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병거는 무너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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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모세의 장인 호밥의 자손 중 겐 사람 헤벨이 자기 족속을 떠나 게데스에 가까운 사아난님 상수리나무 곁에 이르러 장막을 쳤더라
12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이 다볼 산에 오른 것을 사람들이 시스라에게 알리매
13 시스라가 모든 병거 곧 철 병거 구백 대와 자기와 함께 있는 모든 백성을 하로셋학고임에서부터 기손 강으로 모은지라
14 드보라가 바락에게 이르되 일어나라 이는 여호와께서 시스라를 네 손에 넘겨 주신 날이라 여호와께서 너에 앞서 나가지 아니하시느냐 하는지라 이에 바락이 만 명을 거느리고 다볼 산에서 내려가니
15 여호와께서 바락 앞에서 시스라와 그의 모든 병거와 그의 온 군대를 칼날로 혼란에 빠지게 하시매 시스라가 병거에서 내려 걸어서 도망한지라
16 바락이 그의 병거들과 군대를 추격하여 하로셋학고임에 이르니 시스라의 온 군대가 다 칼에 엎드러졌고 한 사람도 남은 자가 없었더라
17 시스라가 걸어서 도망하여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의 장막에 이르렀으니 이는 하솔 왕 야빈과 겐 사람 헤벨의 집 사이에는 화평이 있음이라
18 야엘이 나가 시스라를 영접하며 그에게 말하되 나의 주여 들어오소서 내게로 들어오시고 두려워하지 마소서 하매 그가 그 장막에 들어가니 야엘이 이불로 그를 덮으니라
19 시스라가 그에게 말하되 청하노니 내게 물을 조금 마시게 하라 내가 목이 마르다 하매 우유 부대를 열어 그에게 마시게 하고 그를 덮으니
20 그가 또 이르되 장막 문에 섰다가 만일 사람이 와서 네게 묻기를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느냐 하거든 너는 없다 하라 하고
21 그가 깊이 잠드니 헤벨의 아내 야엘이 장막 말뚝을 가지고 손에 방망이를 들고 그에게로 가만히 가서 말뚝을 그의 관자놀이에 박으매 말뚝이 꿰뚫고 땅에 박히니 그가 기절하여 죽으니라
22 바락이 시스라를 추격할 때에 야엘이 나가서 그를 맞아 그에게 이르되 오라 네가 찾는 그 사람을 내가 네게 보이리라 하매 바락이 그에게 들어가 보니 시스라가 엎드러져 죽었고 말뚝이 그의 관자놀이에 박혔더라
23 이와 같이 이 날에 하나님이 가나안 왕 야빈을 이스라엘 자손 앞에 굴복하게 하신지라
24 이스라엘 자손의 손이 가나안 왕 야빈을 점점 더 눌러서 마침내 가나안 왕 야빈을 진멸하였더라
1588년, 유럽 최강의 함대가 바다를 덮었습니다. 스페인의 '무적함대'였습니다. 130여 척의 배와 수만 명의 군사를 실은 이 함대는 개신교 국가 영국을 굴복시키기 위해 출항했습니다. 누가 봐도 승부는 결정된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거센 폭풍이 함대를 흩어 놓았고, 배들은 스코틀랜드 해안을 돌다가 부서졌습니다. 절반만 겨우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놀라운 승리 이후, 영국에서는 기념 메달이 만들어졌는데, 거기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졌습니다. "하나님이 부시니 그들이 흩어졌다." 사람의 계산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던 싸움이, 하나님의 손에서 뒤집혔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똑같은 반전이 일어납니다. 함께 사사기 4장을 봅니다.
무대에는 철 병거 구백 대가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 무기, 오늘로 치면 탱크 부대입니다. 이 병거를 몰고 이스라엘을 이십 년간 억눌러 온 사람이 군대 장관 시스라입니다. 반면 이스라엘에게는 변변한 무기 하나 없습니다. 그런데 14절에서 여선지자 드보라가 외칩니다. "일어나라 이는 여호와께서 시스라를 네 손에 넘겨 주신 날이라 여호와께서 너에 앞서 나가지 아니하시느냐." 그리고 15절, "여호와께서… 시스라와 그의 모든 병거와 그의 온 군대를 칼날로 혼란에 빠지게 하시매." 여러분, 여기 '혼란에 빠지게 하시매'라는 말은, 홍해에서 애굽 군대를 흩으실 때, 여호수아 때 대적을 흩으실 때 쓰인 바로 그 단어입니다. 이 싸움의 진짜 주인공은 바락이 아닙니다. 여호와 하나님이십니다.
결국 어떻게 됩니까. 병거 구백 대를 자랑하던 시스라가, 그 병거에서 내려 두 발로 도망칩니다. 자기가 그토록 믿었던 무기를 버리고 달아납니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이 무엇입니까? 사람이 의지하는 우상은 결국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도망친 시스라는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의 장막으로 들어갑니다. 야빈과 헤벨 사이에 화평이 있었기에, 그는 그곳을 안전지대로 여겼습니다. 야엘은 그를 맞아들이고, 물을 청하는 그에게 도리어 우유를 내어주고, 이불로 덮어 줍니다. 따뜻한 환대입니다. 지친 시스라는 깊이 잠듭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충격적으로 반전됩니다. 21절, 야엘이 장막 말뚝과 방망이를 들고 가만히 다가가, 그 말뚝을 시스라의 관자놀이에 박습니다. 병거 구백 대의 장군이, 유목민 여인의 살림 도구 하나에 쓰러집니다.
솔직히 이 장면은 우리에게 불편합니다. 야엘의 행동을 우리가 다 옳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여기서 강조하는 초점은 23절입니다. "이와 같이 이 날에 하나님이 가나안 왕 야빈을 이스라엘 자손 앞에 굴복하게 하신지라." 승리의 공로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이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우리의 승리는 내 손의 철 병거가 아니라, 나를 위해 싸우시는 하나님께 있습니다.
먼저 묻고 싶습니다. 나는 무엇을 나의 철 병거로 삼고 있습니까.
우리 시대의 병거는 돈이고, 스펙이고, 직장이고, 실력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를 보면, 우리 청년의 삶의 만족도는 OECD 31위에 머물렀고, 청년 열 명 중 세 명이 넘게 번아웃, 곧 정신적 육체적 무기력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일자리에 만족한다는 청년은 열에 서넛뿐이었습니다. 보고서는 경제적 불안이 청년의 삶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붙들고 달리는 병거가, 정작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시스라처럼, 우리도 언젠가 그 병거에서 내려와야 할 날이 옵니다. 오늘 새벽, 우리의 신뢰를 병거에서 하나님께로 옮깁시다.
둘째로, 하나님은 연약한 나를 들어 쓰십니다.
야엘은 군인도 아니었고, 전투에 나가지도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저 장막을 지키던 평범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사람을, 그의 손에 있던 말뚝 하나를 들어 쓰셨습니다. 혹시 오늘 "나 같은 사람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무기력한 마음이 드십니까. 하나님은 화려한 사람을 찾지 않으십니다. 깨어 있어, 자기 손에 있는 것을 내어드리는 사람을 쓰십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가장 큰 승리는 철 병거로도, 군대로도 아니었습니다.
아무 힘없어 보이는 십자가, 그 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시스라의 머리에 말뚝이 박히던 그 장면은,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리라던 창세기의 약속을 어렴풋이 비춥니다. 세상이 보기에 예수님의 십자가는 완벽한 패배였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은 죄와 사망과 마귀를 굴복시키셨습니다. 무적함대를 흩으신 하나님이, 빈 무덤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살리시고 모든 권세를 무장 해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승리는 나의 힘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십자가와 부활로 이기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오늘 하루, 병거를 내려놓고 나를 위해 싸우신 그 주님만 붙들고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