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오늘 김대건 신부님 축일입니다. 김대건 신부님 이야기를 하면 좋겠습니다. 김대건 신부님께서 활동하시고 순교하셨던 그 당시의 시대를 생각해봅시다. 당시 조선의 왕은 헌종이었습니다. 헌종 전의 왕이 순조, 헌종 다음 왕이 철종입니다. 순조, 헌종, 철종 때를 세도 정치 시기라고 합니다. 왕이 통치를 하는 게 아니라, 왕의 외가 친척들이 더 힘이 세서 왕을 쥐락펴락하는 그런 시기이죠. 이 양반네들은 백성들의 삶을 더 신경쓰기 보다는 자기의 이익을 챙기기에 더 바빴습니다.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반대로 양반귀족들은 더 부유해지는 그런 때였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천주교가 나타나서,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귀하고 평등하다는 것을 말했으니, 당연히 양반들 눈에는 눈엣가시였지요. 양반들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게, 유교에 기반을 둔 신분 질서인데, 이것을 뒤집어 버리니까, 양반들은 천주교를 없애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박해가 일어난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천주교를 믿으면, 신앙을 가지면 세상과 충돌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옛날 박해 때만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삶 속에서 그럴 때가 있습니다. 세상은 뭐라고 합니까, 더 나의 이익을 챙기고,,, 갈등이 생기면 싸워서 이기거나,,, 그런 관계를 피하면 된다고 하지요. 신앙은 아닙니다. 먼저 용서하고, 먼저 희생하고, 내가 손해보는 것 같아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내가 잘나서가 아니지요. 하느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진정한 행복으로 이끌어 주신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김대건 신부님도 그걸 알았어요. 김대건 신부님께서 편지를 많이 쓰셨는데, 감옥에 갇혀서 순교하기 직전에 쓰신 편지가 있습니다. 그걸 읽어 드리면서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세상 온갖 일이 주님의 명령 아닌 것이 없고, 주님의 상벌 아닌 것이 없다. 그러므로 이런 환난도 또한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바이니, 너희는 감수하고 인내하여 주님을 위하고 오직 주님께 슬피 빌어 빨리 평안함을 주시기를 기다려라. [...] 부디 서러워 말고 큰 사랑을 이루어, 한 몸같이 주님을 섬기다가 죽음 이후에 한가지로 영원히 하느님 대전에 만나 길이 누리기를 천만 천만 바란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