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2장 6-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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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위 따라 심판받는다

본문: 로마서 2장 6-8절

찬송: 422장 거룩하게 하소서

로마서와 갈라디아서의 핵심은 이신칭의이다. 이 교리가 한국 교회의 부흥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믿음으로 구원을 얻다는 이신칭의는 구원을 '값싼 은혜'로 여기게 만들어 버렸다.
평소에 말씀 연구를 위해 늘 곁에 두는 저의 낡은 성경책을 펼치면 유독 로마서 2장 6절 말씀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다른 구절들에 비해 물리적 분량 자체가 짧기도 하지만, 신대원 시절에 이 구절이 너무나도 중요해서 많은 밑줄을 긋다 보니 도리어 글자가 시커멓게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평생의 영적인 돌파구라고 고백했던 위대한 이신칭의 구절인 로마서 1장 16-17절 선포에서 불과 스무 구절 남짓 아래로 내려오면, 우리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이 당혹스럽고 엄숙한 말씀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 줄 알았는데 본문 6절 말씀은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그 행한 대로 보응하신다"라고 우리가 그동안 알아왔던 것과 정반대의 진리를 선포하고 있다.
본문 6절에서 '행한대로 보응한다'라는 말에서 보응이라는 말은 단순한 상벌이 아니라 마땅히 지급해야 할 몫을 되돌려주는 공의로운 판결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우리의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는 그 행함의 참된 실체란 과연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 6절은 시편 62편을 인용한 말씀이다. 시편 62편의 배경을 보면 그 해답이 매우 선명하게 드러난다. 다윗이 대적들의 간교한 음모와 모반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사면초가의 비참한 상황 속에서 결단하며 행한 유일한 일은 다름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 잠잠히 바라며 구원이 오직 그에게서 나오는 줄을 온전히 아는 영적 투쟁"이었다.
즉, 성경이 증언하는 참된 행함의 본질은 겉으로 드러나는 외식적인 종교 행위가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마다 마음의 중심을 하나님께로 향해 고정하는 일편단심의 영적 태도를 뜻한다. 이 깊은 내면의 영적 태도가 비로소 우리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더 나아가 일상의 말과 실제 행동 전체를 완벽하게 결정짓는다.
로마서 10장 10절 을 보면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른다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 역시, 외적 언행이 내면의 영적 태도로부터 밀어 올려진 필연적인 영적 결과물임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사람을 험담하고 괴롭힐 수 없다. 만약 입으로는 저주를 내뱉으면서도 실제로 그에게 이로운 도움을 주려고 시도한다면, 그 행동 자체가 우리의 고집스러운 생각을 깨뜨리고 한다. 이처럼 인간의 생각과 고백과 구체적인 삶의 행동은 결코 인위적으로 분리할 수 없다.
믿음이 내 마음을 결정하고, 내 마음이 생각과 말과 행동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세상에서 나타내는 선한 행위는 결코 구원을 얻기 위한 조건이나 근거가 아니다. 그러나 선한 행위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절대적 은혜로 거저 주어진 구원받게 한 참된 믿음이 구체적인 일상 삶 속에 실재하고 있음을 똑똑히 보여주는 유일무이한 증거이다.
더 쉽게 말씀을 드리면 사과나무에 아름답게 맺힌 사과 열매가 그 나무에 생명을 공급할 수는 없다. 사과나무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가지에 달린 사과 열매이다. 사과나무를 살아 숨 쉬게 하고 메마른 흙 속에서 생명의 영양분을 부지런히 흡수하여 기르도록 만드는 것은 땅 아래 깊이 박혀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저 든든한 뿌리이다.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뻗어 내린 참된 믿음의 뿌리만이 영적인 새 생명을 주며, 변화된 거룩한 삶의 열매들이 그 믿음의 진실함을 입증한다.
오늘 본문 7절은 행함의 중요함에 대해 "참고 선을 행하여 영광과 존귀와 썩지 아니함을 적극적으로 구하는 지속적인 삶의 양식"으로 장엄하게 묘사한다. 반대로 8절은 참된 믿음의 동력이 상실된 자들이 보여주는 비참한 영적 실태를 거침없이 고발한다. 그들은 언제나 이기적인 아집과 종교적인 자기도취에 깊이 사로잡혀 창조주 하나님 대신 스스로 자기 인생의 왕과 구원자가 되려 하며, 하나님의 거룩한 생명의 진리를 철저히 대적하고 도리어 더러운 불의를 기쁘게 따르는 비참하고 왜곡된 삶의 모습을 보인다.
본문 7-8절을 통해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진리는 참된 믿음은 단순한 교리적 동의나 관념적 고백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 말씀 사건 앞에 철저하게 응답하는 역동적인 순종 그 자체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 아침에 마주해야 할 진리는 "믿음이 행함이고, 곧 행함이 믿음이다."입니다. 믿음과 행함이 다른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 둘은 동전 양면과도 같아서 인위적으로 쪼개거나 영원히 분리해낼 수 없는 신비롭고 완전한 하나의 영적 실재이다.
실천적인 행함이 없는 믿음은 스스로를 속이는 영적 게으름이자 지적 유희에 불과하며, 참된 믿음은 반드시 삶의 구체적인 순종이라는 거룩한 행함을 통하여 자기의 살아있음을 명확하게 입증한다. 이처럼 온전한 행함은 우리의 믿음이 살아 있음을 세상에 보여주는 열매이며, 살아있는 믿음은 그 모든 행함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드는 맥박 뛰며 살아 숨 쉬는 이다.
오늘 새벽 제단 앞에 엎드린 우리의 내밀한 생각과 언어, 그리고 삶의 걸음이 곧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가장 정직한 믿음의 고백이다. 값싼 은혜의 안일함과 영적 태만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오직 그리스도의 의로 새롭게 변화된 삶의 역동적인 순종을 통해 오늘 하루 우리의 참된 믿음의 실재를 온 삶으로 온전히 증명하는 복된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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