삶의 고뇌 앞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원망하곤 합니다. 하지만 성도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인생의 밤이 깊어지는 그때는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셨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주님께로 더 가까이 이끄시어 하나님의 능하신 손길을 경험하게 하시려는 축복의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고난은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신 증거가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확실한 증거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염려라는 영적 틈새: 마귀가 삼키려 찾아드는 '피 냄새'입니다
염려라는 영적 틈새: 마귀가 삼키려 찾아드는 '피 냄새'입니다
이어지는 5장에서 베드로는 고난 중에 있는 성도들이 빠지기 쉬운 가장 큰 함정을 지적합니다. 바로 ‘염려’의 문제입니다. 5장 7절은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걱정을 줄이라는 심리적 위안이 아닙니다. 이 권면은 바로 뒤에 나오는 경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8절에서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베드로는 왜 염려의 문제 바로 뒤에 우는 사자 같은 마귀의 위협을 언급했을까요?
여기에 우리의 신앙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영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염려를 다 주께 맡기지 못하고 스스로 붙잡고 끙끙 앓는 상태, 그것은 사실 영적인 ‘교만’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5장 6절에서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에서 겸손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내 인생의 문제를 내 힘으로 통제하겠다는 고집을 버리고 하나님의 주권을 온전히 인정하라는 뜻입니다. 내가 염려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 내가 내 인생의 운전대를 하나님께 맡기지 못한 채 내가 붙잡고 버티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염려에 깊이 침몰해 있을 때, 우리 영혼에서는 '염려의 피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굶주린 사자는 멀리서도 상처 입은 짐승이 흘리는 피 냄새를 맡고 달려듭니다. 마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염려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 때, 마귀는 그 틈새를 정확히 파고듭니다. "하나님은 너를 잊으셨어", "예수 믿어도 소용없어"라는 독화살을 우리 마음에 쏘아댑니다. 염려가 믿음보다 커질 때, 우리는 마귀가 던진 절망의 미끼를 물게 되고 결국 영적으로 침몰하고 맙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염려가 고개를 들 때마다 그것이 마귀를 불러들이는 위험한 신호임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즉시 그 염려를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로 던져버리십시오. 그것이 우는 사자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고난의 연대성: 우리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속에서도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고난의 연대성: 우리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속에서도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마귀가 고난당하는 우리에게 속삭이는 가장 치명적이고 잔인한 거짓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너는 철저히 혼자다"라는 절망의 속삭임입니다. "네 이웃도, 네 목회자도, 심지어 하나님조차 네 고통에는 관심이 없다"고 우리를 고립된 섬으로 몰아넣습니다. 고통 그 자체보다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이 ‘외로움’입니다. 우리가 이 고립감의 함정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마귀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맙니다.
존 번연의 고전 《천로역정》에는 이 영적 전쟁의 진리를 보여주는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 크리스천이 홀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 정황입니다. 그곳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이 깔려 있고, 사방에서 마귀들이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절망의 환청을 들려주는 곳이었습니다. 크리스천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이제 정말 나만 홀로 남았구나, 여기서 내 인생은 끝이구나"라며 주저앉으려 했습니다.
그 절망의 끝자락에서, 크리스천의 귀에 들려온 소리가 있었습니다. 자신보다 한참 앞서 어둠 속을 걸어가는 이름 모를 누군가가 읊조리는 시편 23편의 말씀이었습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크리스천의 마음속에 하늘의 빛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 어둠 속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 나와 같은 고난을 겪으며 나보다 앞서 이 길을 걷는 믿음의 형제가 있구나!" 그 연대의 확신이 크리스천으로 하여금 마귀의 공포를 이겨내고 골짜기를 통과하게 만들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본문 5장 9절은 우리에게 엄중히 선포합니다.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당하는 줄을 앎이라." 우리가 지금 겪는 그 말 못 할 사정, 눈물로 지새우는 밤을 우리보다 앞서간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지났고, 지금 우리 곁에 있는 믿음의 지체들도 함께 지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지나는 그 외로운 고난의 현장에는 우리보다 먼저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며,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느끼는 그 고립의 현장은 사실 주님과 가장 깊고 신비롭게 연합하는 ‘코이노니아’의 장소입니다.
그러므로 마귀의 거짓말에 속지 마십시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님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친히 온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축복
말씀의 문을 닫으며: 친히 온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축복
이제 말씀을 맺고자 합니다.
마귀는 일상의 염려와 불 시험이라는 풍랑을 통해 우리의 인생이라는 그물을 처참하게 찢어놓았습니다. "이제 너는 쓸모없다, 네 인생은 망가졌다"고 우리를 정죄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그 찢어진 그물을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주님은 친히 여러분의 삶을 찾아오셔서 찢어진 상처를 하나하나 기우시고, 어긋난 우리 영혼의 뼈마디를 다시 맞추어 주십니다. 주님은 고난을 통해 우리를 파괴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난이라는 수술대를 사용하여 우리를 이전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으로 완성해 내시는 분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영원한 영광은 죽어서만 얻게 될 먼 미래의 보상이 아닙니다. 4장 14절의 선포처럼, 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님이 이미 저와 여러분 위에 계십니다. 고난 속에서도 우리가 주님의 손을 놓지 않을 때, 그 자리가 바로 영광의 시작입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몰아치는 불 시험과 일상의 무거운 염려 앞에서 우는 사자의 위협에 마음을 빼앗기지 마십시오. 우리는 결코 홀로 버려진 존재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리의 곁에서 함께 눈물 흘리시는 그리스도가 계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는 수많은 믿음의 형제들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모든 염려를 주님의 능하신 손 아래 던져 맡기십시오. 주님은 우리의 인생을 결코 실패로 끝내지 않으십니다. 찢어진 저와 여러분의 영혼을 친히 온전하게 고치시고, 흔들리지 않는 그리스도의 터 위에 굳건하게 세워주실 것입니다. 잠깐의 고난을 넘어 영원한 영광의 승리를 주실 그 신실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오늘이라는 삶의 자리를 당당하게 지켜내어 승리하는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설교 후 기도
설교 후 기도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는 베드로 사도의 음성을 통해 고난의 한복판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았습니다. 우리의 삶에 예고 없이 찾아온 불 시험과 일상의 수많은 염려 앞에서 낙심하고 두려워했던 우리의 믿음 없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마귀는 우리를 고립시키고 삼키려 하지만, 주님은 그 고난의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온전하게 빚어가심을 믿습니다. 우리 중앙교회 성도들이 오늘 겪는 그 눈물의 현장이 주님과 가장 깊이 연합하는 영광의 처소가 되게 하옵소서. 찢어진 그물을 기우시듯 우리를 친히 온전하게 하실 주님만을 바라보며, 잠깐의 고난 뒤에 찾아올 영원한 영광의 약속을 붙잡고 오늘을 넉넉히 승리하게 하옵소서. 우리를 온전하게 회복시키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