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장 24-3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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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나님의 내버려 두심과 아픈 긍휼
제목: 하나님의 내버려 두심과 아픈 긍휼
본문: 로마서 1장 24-32절
본문: 로마서 1장 24-32절
찬송: 322장 세상의 헛된 신을 버리고
찬송: 322장 세상의 헛된 신을 버리고
하나님이 내리시는 가장 무서운 형벌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벼락이나 즉각적인 파멸의 심판이 아니다. 인간을 향한 창조주의 가장 참혹하고 무거운 진노는 바로 인간을 자기 마음의 정욕대로 그냥 내버려 두시는 것이다.
현대 사회와 세상 문화는 자신이 원하는 욕망대로 다 살아가는 극단적인 자율과 자유를 최고의 축복이라 소리 높여 찬양한다. 그러나 본문 24절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버려 두셨다고 단호하고 무겁게 선언한다. 이 내버려 두심은 단순히 한 걸음 물러나 방관하는 소극적인 무관심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권한이나 파괴적인 힘 아래에 인간을 강제로 넘겨주어, 스스로 그 죄의 지배 아래에서 스스로를 무너뜨리도록 방치하시는 사법적인 형벌이다.
우리는 내 뜻대로 모든 성공과 욕망이 가로막힘없이 다 이루어질 때 그것을 하나님의 사랑이요 축복이라 철저히 착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실상은 내가 창조주 자리에 올려놓은 가짜 신에게 내 인생 전체를 빼앗겨 파괴당하는 형벌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이다. 내 뜻대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는 삶이 어쩌면 가장 두려운 저주일 수 있다는 이 영적 진실을 오늘 우리는 직면해야 한다.
본문 24절을 다시 보면 우리의 마음이 겪는 가장 치명적인 영적 질병은 나쁜 것을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드신 본래 좋은 것들을 과도하게 갈망하는 정욕이다. 성공, 가족, 평판, 도덕성 같은 창조된 좋은 것들이 우리의 마음에 과도한 욕망이 될 때 그것은 즉시 창조주를 밀어내고 우상으로 둔갑한다. 하나님은 인간이 이 우상숭배적인 과도한 갈망을 기어이 손에 쥐도록 그대로 내버려 두신다. 그리하여 인간이 스스로 신으로 삼아 숭배한 것들의 노예가 되어 자기 스스로의 영혼과 삶을 사정없이 짓밟고 파괴해 가는 과정을 고통스럽게 겪게 하신다.
그러나 이 참혹한 내버려 두심의 한복판에는 하나님의 아픈 긍휼과 눈물겨운 사랑이 깊이 숨어 있다. 하나님은 악인이 즉각 멸망하는 것을 결코 기뻐하지 않으신다. 도리어 악인이 그의 잘못된 길에서 기어이 돌이켜 떠나 사는 것을 참으로 기뻐하신다(겔 33:11). 만약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불의와 탐욕에 대해 즉각적인 심판의 번개를 매 순간 내리셨다면, 이 땅에서 살아남아 참된 회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존재는 단 한 사람도 없다. 하나님이 죄인을 즉각 쓸어버리지 않고 죄의 비참함 속에 거하도록 시간을 두고 내버려 두시는 진짜 이유는, 그들이 파멸의 골짜기 끝자락에서 비로소 고개를 들어 구원자이신 창조주를 바라보게 하려는 아픈 긍휼의 유보이다. 탕자가 돼지 쥐엄나무 열매를 먹는 비참한 굶주림의 밑바닥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아버지의 집을 그리워하고 떠올렸듯이, 내버려 두심의 어둠은 우리를 다시 십자가 앞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마지막 아픈 안전장치이다.
우리는 본문 26-27절 에 나오는 동성애와 같은 성적인 타락이나 창조의 순리를 거스르는 현상만을 가장 심각한 죄악이라 손가락질하며, 스스로는 꽤 도덕적이고 괜찮은 신앙인이라 여기는 영적 교만과 위선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본문 29-31절은 그러한 죄를 언급한 직후에 곧바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매일 범하는 수많은 죄들을 동일한 무게로 나열한다. 시기, 분쟁, 사기, 악독, 수군수군함, 비방, 교만, 자랑, 그리고 부모를 거역하는 일상적인 죄들이 그것이다.
죄의 수평적 파괴성에는 본질적인 평등함이 존재한다. 한 스푼의 소금이나, 한 주먹의 소금이나, 한 가마니의 소금이 모두 동일하게 짠맛을 내는 것처럼, 모든 죄는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서지 못하게 만드는 동일한 파멸의 맛을 낸다. 죄의 사회적 형태가 조금 덜 흉악해 보인다고 해서 남을 쉽게 정죄하고 내 자아의 의로움을 내세우는 교만은, 하나님 앞에 동일하게 사형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우상숭배이다. 더욱 비참한 비극은 우리의 양심 속에서 이러한 모든 죄악들이 결국 영원한 심판과 사형에 해당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면서도 자기 스스로 그 죄를 멈추지 않고, 오히려 그런 파괴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다른 이들을 옳다고 인정하며 서로 부추기는 죄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중 그 누구도 남과 비교하여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독선적인 자만 속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는 철저하게 깨어진 죄인이다.
우리는 이 사형에 해당하는 비참한 영적 파산과 내버려 두심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 예수님은 십자가위에서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울부짖으며 단 한 번 온전히 버림받셨다. 예수님이 하나님께 버림받으심으로 우리는 비로소 영원한 내버려 두심의 사형 선고로부터 벗어나 돌이켜 살아가는 참된 구원을 선물로 얻게 되었다(겔 33:11).
이제 우리는 겸허하게 우리 삶의 가짜 신들을 정직하게 직면하며, 오늘 우리 자신의 영혼을 향해 "내가 지금 쥐고 놓지 못하는 바로 이 영역에서, 피조물이 아니라 진짜 내 생명이신 하나님을 의지한다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그때 썩어질 우상을 섬기지 않고 나의 진짜 창조주를 온 힘을 다해 찬양했더라면, 나는 지금 달리 어떻게 사랑하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까?" 직접 라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제는 더는 남을 정죄하던 독선적인 교만의 눈을 감고, 내 삶의 정욕이 만든 모든 우상의 제단을 성령의 능력을 통해 훼파 시켜버리자.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삶을 회복하고, 거저주신 에수님의 품 안에 머물며 참된 믿음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