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13장 23-3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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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너진 자리의 소망

본문: 사무엘하 13장 23-39절

찬송: 300장 내 맘이 낙심되며

오늘은 사무엘하 13장 23-39절 말씀을 가지고 무너진 자리의 소망이란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묵상한다.
암논의 범죄 이후 2년이라는 긴 침묵이 흘렀으나 그 시간은 치유가 아닌 증오의 독이 자라나는 시간이었다. 결국 압살롬의 피의 복수로 다윗의 가문은 또 한 번 무너져 내리지만, 성경은 그 비극의 끝에서 관계를 회복하시려는 하나님의 세밀한 일하심을 조명한다.
23-29절은 '침묵 속에 자라난 미움의 칼'을 말한다.
“23 만 이 년 후에 에브라임 곁 바알하솔에서 압살롬이 양 털을 깎는 일이 있으매 압살롬이 왕의 모든 아들을 청하고... 28 압살롬이 이미 그의 종들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암논을 치라 하거든 그를 죽이라... 한지라”
암논과 다말의 사건 이후 압살롬이 보낸 ‘만 이 년’은 단순히 흐르는 시간이 아니라 복수를 정교하게 기획하는 시간이었다. 양 털을 깎는 축제의 현장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가장 기쁘고 풍성한 추수의 때였으나, 압살롬은 그 자리를 형제를 살육하는 심판의 전장으로 바꾸어버린다. 죄는 이처럼 가장 아름다운 축제의 자리를 가장 잔인한 살육의 현장으로 변질시키는 파괴력이 있다. 다윗의 방관이 낳은 쓴 뿌리가 압살롬의 가슴 속에서 거대한 괴물이 되어 터져 나온 것이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우리의 일상은 항상 기다림의 연속이다. 씨를 뿌리고 열매가 맺어질 때까지 늘 기다리는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우리의 인내는 생명을 살리는 기다림이지만, 압살롬처럼 미움을 키우는 기다림은 결국 나를 죽이는 칼이 된다. 오늘 하루, 우리 안에 해결되지 않은 쓴 뿌리가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미움을 기도로 소화하지 못하고 방치할 때 그것은 반드시 공동체와 내 자신을 무너뜨리는 비수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축복의 소출을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내 영혼에도 미움의 가라지를 걷어내고 용서와 화해의 씨앗을 심는 거룩한 결단이 필요하다.
30-36절은 '처절한 실패와 슬픔 속에 임하는 하나님의 긍휼'을 말한다.
“31 왕이 곧 일어나서 자기의 옷을 찢고 땅에 드러눕고 그의 신하들도 다 옷을 찢고 모셔 선지라... 36 말을 마치자 왕자들이 이르러 소리를 높여 통곡하니 왕과 그의 모든 신하들도 심히 통곡하니라”
모든 아들이 죽었다는 오보와 장자 암논의 전사 소식 앞에 다윗은 땅에 드러누워 처절하게 통곡한다. 다윗의 슬픔은 단순한 상실감을 넘어, 자신의 과거 죄가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유전되어 자녀들이 서로를 죽이는 비극으로 죗값을 치르게 된 것에 대한 찢어지는 후회와 고통임을 알 수 있다. 특히 36절에서 다윗과 왕자들이 소리를 높여 통곡하는 장면은, 인간의 힘으로는 이 무너진 가문을 다시 세울 길이 없음을 직면하고 오직 하나님의 자비만을 구하는 처절한 부르짖음이다. 자신의 무능함을 깨닫고 슬픔의 밑바닥에서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며 우는 것 외에 다윗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감당하기 힘든 비보를 듣거나 인생의 실패 앞에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성도는 그 처절한 눈물의 자리가 바로 하나님의 자비가 시작되는 자리임을 신뢰해야 한다. 나의 죄와 실수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졌을지라도, 땅을 치며 우는 다윗의 통곡을 외면하지 않으셨던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의 눈물도 닦아주실 것을 믿어야 한다. 주변의 시선이나 자괴감에 빠져 오늘 내게 맡겨진 삶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절망의 한복판에서 하나님께 손을 내미는 자에게 주님은 다시 시작할 힘을 주시고 회복의 문을 열어주실 것이다.
37-39절은 '심판 너머에 예비된 회복과 사랑의 갈망'을 말한다.
“39 다윗 왕의 마음이 압살롬을 향하여 간절하니 암논은 이미 죽었으므로 왕이 위로를 받았음이더라
압살롬은 외가인 그술로 도망하여 3년을 머물고, 다윗의 마음은 죽은 암논을 떠나 산 아들 압살롬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기서 ‘위로를 받았다’는 표현은 단순히 슬픔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죽은 자에 대한 감정이 정리되고 산 자를 향한 긍휼과 회복의 갈망이 시작되었음을 뜻한다. 비록 죄로 얼룩진 가문이지만 하나님은 다윗의 마음속에 다시금 사랑의 불씨를 지피신다. 이는 공의와 사랑을 동시에 완성하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미리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의 농사일과 일상도 이와 같다. 작물이 가뭄에 타들어 가도 농부는 다시 하늘을 보며 비를 기다리고, 비바람에 쓰러진 벼를 다시 세우며 내일의 수확을 꿈꾼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의 무너진 잔해 위에서 다시 소망의 집을 지어가시는 분이다. 오늘 하루, 끊어진 관계와 단절된 대화 속에서 회복의 문을 열어주실 주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심판의 칼을 거두시고 사랑의 손길을 내미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우리도 이웃과 지체들을 향해 화해의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우리가 주님의 마음으로 다시 일어설 때, 하나님은 우리 삶에 풍성한 회복의 소출을 허락하실 것이다.
인간의 죄는 가정을 무너뜨리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그 무너진 자리에서 소망을 시작하신다. 우리도 오늘 하루, 미움의 침묵을 깨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참된 안식을 누려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하며 다시 일어설 때, 주님은 우리의 슬픔을 기쁨의 춤으로 바꾸시고 승리의 개선가를 부르게 하실 것이다. 이 신실하신 하나님과 함께 복된 하루를 일구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축원한다.
참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죄로 인해 무너진 다윗 가문의 비극 속에서도 기어이 소망의 불씨를 지피시는 주님의 인자하심을 묵상합니다. 삶의 흉작 앞에 주저앉아 눈물 흘리는 저희를 찾아와 주시옵소서. 인간의 지혜로는 도저히 회복될 수 없을 것 같은 실패의 자리에서, 오직 하나님의 자비가 시작됨을 신뢰하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 도초중앙교회 모든 성도의 아픈 마음을 만져주시옵소서. 땀 흘려 가꾼 밭이 가뭄에 타들어 가듯, 애써 지켜온 가정과 관계가 깨어져 낙심한 영혼들이 있습니다. 다윗이 통곡하며 하나님의 긍휼만을 구했듯이, 우리도 절망의 밑바닥에서 주님의 손을 붙잡게 하옵소서. 주님이 주시는 참된 위로가 우리 가슴마다 흘러넘쳐, 다시 일어설 용기와 내일을 향한 소망을 얻게 하옵소서.
육신의 질병과 외로움으로 병상에 있는 지체들을 찾아가 하늘의 평강으로 안수하여 주시고, 오늘도 무더위 속에서 밭을 일구는 성도들의 발걸음을 지켜 주시옵소서. 무너진 자리마다 소망의 집을 다시 지어가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도 승리하게 하옵소서. 우리 인생의 영원한 소망 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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