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14장 1-1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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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혜의 문을 여는 지혜

본문: 사무엘하 14장 1-11절

찬송: 298장 속죄하신 구세주를

오늘은 사무엘하 14장 1-11절 말씀을 가지고 은혜의 문을 여는 지혜란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묵상한다.
암논의 죽음 이후 3년이라는 긴 단절의 시간 동안 다윗 가문의 시계는 멈춰 있었다. 오늘 본문은 닫힌 관계의 문을 열고 다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요압을 통해 그 도구로 쓰임 받은 드고아 여인의 호소를 통해 우리가 붙잡아야 할 은혜의 원리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1-3절은 막힌 관계의 물꼬를 트는 화해의 지혜를 말한다.
“1 스루야의 아들 요압이 왕의 마음이 압살롬에게향하는 줄 알고 2 드고아에 사람을 보내 거기서 지혜로운 여인 하나를 데려다가...”
다윗은 아들 압살롬을 향한 그리움과 왕으로서 살인자를 정죄해야 하는 사이에서 깊이 갈등한다. 1절에서 왕의 마음이 압살롬을 '향했다'는 표현은 원어 성경에서는 긍정적인 그리움과 부정적인 반대의 의미를 동시에 가지며 이는 당시 다윗의 마음이 우유부단하게 멈춰 있었음을 뜻한다. 요압은 이 마음의 균열을 예리하게 간파하고 예루살렘에서 10km 떨어진 시골 드고아에서 지혜로운 여인을 데려와 다윗의 양심을 깨울 연극을 준비한다. 요압은 다윗이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묻기보다 이성적 판단에 머물러 있음을 알고 제3자인 여인을 통해 왕이 스스로 결단할 명분을 제공한다.
우리의 삶에서도 갈등이 있을 때 필요한 것은 비난이나 강요가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부드럽게 열 수 있는 거룩한 중보자의 지혜이다. 딱딱하게 굳은 땅을 그대로 두면 씨앗을 뿌릴 수도 없고 뿌려도 뿌리를 내릴 수 없듯이 사람의 마음도 지혜로운 말 한마디로 먼저 부드럽게 기경해야 한다.
우리는 내 고집을 관철하기보다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때와 장소 그리고 합당한 언어를 선택하는 영적 민감함을 가져야 한다. 오늘 하루, 나 자신의 감정에만 매몰되지 말고 공동체의 화평을 위해 내가 먼저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화해의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4-7절은 꺼져가는 소망의 불씨를 지키는 생명의 호소를 말한다.
“7 온 족속이 일어나서 당신의 여종 나를 핍박하여 말하기를 그의 동생을 쳐죽인 자를 내놓으라 우리가 그의 동생 죽인 죄를 갚아 그를 죽여 상속자 될 것까지 끊겠노라 하오니 그러한즉 그들이 내게 남아 있는 숯불을 꺼서 내 남편의 이름과 씨를 세상에 남겨두지 아니하겠나이다 하니”
드고아 여인은 두 아들이 싸우다 하나가 죽었으나 온 가문이 율법을 명분 삼아 남은 한 아들마저 죽이려 한다고 호소하며 그 아들을 '남아 있는 숯불'이라 부른다. 불을 피우기 매우 어려웠던 시대에 화로의 불씨를 지키는 것은 가정의 생존과 직결된 절대적인 문제였으며, 이 불씨가 꺼지는 것은 곧 가문의 멸망과 일상의 종말을 의미했다. 여인에게 아들은 단순한 혈육이 아니라 가문의 온기를 이어갈 유일한 생명줄이다. 그녀는 율법적 공의보다 불씨와 같은 아들의 생명을 보존하는 일이 더 시급함을 왕에게 간청한다. 이는 곧 타국에 망명 중인 압살롬의 처지를 대변하는 것이며, 심판보다 회복이 하나님의 본래 마음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도 누군가를 정죄하기보다 그 영혼에 남겨진 마지막 소망의 불꽃을 살리는 일에 마음을 쏟아야 한다. 정의를 세운다는 명목으로 타인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거나 가문의 대를 끊어버리는 행위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공의가 아니다.
우리는 율법의 문자에 갇혀 사람을 매장하기보다 생명을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법을 따라야 한다. 오늘 하루, 내 주변에 낙심하여 꺼져가는 불씨와 같은 영혼이 누구인지 살피고 그들이 다시 타오를 수 있도록 위로와 격려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
8-11절은 정죄를 넘어 자비를 선포하는 왕의 결단을 말한다.
“11 여인이 이르되 청하건대 왕은 왕의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사 원수 갚는 자가 더 죽이지 못하게 하옵소서 내 아들을 죽일까 두렵나이다 하니 왕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네 아들의 하니라”
다윗은 여인의 간곡한 사연을 듣고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며 보호를 약속한다. 다윗은 이 판결을 통해 피의 복수보다 사랑과 용서의 가치가 더 중대함을 스스로 선포하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자신을 옭아매는 거부할 수 없는 자비의 판례가 된다. 비록 인간의 계략에 의한 반응이었으나 하나님은 이를 통해 다윗이 스스로 압살롬을 향해 은혜의 문을 열도록 섭리하신다. 다윗이 "머리카락 하나도 떨어지지 않게 하리라"고 선언한 순간 3년 동안 굳게 닫혀 있던 다윗의 마음에는 정죄가 아닌 용납의 빛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우리는 내 기준의 정의를 관철하기보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회복의 방책을 바라보며 화해의 첫발을 내디디는 결단이 필요하다. 내가 먼저 용서하기로 결심할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을 덮고 있는 어둠의 그림자가 물러가고 평화가 찾아온다.
신앙의 본질은 잘못을 캐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오늘 하루, 나를 향해 끝없는 자비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우리도 이웃을 향해 조건 없는 자비를 선포하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다윗이 압살롬을 용서하기로 결단한 것처럼 우리도 정죄의 눈을 거두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서로를 용납해야 한다. 우리가 주님의 지혜로 닫힌 문을 열 때 하나님은 우리 가정과 공동체 위에 풍성한 회복의 소출을 허락하실 것이다. 이 신실하신 하나님과 함께 진정한 평화를 일구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축원한다.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다윗 집을 회복시켜주시기 위해 드고아의 여인을 통해 닫힌 은혜의 문을 여시는 주님의 세밀한 간섭하심을 찬양합니다. 우리가 인생의 길을 걷다 보면 죄와 갈등으로 인해 관계가 끊어지고, 소망의 불씨가 희미해져 낙심할 때가 많음을 고백합니다. 오늘 이 새벽, '남아 있는 숯불'마저 꺼질까 두려워하며 왕 앞에 엎드렸던 그 여인의 절박함이 바로 우리의 고백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 도초중앙교회 성도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여 주시옵소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가정의 문제와 깨어진 관계 속에 있는 성도들에게 화해의 지혜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딱딱하게 굳은 땅을 기경하여 씨앗을 심듯, 우리 마음에 돋아난 미움과 정죄의 가라지를 걷어내 주시고 주님이 주시는 용서의 단비를 내려 주시옵소서. "그의 머리카락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라" 약속하신 주님의 보호하심이 오늘 우리 성도들의 가정과 자녀들 위에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땀 흘려 일구는 우리 성도들의 농사일 위에 풍성한 회복의 소출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수고하는 육신의 강건함을 지켜주시고, 병상에서 외롭게 투쟁하며 소망의 불씨를 붙들고 있는 지체들을 주님의 강한 손으로 안수하여 고쳐 주시옵소서. 우리가 오늘 하루를 살아갈 때, 정죄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자비로운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하시고, 꺼져가는 소망을 다시 꽃피우는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 인생의 영원한 중보자 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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