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마지막 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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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마지막 간구

본문: 요한복음 17장 20-26절

찬송: 364장

말씀의 문을 열며

세상의 수많은 모임과 세상적인 조직은 저마다의 뚜렷한 목적과 이익을 따라 형성됩니다. 이익이 일치할 때는 아무리 거친 비바람이 불어도 단단하게 결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에게 돌아올 유익이 조금이라도 사라지는 순간 한없이 모래성처럼 허망하게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안위와 편의를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에, 손해가 발생하는 순간 서로의 손을 아주 쉽게 놓아버립니다. 이것이 인간이 만든 세상적인 관계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입니다. 우리는 아주 손쉽게 사랑을 말하고 연합을 외치지만, 정작 나의 이익이 침해당하는 실존적인 순간에는 그 부서지기 쉬운 사랑의 민낯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피로 값 주고 이 땅에 남겨두신 우리 교회 공동체는 세상의 이익 집단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하늘의 원리로 호흡해야 합니다. 교회는 인간의 인위적인 조건이나 혈육의 정, 혹은 세상적인 이해관계로 묶인 조직이 결코 아닙니다.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신비로운 부르심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 안에서 한 몸으로 지어져 가는 거룩하고 초월적인 신앙 공동체입니다. 세상의 모임은 이익을 위해 모이지만,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영광과 이웃을 향한 거룩한 헌신을 위해 존재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마주한 본문 말씀은 모진 고난과 십자가의 잔인한 죽음을 바로 몇 시간 앞두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남겨질 제자들과 장차 그들의 선포를 통해 세워질 미래의 교회를 마음에 품고 흘리신 뜨거운 대제사장적 기도의 마지막입니다. 주님의 눈물의 간구를 들으며, 오늘 우리 공동체가 회복해야 할 참된 정체성과 사명을 함께 발견하고자 합니다.

중보 기도의 자리를 지키기

오늘 본문 20절에서 주님께서는 "내가 비옵는 것은 이 사람들만 위함이 아니요 또 그들의 말로 말미암아 나를 믿는 사람들도 위함이니"라고 친히 간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2천 년 전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에 이미 시공간을 초월하여 오늘 이곳에 모여 예배하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마음에 깊이 새기시고 구체적으로 중보하셨습니다. 주님의 그 완전하고도 멈추지 않는 중보 기도가 있었기에, 우리는 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 영원한 생명의 빛으로 걸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구원과 신앙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오직 주님의 피 흘리심과 그 눈물의 기도가 일구어낸 은혜의 결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공동체가 감당하는 모든 사역과 봉사는 나 자신의 열심이나 신앙적인 성취를 자랑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내 수고와 노력을 남들에게 칭찬받기 원하는 마음은 주님의 완벽한 중보의 은혜를 가리는 영적 교만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헌신은 오직 우리를 위해 지금도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끊임없이 간구하시는 예수님의 완벽한 중보에 감사함으로 응답하는 겸손한 엎드림이어야 마땅합니다. 내가 일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기도가 나를 일하게 하십니다.
우리가 일상의 삶 속에서 가져야 할 가장 첫 번째 신앙의 변화는 바로 이 중보 기도의 자리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농사일의 고단한 일과 속에서 매일 밭을 일구고 고개를 넘나들며 이웃과 살아가다 보면, 정작 내 몸이 지쳐 서로의 영적 형편을 깊이 보지 못하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이 말씀으로 새롭게 변화되어 하나님을 바라볼 때, 그것은 영적인 습관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내 몸의 고단함을 넘어, 몸이 아파 병상에 외로이 누워 계시는 성도님들을 마음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삶의 무거운 짐으로 인해 마음이 무너져 예배의 제단에 나오지 못하는 이웃들의 쓸쓸한 어깨를 기도로 감싸 안아야 합니다. 그 연약한 성도님들을 향해 기도로 하나되는 영적인 연대의 손길을 뻗어주어야 합니다.
골방에서 지체들을 위해 무릎을 꿇는 서로 기도하는 습관은, 마침내 서로를 돌보는 구체적인 사랑의 행동을 낳고, 그 행동이 거듭될 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은 아름다운 성품을 소유하게 됩니다. 이 거룩한 성품을 지닌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가치 있게 사용하시는 온전한 믿음의 실력을 갖춘 사람입니다. 우리가 새벽이든 언제나 서로의 이름을 아픔으로 부르며 눈물 흘리는 서로 중보 기도를 거듭할 때, 우리 공동체 내부에 남아 있던 모든 앙금과 깊은 상처들은 깨끗하게 녹아내립니다. 기도로 지체를 가슴에 품은 사람은 그 지체를 향해 함부로 판단의 칼날을 세울 수 없으며, 상대를 정죄하기보다 먼저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도의 습관이 우리 공동체의 삶의 양식으로 굳건히 자리 잡을 때, 우리는 마침내 주님의 사랑을 세상에 증명하는 참된 중보적 공동체로 우뚝 서게 됩니다.

거룩한 일치의 추구

예수님께서는 오늘 본문 23절을 통해 "곧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은"이라고 뜨겁게 기도하셨습니다. 성경이 선포하는 이 거룩한 하나 됨은 단순히 인간적인 친밀함이나 동정심을 기반으로 삼지 않으며, 교리적 타협을 통해 이루어지는 추상적인 화합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사도들을 통해 온전하게 전수된 '복음의 절대적인 진리에 대한 철저한 순종과 죄로부터 구별되는 순결의 일치'에서 비롯되는 세상이 이해하지 못하는 영적 결합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온전한 거룩함과 사랑 안에서 완벽한 하나를 이루시는 것처럼, 우리 역시 세상의 타락한 가치관에서 벗어나 순결함을 끝까지 지켜낼 때 비로소 거룩한 연합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과 철저히 구별된 거룩함진리 안에서 일치된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불신으로 가득 찬 세상은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살아 계심을 믿게 됩니다. 죄로 물든 어둠의 세상은 성도들이 삶으로 보여주는 정결한 행실과 거짓 없는 사랑의 하나 됨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 거룩함과 연합이야말로, 세상의 그 어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복음의 증거가 됩니다. 우리가 죄와 타협하는 순간 세상에 비추어야 할 복음의 빛은 어두워지고, 세상은 더 이상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지 못합니다.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속에서, 거룩한 일치는 아주 구체적이고 작은 변화들을 통해 일어납니다. 마을 안에서 밀접하게 부딪히며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사소한 오해와 서운함으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작은 갈등이 깊어져 마음이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갈등이 생기면 이웃을 쉽게 비방하고 미움의 벽을 높이 쌓아가지만, 예수의 마음을 품은 우리는 그렇게 행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나의 상한 자존심을 먼저 내려놓고 이웃의 부족한 모습을 말없이 사랑으로 감싸 안아주는 보이지 않는 양보의 영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서로의 허물을 들추어 상처를 주기보다, 그리스도께서 나의 허물을 십자가에서 완전히 덮어주셨던 것처럼 이웃을 용서하고 정결한 언어로 축복하는 삶이 바로 교회의 거룩함을 지키는 영적 싸움입니다. 주님의 말씀으로 우리의 생각이 바뀌고, 사랑의 행동이 날마다 거듭나 그리스도의 성품으로 드러날 때, 침체되어 가던 지역 사회는 우리 교회를 향해 눈을 돌리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서 역사하시는 참되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부인할 수 없이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오늘날 많은 교회가 직면한 가장 뼈아픈 현실은 세상의 이익 집단과 다를 바 없이 갈등하고 분열하는 세속화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중앙교회 공동체는 결코 세상에 속한 연약한 조직이 아니며, 세상 속에 거하되 세상의 방식을 뛰어넘는 거룩하고 초월적인 예수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주님께서는 지금도 보좌 우편에서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하나 되기를 눈물로 기도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이제 서로를 향한 차가운 정죄와 판단의 시선을 완전히 멈추고, 세상과 구별된 거룩함과 온전한 용서로 말씀 위에 든든히 서야 합니다. 새벽마다 골방에서 지체들의 이름을 눈물로 불러주며 서로의 영혼을 품는 상호 중보 기도의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말씀으로 변화된 우리의 삶이 이웃을 향한 사랑의 헌신으로 나타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를 통해 이 지역을 살리는 놀라운 소망의 역사를 허락하실 것입니다.
이 거룩한 일치와 중보의 기도를 통해,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기도의 능력으로 참된 소망을 누려가는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거둠의 기도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어 주시고, 주님께서 십자가를 앞에 두신 그 아프고 간절한 순간에도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우리를 위해 눈물로 중보해 주셨으니 그 크신 사랑과 은혜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그동안 세상의 이기적인 가치관과 똑같이 행동하며, 나의 조그마한 이익과 편의를 따라 이웃을 시기하고 정죄했던 어리석음을 이 시간 주님 앞에 자복하며 눈물로 회개합니다. 교회가 세상과 다를 바 없는 이익 집단처럼 변해가는 이 메마른 시대 속에서, 우리 중앙교회가 '세상 속에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은' 거룩하고 초월적인 정체성을 온전히 회복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인위적인 타협이나 겉으로만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통합이 아니라, 우리 모든 성도의 도덕적인 순결함과 온전한 사랑의 연합을 통해 세상이 결코 반박할 수 없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진리를 우리 삶으로 뚜렷하게 증명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우리 온 공동체가 서로를 따뜻하게 기도로 품어 안는 상호 중보적 기도의 삶을 매일의 일상 속에서 살아내기를 소망합니다. 내 곁의 지체를 내 몸과 같이 진심으로 사랑하게 하시고, 아픔을 겪는 이웃의 이름을 새벽마다 가슴에 깊이 품고 눈물로 기도하는 신실한 중보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의 크고 작은 모든 사역과 봉사가 내 개인의 자랑이나 성취가 되지 않게 하시고, 오직 우리를 위해 지금도 보좌 우편에서 친히 간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에 감사함으로 반응하는 겸손한 동역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성령의 권능으로 우리 공동체를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단단하게 묶어 주시고, 주님이 원하시는 그 온전한 연합의 기쁨을 함께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끝까지 가슴에 품고 중보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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