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오늘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뽑으십니다. 이 제자들을 자세히 바라보면 참 가관입니다. 일단 대부분의 제자들은 아주 평범한 사람이고, 또 육체노동자였습니다. 그 당시 선생이라 할 수 있는 랍비가 어떻게 제자들을 뽑았냐 하면, 그 마을에서 좀 똑똑한 애들, 똘똘한 애들을 골라서 자기 제자로 두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러지 않으시고, 나이도 많고, 똑똑하지도 않고, 평생 어부일을 하면서 살았던 그런 사람들을 뽑으십니다.
또 제자들을 가만히 보면 열혈당원 시몬이 있고, 세리 출신 마태오도 있습니다. 열혈당원이라는 것은 당시 로마 제국의 지배에 무력으로 저항했던 사람입니다. 반대로 세리는 로마 제국과 협력해서 세금을 거둬들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로 치자면 일제강점기에 세리는 친일파이고, 열혈당원은 무장 독립투사이지요. 그러니까 당연히 사이가 좋을 리가 없습니다. 서로를 원수 대하듯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당신의 제자로 뽑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선생님이십니다. 그것도 아주 자비롭고 온유한 선생님이십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잘못하고, 잘 모르고, 서로 싸우는 일이 있어도 쉽게 혼내지 않으십니다. 천천히 하늘 나라 복음을 말씀해 주시고, 제자들이 스스로 변화할 수 있게 시간을 주십니다. 무엇보다 십자가와 부활로 하느님의 끝없는 사랑을 알려주십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한 제자들이 스스로 변화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쳐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사도가 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처럼 온유한 선생님이십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곁에서 그분의 가르침을 들읍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