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2장 12-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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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심판은 공평하다
제목: 심판은 공평하다
본문: 로마서 2장 12-16절
본문: 로마서 2장 12-16절
찬송: 544장 울어도 못하네
찬송: 544장 울어도 못하네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이 공평함을 외치고 갈망해 왔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들이닥치는 법과 기준 앞에서는 슬그머니 예외와 자비를 바라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남에게는 엄격한 자를 대고,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타락한 본성의 실상이다.
사람들은 갈등이 생길 때마다 서로 간에 합의된 도덕적 기준이 있는 것처럼 말하며 상대를 탓하고 자신을 변호한다. 이는 모든 사람의 의식 내면 깊은 곳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법적 토대가 작동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이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온 인류가 직면해야 할 가장 엄중하고도 피할 수 없는 진실을 폭로한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심판에는 단 하나의 예외도 없으며, 완벽하게 공평하다는 사실이다. 이 공평한 공의 앞에서는 종교적 신분이나 도덕적 배경이 아무런 보호막이 되지 못한다.
바울은 먼저 율법을 소유한 유대인들의 치명적인 허상을 폭로하며 경고를 시작한다. 그들은 하나님께 직접 계시를 받았다는 특권 의식에 취해 있었고, 율법을 소유하고 듣는 것 자체로 구원의 보증을 받았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바울은 단호하게 선언한다. 하나님 앞에서는 율법을 단순히 귀로 듣는 자가 의인이 아니며, 오직 그 법을 온전히 삶으로 행하는 자라야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
이는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매우 무겁게 다가오는 영적 찌름이다. 매주 강단에서 쏟아지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성경적 지식을 풍부하게 쌓아 올리는 행위 자체가 우리를 죄에서 건져주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아는 것만큼 행동하지 않고 신앙의 겉치레만 붙들고 있다면, 그것은 참된 신앙이 아니라 일종의 종교적 기만에 불과하다.
인간은 하나님의 계시마저도 자신의 자랑과 업적으로 변질시키려는 악한 본성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하나님의 뜻과 기준을 명확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그 말씀대로 살아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가진 그 영적 지식은 마지막 날에 우리를 기소할 가장 무겁고 확실한 증거가 될 뿐이다. 하나님의 공평한 법은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의 위선적 간극을 결코 묵인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나 기록된 성경을 전혀 접하지 못하고 살아간 이들은 공평하지 못한 대우를 받는가? 바울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성경을 모르는 이방인들에게는 그들의 내면에 하나님의 법이 직접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본성적으로 옳고 그름을 인지하는 내면의 법, 즉 양심을 소유하고 태어난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다른 이의 부당한 행동에 분노하고, 스스로의 악행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도덕적 기준이 인간 내면에 깊이 박혀 있다.
이 양심은 결코 잠들지 않는 마음의 고발자이자 증인이다. 아무리 정교한 논리로 죄를 합리화하고 양심을 마비시키려 애써도, 영혼의 밑바닥에서 들려오는 참된 법의 음성을 인간 스스로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우리가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죄를 지을 때에도, 우리의 이성과 마음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고발하거나 구차하게 변명하며 깊은 고통에 빠진다. 그러므로 율법이 없는 이들도 하나님의 공평한 심판대 앞에서는 결코 "나는 배운 적이 없다"고 변명하거나 핑계할 수 없다. 그들 또한 마음에 각인된 스스로의 도덕적 기준과 양심의 소리조차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성경의 율법을 알면서도 행하지 못한 자나, 마음에 새겨진 양심의 경고를 짓밟은 자나 모두가 하나님의 공평하고 의로운 법 아래에서 철저한 유죄 판결을 피할 수 없다. 마지막 심판의 날에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간의 모든 종교적 위선과 은밀한 비밀을 낱낱이 비추어 드러내실 것이다. 이같은 하나님의 무시무시한 심판 선언은 인간이 쌓아 올린 모든 종교적 안일함과 자기 의를 철저히 무너뜨린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심판이 왜 복음의 필수적인 요소인지를 깊이 깨닫게 된다. 하나님의 공평한 심판이라는 무서운 진실이 배제된다면, 십자가의 위대한 구원은 한낱 값싼 동정으로 전락하고 만다. 자신이 철저히 깨어진 비참한 죄인이며 영원한 파멸의 자식임을 뼈저리게 통감하지 못하는 자에게는 십자가의 보혈이 아무런 감격이 되지 못한다.
내가 하나님의 법 앞에서 백 퍼센트 유죄 판결을 받아 마땅한 절대적인 무능력자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구원의 손길이 간절해진다. 하나님의 법이 선포하는 엄중하고 공평한 심판이라는 절망의 어둠이 깊을 때에만, 우리를 대신하여 심판을 받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의 빛이 가장 눈부시게 드러난다. 우리는 늘 나 자신의 더러움과 추악함을 직시함과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찬란하게 빛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부하는 일체의 위선과 핑계를 다 내려놓아야 한다. 공평한 율법의 칼날 앞에 우리의 부패함을 정직하게 직면하고, 오직 우리의 죄를 대속하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공로만을 전적으로 의지하여 우리가 숨어야 할 유일한 은혜의 자리로 겸손히 나아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