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인터뷰

깊이 읽는 여덟가지 복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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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저자와의 인터뷰
국 민 일보
미션탐사부
양민경 기자

국민일보 Q1

2023년 새해 첫 책으로 '깊이 읽는 여덟 가지 복,을 출간 하셨습니다. 행복을 주제로 책을 집필하셨습니다. 무슨 계기가 있었는지 요? 또 기독교에서 말하는 행복은 무엇인지요? 집필 기간은 얼마나 걸렸는지도 궁금합니다.
안양
열 린교회
김남준 목사

김남준 목사

모든 사람의 관심사인 한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였습니다. 행복입니다. 인간은 누구든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살아가는 이유도 행복을 목적으로 삼기 때문이 아닐까요?
역사상 '행복'만큼 오래 지속된 주제도 없습니다. 문학사에서 사랑이 마르지않는 소재였던 것처럼 철학사에서는 행복이 그러했습니다.
사상사적으로 볼 때. 기독교 행복론의 역사는 세속적 행복론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행복에 관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주장이 다양했지만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잘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행복 하려면 어떤 원리를 기준으로 질서 지어진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에게 행복은 최고선을 개별 이성으로 관상하면서(theoria), 자기를 완성하고 공동체 안에서 덕을 실천하는것이었습니다.
기독교 교부들은 이러한 그리스 철학의 행복관을 계승하면서도, 다소 모호했던 최고선이나 관조, 덕과 윤리, 행복과 쾌락 같은 개념들을 성경적으로 명확하게 함으로써 확고한 기독교 행복론을 구축하였습니다. 16세기 종교 개혁 시대에 와서는 가톨릭의 지복직관적 행복에 맞서 복음적 행복으로 대체되었고 , 17세기 개신교 정통주의 시대에 와서는 경건의 행복이 라는 다소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행복론으로 기울어지게 됩니다.
근대 계몽주의를 지나면서 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주의 때문에 행복론은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토대를 잃게 됩니다. 현대에 와서는 개인의 행복의 토대가 되는 도덕 원리 자체를 부인하는 사조가 생겨났습니다. 절대적 진리를 거부하기 때문이죠, 행복이라는 것이 원래 진리처럼 객관과 주관이 걸쳐 있는 것인데, 행복의 근거가 될 객관적 기준이 거부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폭발적으로 발전한 물질주의와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물질적 풍요와 개인의 평안이 거의 유일한 조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상 속에서 사는 현대인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는 밝혀 보고 싶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이고, 거기에 어떻게 도달하게 되는지를 말입니다.
참된 행복에 대한 가르침으로 세속적 행복론에 물들어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부터 설득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행복에 관한 역사적인 두터운 담론들을 염두에 두면서 최대한 논쟁을 피하고 쉽고 평이한 글로 쓰는 게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독자들에게 쉽게 읽힌다고 하니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의 집필 기간은약 6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초고를 완성하고 18번 교정을 보았기 때문에 평소보다 시간이 걸렸습니다.

국민일보 Q2

전작 '다시, 게으름.도 그렇고, 이번 책도 마찬가지로 책 디자인이 참 유려합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이유가 있을지요. 국내 곳곳의 명소가 담긴 사진도 직접 준비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김남준 목사

소중한 음식은 담는 그릇도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진리는 그 자체도 아름답지만 그렇기에 더 아름다운 책에 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작 비용이 올라가는 게 부담이지만요. 다행히 생명의말씀사가 책에 대한 저의 철학을 잘 이해해 주었습니다. 최고의 기술과 능력으로 관련 기업과 협력해서 예쁘고 탄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책의 포인트 컬러를 초록으로 선택한 이유가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행복이 주는 생명력을 초록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둘째로, 이 책이 독자들에게 본격적으로 널리 읽히는 시점을 봄에서 여름 사이로 보고 그 계절을 나타내는 색을 선택했습니다. 셋째로는 지난해 세계 디자이너들이 초록색을 2023년에 세계적으로 유행할 패션 컬러로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제가 틈틈이 찍어 놓은 것들입니다.

국민일보 Q3

글의 문체 역시 유려합니다. 술술 잘 읽히는 글로 쓰셨습니다. 요즘 목사님 책의 문체가 좀 달라졌다고 하는데요. 무슨 배경이 있으신가요? 또 어떤 대상을 독자로 염두에 두셨는지요?

김남준 목사

작가들 사이에 하는 말이 있습니다. "문체는 지문이다." 지문을 바꿀 수 없듯이 한 작가의 문체도 바꾸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저는 1995년, 이미 작고하신 하용조 목사님의 요청으로 기독교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그 첫 작품이 설교자는 불꽃처럼 타올라야 한다.였습니다. 무명의 젊은 교수로 썼는데, 그 첫 책이 대형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기독교 작가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2주에 3,000권씩 중쇄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당시 저는 두 가지 무기로 글을 썼습니다. 화려하고 격정적인 만연체의 문장과 이야기 작법. 소위 스토리 텔링 기법이었습니다. 꽤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껏 80여 종의 신학 서적과 경건 서적 약 22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제 글의 문체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열정은 좋지만 문장이 너무 길고 글의 호흡도 너무 길었습니다. 오늘날 매스 미디어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맞는 문체를 갖고 싶었습니다. 1년 정도 최근 현대 문학과SNS 글들을 읽으면서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문체를 두 가지 익혔습니다. 이 책은 그중 하나를 시용합 것인데, 담백하고 짧은 문장으로 속도감 있게 읽히는 문체입니다. 이런 문체에서는 최소의 수식어로 최대의 정서를 전달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팔복에 관한 여러 시대의 다양한 해석들을 탐구했지만. 논쟁은 최소화하고 공감은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쉽게 읽히도록 썼습니다. 신앙 안에서 참된 행복을 찾는 신자로부터 기독교에서 말하는 행복론을 알고 싶어 하는 불신자까지 염두에 두고 썼습니다.

국민일보 Q4

각 장 끝에 한 장(章)의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요약 정리해 놓으셨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또 각 장 맨 앞에 설교 영상을 볼 수 있는 QR코드가 있는데, 이전에 설교하셨던 건지요

김남준목사

한 장의 글을 읽고 나면 느낌은 있지만, 읽은 내용이 명료하게 정리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별도로 시간을 내서 읽은 부분을 요약하거나 메모하는 것도 그 때문이죠 바쁜 독자들의 그런 수고를 덜어 주기 위해 매장마다 ‘한 눈에 보는 요약’을 두 쪽에 걸쳐 실었습니다.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책은 문학이고, 설교는 기존의 문학 범주로는 분류하기 어려운 독특한 장르입니다. 그래서 설교를 글로 옮긴 원고에서는 내용의 흐름에 대한 정보만을 얻고, 책의 원고는 문학이라는 관점에서 완전히 새롭게 별도의 글쓰기를 하여 작성합니다. 각 장 앞부분에 있는 QR 코드는 여덟 가지 복에 대한 설교로 연결됩니다. 설교로 은혜받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 실은 것입니다.

국민일보 Q5

오늘날 현대인들이 행복에 대해 관심은 많은데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이 팔복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요?

김남준 목사

현대인들이 행복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행복에 대한 견해가 매우 단속적이고 일관성이 없고 파편적이며 자기중심적입니다. 14-16세기 르네상스 시대를 생각해 붙시다. 비록 당시 사상의 스펙트럼이 다양했지만, 아주 극단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제외하고는행복에 관해 최소한 두 가지 합의가 있었습니다. 신 앞에서 보다 순전한 인간이 되는 것과 공동체의 행복에 이바지하는 삶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행복에 대해 논구할 때는 사물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통합하는 지혜. 그리고 실천적인 생활을 함께 탐구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간사에 대한 통합적인 해석을 통해 행복을 탐구했던 것입니다.
르네상스가 바로 좋은 예입니다. 피렌체의 르네상스는 메디치 가문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작업은 마사초,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같은 예술가와 브루넬레스키나 레온 알베르티 같은 건축가, 단테 알리기에리 같은 문학가들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그런 인문 정신의 태동이 이루어지게 한 사람들이 따로 있었습니다. 15세기 피렌체의 세계적인 서적상 베스파시아 노다 비스티치와 수많은 학자들과 필경사, 양피지 제조업자, 제본 세공업자들, 그리고 그 책들을 구매한 부유층의 노력에 힘입은 바 컸습니다.
오늘날의 문제는 행복을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뇌와 진리에 대한 탐구 없이 쉽게 얻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행복을 획득함에 있어서 탈법과 편법이 난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노력들은 대부분 허무와 고통이라는 불행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심지어 교회를 오래 다닌 신자들조차 이런 세속적인 흐름에 휩쓸린 채 살아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행복에 대해 그런 관점을 갖는다면 결코 세상의 소금이나 빛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일보 Q6

'팔복은 그리스도의 성품'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리게네스의 말을 인용하셨는데 그는 어떤 사람인지요?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는 것이 행복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요?

김남준 목사

기독교 역사상 탁월한 천재 가운데 3세기에 활동했던 오리게네스라는 알렉산드리아 학파 고부가 있습니다. 플라톤주의자 암모니우스 삭카스를 사사했지요. 그와 같이 공부한 사람중 한 사람이 그 유명한 신플라톤주의자 플로티노스입니다. 평생 약 2,000권의 책을 썼다고 합니다. 비록 삼위일체에 있어서 종속설에 빠지는 오류를 범했지만 기독교 신학의 토대를 놓는 데 크게 기여 했습니다. 순교하고 싶어 안달할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는데 그가 팔복에 대해 한 해설이 흥미롭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이 이 모든 팔복을 당신 자신 안에서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그것을) 닮기 위하여 우셨으니, 이는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애통하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라고 하셨음이며, 또한 팔복의 기초들을 놓으시기 위함이었다"(Omne igitur beatitudines in semetipso Dominus ostendit. Ad quam similitudinem etiam ilud quod dixerat, Beati flentes, ipse flevit, ut hujus quoque beatitudinis jaceret fundamenta). Origen, Homiliae in Lucam 38, in Patrologia Graeca, Cursus Completus,vol. 13, ed.J. P. Migne (Paris: Excudebatur et venit apud J.P.Migne, 1862), 1897.
그에 의하면 예수님의 팔복에 대한 선언은 자기 인격에 대한 계시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행복은 하나님이 의도하셨던 참사람이 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행복은 그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얻는 기쁨과 만족입니다. 그 모본을 예수께서 자신의 인격과 삶을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그분을 닮아 가는 과정이 곧, 참된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일보 Q7

"꽃길만 걷는 팔복의 사람은 없다." 팔복의 사람이 되면 세상의 박해를 받는다는 내용이 맨 마지막 장에 실려 있습니다. 행복을 말씀하시면서 이야기의 마지막이 '박해받는다.' 라는 내용으로 끝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남준 목사

기독교의 행복론을 말할 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 영원한 천국에서 누릴 행복과 잠세적( 潛世的)인 세상에서 누리는 행복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천국에서는 어떠한 악이나 고통도 없는 '지복직관 행복'(visio beatinica)을 누립니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아직 그런 완전한 행복을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 '십자가'의 표현을 따르자면 주님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이셨습니다. 세상에서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누리셨지만, 그분의 생애는 괴로움과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땅에서 누릴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이 점에 주목하여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꽃길만 걷는 팔복의 사람은 없다."라고 한 것입니다.
어둠이 미워하지 않는 것은 빛이 아니고, 맛없는 것에 환영받는 것은 소금이 아닙니다. 팔복의 사람이 되면 그는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그의 존재는 별처럼 빛나겠지만,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미운 물건이 될 것입니다. 그런 시람들 때문에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세상 에서 하나님 때문에 최고의 행복을 누리며 살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제가 보여 주고 싶은 바로 그 행복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는 것은 행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 거기서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담기 위해 끊 임없는 자기 깨어짐과 지속적인 은혜 안에서자라 가기를 힘써야 합니다.

국민일보 Q8

띄어쓰기 없이 쓰신 15자를 1행으로 한 에필로그 또한 인상 깊습니다. 이렇게 색다른 방식으로 쓰신 이유는 무엇인지요. 그리고 그 시는 어떤 메시지를담고 있는지요.

김남준 목사

문자가 있기 전에 말이 있었고, 문법이 있기 전에 말의 활용(usage)이 먼저 있었습니다. 넓게는 문학적 구성으로부터 좁게는 두운, 요운, 각운으로 이뤄지는 압운(押韻)과 맞춤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규칙 속에서 글쓰기가 이뤄집니다. 그것들은 그런 형식의 틀로 문자를 인식하기로 한 사회적 합의입니다. 띄어쓰기 같은 것도 그렇습니다. 그게 절대적이라고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한국 초기 문학사에서, 이인직의 『혈의 누』같은 작품도 별로 띄어쓰기를 안 했습니다. 그건 그것대로 글을 읽는 묘미가 있습니다. 오히려 읽어 보면 현대의 띄어쓰기한 문장보다 휠씬 마음에 와닿습니다. 띄어쓰기를 죽인 것이 읽는 사람의 정신의 호흡과 더 일치한다고나 할까요?
전에 보았던 팔당호 풍경을 회상하면서한 10분 만에 쓴 시입니다. 필름처럼 지나가는 풍경에 자막을 입히듯 1행 15자로 썼습니다. 써 놓고 보니 들쭉날쭉하지 않고 두부 잘라 놓은 것 같은 본문 모양이 너무 색달라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용도 책의 핵심을 담아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시는 마른 미역 같습니다. 글의 분량은 한 움큼 정도로 적은데 독자가 자기 생각의 물에 담그면 온 식구 먹을 수 있는 한 솥 미역국이 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팔복도 시잖아요?
'깊이 읽는 여덟 가지 복.
저자와의 만남
여덟 가지 질의 응답
• 2023년 1월 27일 국민일보 양민경 기자와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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