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신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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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7:17-24
고전 7:17-24
찬 408장 나 어느 곳에 있든
오늘은 '주 안에서 자유인'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여러분,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지금 내 상황만 달라지면, 내 신앙도 더 잘 될 것 같다는 생각 말입니다. 지금 이 직장만 아니면, 지금 이 관계만 정리되면, 지금 이 건강 문제만 해결되면, 그때는 정말 하나님 앞에 더 온전히 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환경이 바뀌면 내가 바뀔 것이고, 내가 바뀌면 신앙도 달라질 것 같은 느낌 말이지요.
그런데 한 번쯤 돌아보면, 그 환경이 바뀐 다음에도 또 다른 이유가 생겼던 경험이 있지 않으십니까. "이것만 해결되면 됐는데, 이제는 저것이 문제야"라는 식으로 말이지요. 결국 조건이 바뀌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든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오늘 바울이 편지를 쓰던 고린도 교회 안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게 된 성도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의 신분이나 조건을 바꾸어야 신앙도 제대로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대인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할례를 없애려 했고, 이방인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반대로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고린도 인구의 3분의 1이 넘었던 노예들은 자신의 종 된 신분이 신앙의 걸림돌이라고 느꼈을 것입니다. 지금 내 신분과 처지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그 생각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신분을 바꾸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훨씬 더 놀랍고 근본적인 선언을 합니다. 주 안에서 부르심을 받은 자는 종이라도 이미 자유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세상에서 자유인인 자는 이미 그리스도의 종이라는 것입니다.
내 처지가 나를 규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부르신 그분이 나를 규정하십니다. 이 새벽,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나에게 붙여놓은 이름이 아니라, 주님이 나에게 주신 이름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1대지 — 종이라도 주께 속한 자유인이다 (21-22절)
1대지 — 종이라도 주께 속한 자유인이다 (21-22절)
"네가 종으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았느냐 염려하지 말라. 그러나 네가 자유롭게 될 수 있거든 그것을 이용하라. 주 안에서 부르심을 받은 자는 종이라도 주께 속한 자유인이요."
도입에서 우리는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자신의 신분과 조건을 바꾸어야 신앙이 제대로 된다고 생각했던 것을 보았습니다. 특별히 노예로 살아가던 성도들에게 이 문제는 단순한 신학 논쟁이 아니었습니다. 매일의 현실이었습니다. 주인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없고, 내가 원하는 곳에 갈 수도 없는 삶이었습니다. 그런 삶 속에서 "나는 그리스도인이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얼마나 낯설고 모순처럼 느껴졌겠습니까. "나 같은 종이 무슨 하나님의 자녀냐"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바울은 그 마음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21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종으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았느냐, 염려하지 말라." 이 한 마디가 얼마나 큰 말입니까. 지금 네 처지가 종이라는 것, 바울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네 신앙의 장애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염려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22절에서 바울은 그 이유를 선언합니다. "주 안에서 부르심을 받은 자는 종이라도 주께 속한 자유인이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종입니다. 그러나 주 안에서 보면 자유인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위로의 말이 아닙니다. 신분의 재정의입니다. 세상이 나를 종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나를 자유인이라고 부르십니다. 어느 쪽이 진짜 나입니까? 바울은 주님이 부르시는 이름이 진짜라고 말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자유인과 종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누구에게 속해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세상의 종은 사람에게 속해 있습니다. 그러나 주께 속한 자유인은 그 어떤 사람에게도, 그 어떤 환경에도 최종적으로 속하지 않습니다. 오직 주님께만 속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인입니다. 세상이 나를 묶어두려 해도, 내 영혼의 주인은 세상이 아닙니다. 이것이 바울이 말하는 자유의 근거입니다.
여러분, 오늘 새벽 이 말씀이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답답하고 제한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 내가 바꾸고 싶지만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말합니다. 그 자리에서 부르심을 받은 너는, 이미 주께 속한 자유인이라고 말입니다. 오늘 내 처지가 나를 규정하기 전에, 주님이 나를 먼저 규정하셨습니다. 그 이름을 붙들고 오늘 하루를 시작하십시오.
2대지 — 자유인도 그리스도의 종이다 (22-23절)
2대지 — 자유인도 그리스도의 종이다 (22-23절)
"또 그와 같이 자유인으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은 자는 그리스도의 종이니라. 너희는 값으로 사신 것이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
1대지에서 우리는 종이라도 주 안에서는 자유인이라는 놀라운 선언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바로 이어서 정반대의 방향으로 말합니다. 이번에는 자유인을 향해서입니다. 자유인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는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말합니다.
얼핏 들으면 이상하게 들립니다. 자유인인데 종이라니요. 그런데 바울이 여기서 하는 말의 무게를 잘 들어야 합니다. 세상에서 자유인이라는 것은,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그 자유인이 그리스도의 종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자유를 포기한 것처럼 들립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짜 자유가 어디서 오는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유인으로 살던 사람이 그리스도의 종이 된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더 이상 자기 자신의 욕망에 끌려다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더 이상 세상의 기준과 사람들의 눈치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세상에서의 자유인은, 사실은 자기 욕망의 종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자유가, 결국 자기 욕망을 거스를 수 없는 종살이였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종이 된 자는, 그 욕망으로부터 진짜로 자유로워집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종이 되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자유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를 종으로 만드는 것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사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 뒤처지면 안 된다는 두려움,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며 끌려다니는 일상들이 있습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너희는 이미 값으로 사신 것이라고. 그 주인이 따로 계시는데, 왜 사람들의 종이 되어 살아가느냐고 묻습니다. 오늘 하루 나를 움직이는 것이 사람의 기준입니까, 아니면 나를 값으로 사신 그분의 뜻입니까. 그리스도의 종으로 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우리의 삶이 되길 바랍니다.
3대지 — 그 정체성으로 오늘을 살라 (24절)
이제 바울은 그 모든 논증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마무리합니다. 24절입니다. "형제들아 너희는 각각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하나님과 함께 거하라."
이 짧은 한 문장 안에 오늘 본문 전체의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을 자세히 보면, 앞서 20절에서 바울이 한 말과 거의 같습니다. "각 사람은 부르심을 받은 그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 그런데 24절에는 한 가지가 더 붙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과 함께"라는 말입니다. 이것이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부르심 받은 그대로 지내라"는 말만 들으면, 체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냥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고 살라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울이 말하는 것은 그게 아닙니다. "하나님과 함께" 그 자리에 거하라는 것입니다. 내 처지가 그대로라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 자리에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체념과 믿음의 차이입니다. 체념은 혼자 그 자리에 남겨진 것이고, 믿음은 하나님과 함께 그 자리에 서는 것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똑같은 자리입니다. 똑같은 직장, 똑같은 가정, 똑같은 관계입니다. 그런데 혼자 서 있는 자리와 하나님과 함께 서 있는 자리는 전혀 다른 자리가 됩니다. 하나님과 함께 거한다는 것은 그 자리의 의미가 바뀐다는 것입니다. 내가 처한 환경이 바뀌지 않아도, 그 환경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고, 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힘이 달라집니다. 종의 자리에서도 자유인처럼 살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자유인의 자리에서도 그리스도의 종으로 살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님 앞에 나왔습니다. 잠시 후 이 자리를 떠나 각자의 삶의 현장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어떤 분은 버거운 직장으로, 어떤 분은 힘든 관계로, 어떤 분은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 기다리는 자리로 돌아가실 것입니다. 바울은 그 모든 자리를 향해 말합니다. "하나님과 함께 거하라." 오늘 그 자리를 바꾸기 전에, 그 자리에서 하나님과 함께 서는 것이 먼저입니다. 주 안에서 자유인인 나로, 그리스도의 종인 나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기도문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변함없는 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다시금 우리의 정체성을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주께 속한 참 자유인인데, 이것을 잊고 사람의 눈치에 끌려다니며 살아왔다면 다시금 참 자유인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옵소서, 우리는 값으로 사신 그리스도의 종임을 고백합니다. 세상의 기준과 사람의 인정에 흔들리지 않게 하시고, 오직 그리스도의 종으로 참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우리는 오늘 기도를 마친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여전히 때로는 힘겨운 자리, 버거운 자리, 문제들이 기다리는 자리로 돌아가지만, 늘 하나님이 함께 하시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그 자리를 바꾸기 전, 하나님과 늘 동행하며, 오늘도 주안에서 참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감사드리며 살아계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