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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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문

[도입]
성도 여러분, 1727년 독일의 작은 마을 헤른후트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이곳은 진젠도르프 백작이 박해를 피해 온 신앙 난민들에게 내어준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모인 사람들이 너무 제각각이었습니다. 모라비안, 루터교인, 개혁교인, 재침례교인이 한데 모이니까, 예정론이다 세례다 거룩함이다 하면서 서로 비판하고 갈라졌습니다. 공동체가 무너지기 직전이었어요.
그때 진젠도르프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권면했습니다. 그래서 1727년 5월 12일, 온 공동체가 "서로 다른 점 말고 같은 점을 붙들자"는 약속에 서명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8월 13일, 그들이 함께 성찬상 앞에 나아갔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갈라졌던 마음이 하나로 녹아내렸습니다. 이날이 모라비안 교회의 '영적 생일'로 기록됐고, 이 작은 공동체가 100년 기도와 세계 선교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갈라진 사람들을 하나로 묶은 곳, 그곳이 바로 주님의 식탁이었습니다.
[본문 해석]
그런데 오늘 본문의 고린도교회는 정반대였습니다. 17절을 보세요. 바울이 "너희의 모임이 유익이 못되고 도리어 해롭다"고 말합니다. 모이면 모일수록 더 나빠졌다는 거예요. 왜 그랬을까요? 21절입니다. "각각 자기의 만찬을 먼저 갖다 먹으므로 어떤 사람은 시장하고 어떤 사람은 취함이라."
당시 주의 만찬은 다 같이 음식을 나누는 저녁 식사와 함께 드려졌습니다. 그런데 형편이 넉넉한 사람은 일찍 와서 먼저 배불리 먹고 취하기까지 했고, 종이나 가난한 일꾼은 늦게 와서 굶었습니다. 세상의 신분 질서를 교회 식탁에 그대로 끌고 들어온 거예요.
여기서 바울이 쓴 두 단어를 꼭 기억하십시오. 20절의 "주의 만찬", 그리고 21절의 "자기의 만찬"입니다. '주님의' 식탁이 '내' 식탁으로 변해 버린 것, 이게 바로 죄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22절에서 바울이 이렇게 책망합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교회를 업신여기고 빈궁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느냐."
그러고는 23절부터 성찬의 본래 의미를 다시 새겨 줍니다.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성찬은 "너희를 위한"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 죽으심으로 한 몸 된 사람들이 식탁에서 서로를 짓밟는다면, 그건 십자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인 거예요.
그래서 27절이 중요합니다.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 여기서 '합당하지 않게'라는 말, 오해하기 쉽습니다. 이건 사람의 자격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헬라어로 보면 부사입니다. "합당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합당하지 않은 방식으로"라는 뜻이에요. 칼빈도 분명히 말합니다. 이 구절은 완전한 사람만 오라는 뜻이 결코 아니라고요. 문제는 곁에 있는 형제를 무시하는 그 태도입니다. 그래서 29절이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라고 말하는 겁니다. 떡이 가리키는 그리스도의 몸도 못 알아보고, 함께 먹는 형제도 그리스도의 몸으로 못 알아본다는 거예요.
[핵심 메시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의 식탁은 나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 되는 자리입니다.
[적용 1]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첫째, 곁에서 굶주리는 형제를 알아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시장하고 어떤 사람은 취하더라." 이 모습이 오늘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2022년 한 해에 급식 지원을 받은 결식 우려 아동이 28만 명을 넘습니다. 주님의 식탁에서 "너를 위한 내 몸"을 받아먹은 사람이라면, 가정에서, 교회에서, 일터에서, 곁의 굶주린 한 사람을 가장 먼저 알아봐야 합니다.
[적용 2]
둘째, 식탁에 앉기 전에 먼저 나를 살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28절,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런데 우리 시대는 점점 혼자 먹는 시대가 되어 갑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점심과 저녁을 혼자 먹는 사람이 네 명 중 한 명이에요. 세상은 점점 혼자 먹습니다. 바울은 분열과 서운함을 그대로 안고 식탁에 앉지 말고, 먼저 화해하고 나아가라고 말합니다. 교회는 누구도 혼자 두지 않는, 단 하나의 식탁이 되어야 합니다.
[결론 — 복음]
성도 여러분,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하나 될 수 있을까요? 한 떡을 보십시오. 찢어진 떡,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한 잔을 보십시오. 쏟아진 피, 그분의 새 언약입니다. 갈라져 마땅한 죄인들을, 주님이 자기 몸을 찢어 한 몸으로 묶으셨습니다. 그러니 기억하십시오. 주의 식탁은 나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 되는 자리입니다. 찢기신 그 몸 앞에서, 오늘 우리도 한 몸으로 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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