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신실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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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느헤미야 12장 1-26절
[서론: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거룩한 이어달리기]
[서론: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거룩한 이어달리기]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여러분의 영혼과 삶의 자리에 가득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올림픽에서 ‘400m 계주’ 경기는 아무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가 한 명 포함되어 있어도 결코 우승할 수 없습니다. 네 명의 주자가 각자의 구역에서 최선을 다해 달려야 하고, 무엇보다 앞선 주자가 다음 주자의 손에 ‘바톤(Baton)’을 정확하고 신실하게 넘겨주어야만 승리하는 경기입니다. 중간에 누군가 바톤을 떨어뜨리거나 자기 자리를 이탈한다면 그 팀의 경기는 그것으로 끝이 납니다.
오늘 본문인 느헤미야 12장 1-26절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다소 지루해 보이는 수많은 제사장과 레위인들의 이름 명단입니다. 그러나 이 명단은 단순한 이름의 나열이 아닙니다. 바벨론 포로기라는 70년의 어둠을 뚫고, 주전 538년 스룹바벨과 함께 1차로 귀환했던 신앙의 선배들로부터 약 100년이 지난 느헤미야 시대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언약과 예배의 바톤이 어떻게 세대를 넘어 신실하게 전달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거룩한 이어달리기 기록장’입니다.
이 명단을 통해 우리를 각자의 자리에 부르신 하나님의 신실하신 뜻을 깨닫고, 우리의 가문과 공동체를 통해 다음 세대를 세워가시는 회복의 역사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대지 1: 명단 속에 흐르는 하나님의 신실한 기억]
[대지 1: 명단 속에 흐르는 하나님의 신실한 기억]
본문 1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예수아와 함께 돌아온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은 이러하니라” 여기에 기록된 이들은 느헤미야와 함께 성벽을 쌓았던 당대의 인물들이 아닙니다. 이들은 무려 100년 전, 폐허가 된 예루살렘 땅에 첫발을 디디며 눈물로 성전의 기초를 놓았던 신앙의 1세대 선조들입니다. 성벽 공사가 완성되는 영광의 순간에, 하나님은 옛날 묵묵히 헌신했던 이들의 이름을 가장 먼저 소환하여 성경에 새겨 넣으십니다.
[간단한 일상 예화]
시계 장인은 화려한 시계 외벽보다, 시계 내부에 숨겨져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작은 나사와 톱니바퀴 하나하나를 더 정확히 기억하고 소중히 다룹니다. 그 작은 부품 하나가 제 자리를 지켜주어야 시계가 정확한 시간을 가리키며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 이야기와 예수님의 말씀]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관점처럼 성벽을 완성한 느헤미야라는 화려한 영웅에게만 주목하지 않으셨습니다. 100년 전 거친 광야에서 보이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묵묵히 예배의 자리를 지켰던 무명의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의 이름을 단 하나도 잊지 않고 계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10장 29-30절에서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천부의 주권을 선포하시며,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세밀하신 신실함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인간은 자기 머리털이 몇 개인지 알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소중했던 기억도 잊어버리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은 주를 향한 성도의 작은 신음과 보이지 않는 헌신을 그 머리털까지 세시는 정교한 신실함으로 기억하십니다.
또한 요한복음 10장 3절에서는 선한 목자 되신 주님이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고 하셨습니다. 목자가 양 떼를 그저 하나의 무리로 뭉뚱그려 보지 않고 그 성격과 아픔을 아시며 이름을 각각 부르시듯, 하나님은 여러분 한 사람의 이름을 정확히 아시고 소중히 기억하십니다. 개혁주의 신앙은 이 하나님의 철저한 주권과 신실하심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삶의 자리에서 눈물 흘릴지라도, 하나님이 나를 기억하신다는 이 신실하심을 믿을 때 우리의 영혼은 참된 안식을 누리게 됩니다.
[대지 2: 다음 세대를 세우기 위해 대를 잇는 은혜]
[대지 2: 다음 세대를 세우기 위해 대를 잇는 은혜]
본문 10절과 11절을 보면 대제사장들의 족보가 등장합니다. “예수아는 요야킴을 낳고 요야킴은 엘리아십을 낳고 엘리아십은 요야다를 낳고 요야다는 요나단을 낳고 요나단은 얏두아를 낳았느니라” 예수아부터 얏두아까지 무려 6대에 걸친 대제사장 가문의 이름이 중단 없이 이어집니다. 하나님은 한 세대의 부흥으로 만족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 신앙의 유산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기를 원하시는 신실한 언약의 하나님이십니다. 1차 귀환자들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느헤미야 시대의 성벽 재건과 신앙 재건의 주역으로 쓰임 받았습니다.
[간단한 일상 예화]
마을 어귀에 수백 년 동안 거대한 그늘을 드리우고 서 있는 느티나무는, 자기가 살아생전에는 이 나무의 거대한 그늘을 누리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다음 세대를 바라보며 묵묵히 씨앗을 심고 물을 주었던 어느 노인의 손길이 있었기에 존재합니다.
[성경 이야기와 예수님의 말씀]
구약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이 한 사람을 부르실 때 늘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셨습니까? "나는 네 조상의 하나님이니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겁의 하나님이니라" (출 3:6). 하나님은 단 한 세대와의 계약으로 끝내시는 분이 아니라,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을 이삭에게 신실하게 이어가시고, 이삭의 믿음을 야곱의 세대까지 끊어지지 않게 전수하시는 세대의 하나님이십니다.
사도 바울 역시 영적 아들 디모데를 바라보며 그의 안에 흐르는 대를 이은 신앙의 아름다움을 깊이 묵상하며 이렇게 격려했습니다.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 (딤후 1:5). 바울은 디모데라는 청년 한 사람의 유능함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그의 외조모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로부터 바톤터치 되어 내려온 '거짓 없는 믿음의 정체성'을 보았습니다.
이스라엘 공동체가 포로기의 잿더미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회복의 비결은, 선조들이 대를 이어 하나님의 말씀과 예배의 바톤을 자녀들에게 전수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내가 심는 신앙의 씨앗은 나 한 사람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자녀들과 이 땅의 ‘다음 세대’를 세우기 위한 하나님의 신실하신 계획입니다. 우리가 다음 세대 청년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위대한 유산은 세상의 재물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도 예배를 포기하지 않았던 기도의 흔적, 하나님만을 경외했던 진실한 영혼의 유산입니다.
[대지 3: 구속사의 완성을 향한 하나님의 신실한 부르심]
[대지 3: 구속사의 완성을 향한 하나님의 신실한 부르심]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이토록 끈질기게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의 계보를 끊어지지 않게 보호하시고 신실하게 이어오셨을까요? 단지 예루살렘이라는 성벽 건물을 유지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이 명단이 끊어지지 않고 흘러가야만 하는 궁극적인 구속사적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제사장들의 계보의 끝에서, 인류의 영원하고 완전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십자가 복음]
인간 제사장들은 연약하여 대를 이어야 했고 결국 죽음으로 그 직무가 끝나버렸지만, 예수님은 단번에 자기 몸을 제물로 드리심으로 우리를 위한 영원한 속죄를 완성하셨습니다. 히브리서 3장 5-6절은 그리스도에 대해 이렇게 선포합니다. “모세는 장래에 말할 것을 증언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온 집에서 종으로서 신실하였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집을 맡은 아들로서 그와 같이 신실하셨으니”
우리는 아담 이후로 끊임없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사탄의 유혹 앞에 믿음의 바톤을 떨어뜨리고 방황하던 인생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신실하셨기에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어 깨어진 언약의 바톤을 친히 쥐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라는 가장 처절하고 불편한 자리에서 물과 피를 쏟으시며 하나님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셨고, 마침내 "내가 다 이루었다"라며 구속사의 완벽한 승리를 우리에게 넘겨주셨습니다.
그 예수님께서 오늘 저와 여러분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내가 내 생명을 다해 신실하게 너를 구원하였으니, 이제 너도 네게 맡겨진 영적 제사장의 자리를 지켜 다음 세대에게 이 생명의 복음을 전해 주어라." 우리가 오늘 찬양 대원으로, 교사로, 혹은 보이지 않는 일상의 자리에서 땀 흘리는 이유는, 우리를 거룩한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르신 주님의 신실하심이 우리를 통해 다음 세대로 흘러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 신실하신 하나님 손에 나의 바톤을 맡기십시오]
[결론: 신실하신 하나님 손에 나의 바톤을 맡기십시오]
말씀을 맺겠습니다. 느헤미야 12장의 명단은 사실 "내가 너희를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 내가 나의 교회를 반드시 회복시키며, 너희 후손들을 통해 내 나라를 이어가겠다"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의 증거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서 있는 자리가 외롭고 황량한 광야처럼 느껴지십니까?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이 여러분의 이름을 기억하시고 여러분의 발걸음을 붙들고 계십니다. 나 한 사람의 안위와 편안함을 구하는 얄팍한 신앙을 십자가 앞에 못 박고, 나를 이 자리에 부르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신뢰하며 내게 주신 사명의 바톤을 굳게 쥐십시오. 그리고 그 바톤을 우리 사랑하는 자녀들과 다음 세대 청년들의 손에 거룩한 믿음의 유산으로 아름답게 넘겨주는 믿음의 주자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다 함께 합심하여 기도하겠습니다]
세대를 넘어 신실하게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거룩한 제사장의 자리에 부르셨사오니 내게 맡겨진 믿음의 바톤을 다음 세대를 위해 끝까지 굳게 쥐게 하옵소서. 우리의 작은 헌신을 통해 다음 세대 영혼들이 주님의 일꾼으로 든든히 세워지게 하옵소서. 영원한 대제사장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