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서 세상에 비우이는 빛
거리전도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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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예수께서 또 말씀하여 이르시되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
겉으로 보면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어서, 마음도 웬만큼 평안하고, 가진 것도 있고, 쓸 여유도 있어서, 아침에 눈을 뜨면 갈 곳이 있고 저녁이 되면 돌아올 집이 있는, 남들이 보기에는 부러워할 만한 자리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다 갖춘 사람의 마음 한구석에, 이상하게도 도무지 풀리지 않는 질문 하나가 오래 걸려 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그렇게 하루하루가 그런대로 흘러가는데, 정작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인지를 모르겠어서, 그 불편한 마음이 아무리 애를 써도 사라지지가 않는 것입니다. 누가 무엇을 빼앗아 간 것도 아니고, 큰일이 터진 것도,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다 있으면서 방향이 없으니 오히려 더 답답합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이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다 괜찮은데 왜 그러느냐고,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는데, 사실 그 말을 들으면 딱히 대꾸할 말이 없습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아닙니다. 그건 배부른 소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이 물을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의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을 먹고 무엇을 누리느냐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어서, 아무리 손에 많이 쥐고 있어도 자기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모른다면, 그 사람은 걸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 **박사님 개인 예화 자리** — "겉으로는 다 괜찮았는데, 정작 **이 길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인지 몰라 불편했던**" 한 장면. 남들이 "뭐가 문제냐"고 했던 그 시기여도 좋습니다. **해결된 이야기가 아니라 그 불편함 한가운데서 끊습니다.** 자기영웅화 금지 · 60~90어절〕
지금 무엇이 당신의 삶을 밝히고 있다고, 당신은 생각하십니까. /
우리는 대개 이 답을 늘 같은 쪽에서 찾으려 합니다. 조금만 더 평안해지면 괜찮아질 것 같고, 조금만 더 안정이 되면 이 답답함이 풀릴 것 같아서, 거기에 마음을 걸고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한번 정직하게 들여다보십시오. 평안과 안정과 넉넉한 형편, 이런 것들은 사실 하나님을 믿지 않아도 얼마든지 주어지는 것들입니다. 오히려 믿지 않는 사람이 더 평안하고 더 넉넉하게 사는 경우를 우리는 얼마든지 봅니다.
믿든 안 믿든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라면, 그것이 이 질문의 답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기껏해야 내 형편이 어떠한지를 말해 줄 뿐,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방향은 도무지 말해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형편은 더없이 좋은데 방향을 모르는 사람이, 바로 그래서 생깁니다.
성경이 복 있는 사람을 설명하는 방식이 꼭 그렇습니다. 그가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지는 하나도 세지 않고, 다만 그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는지를 봅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히려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한다고 하는데, 이 전부가 무엇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서고 어디로 가느냐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훨씬 더 무서운 말을 합니다. 어떤 길은 사람이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니라. / 보기에 바른 길이라고 합니다. 좋아 보이고 선해 보이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잘못인 줄 뻔히 알면서 들어선 길이 아니라, 오히려 이게 옳다고 믿고 정성껏 골라 들어선 길인데, 놀랍게도 그 끝이 사망이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럼 내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분간하면 되지 않겠느냐, 속지 않고 내가 제대로 판단하면 되지 않겠느냐. 그런데 바로 그 자리에서, 성경이 우리를 딱 멈춰 세웁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 /
그냥 좀 부패했다는 정도의 말이 아닙니다. 만물보다 부패했다고 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 가운데 가장 썩어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말씀을 참 가볍게 듣고 지나가면서, 내 마음이 설마 그 정도까지야 하겠느냐 하면서, 여전히 어떤 것이 선한지는 내가 골라낼 수 있다고 믿고, 그 선해 보이는 선택들을 따라가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만약 이 말씀이 정말 사실이라면, 무너지는 것은 내 선택 하나가 아닙니다. 선택하는 능력 그 자체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무엇이 선인지를 분간해 낼 지각 자체를, 나는 이미 잃어버린 것입니다. 여기가 막다른 길입니다. // 나는 지금 내가 어느 빛 아래 서 있는지조차, 스스로는 도무지 분간할 수가 없습니다. //
바로 그 무렵, 예루살렘 성전 뜰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한복판, 헌금을 넣는 그 궤 앞에 한 사람이 서 계셨는데, 그를 잡으려고 벼르는 사람들이 둘러 있었지만 그날 아무도 그에게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아직 그의 때가 이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소란한 뜰 한가운데서, 바로 그 한 사람이 조용히 입을 여셨습니다. //
나는 세상의 빛이니. //
하나의 빛이 아닙니다. 여럿 가운데 하나쯤 되는 빛이 아닙니다. / 그 빛입니다.
물론 사람이 켜는 빛도 빛이기는 합니다. 저 세례 요한을 두고도 성경은, 켜서 비추이는 등불이라 너희가 한때 그 빛에 즐거이 있기를 원하였거니와, 하고 적었습니다. 등불입니다. 누군가 켜야 비로소 켜지고, 그나마도 한때뿐인 빛입니다. 그런데 이 복음서의 맨 첫머리에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빛이 하나 있습니다.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참이라고 굳이 붙여 놓았다는 것은, 참이 아닌 빛도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갈립니다. 우리가 그토록 붙들고 있던 그 평안과 안정과 넉넉한 형편, / 그것이 실은 가짜 빛이었습니다. 가짜 빛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빛이 세상에 왔으되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 것이니라. / 그러니 이것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선한 일을 한다고 해서 언제나 내가 선한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선한 일 자체가 나를 선하게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에만 선한 데 거할 수 있고, 그때에라야 비로소 하나님과 함께 걸어갈 수 있습니다. 성경은 이것을 두고,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하고 말합니다. 선한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 결코 아니라, 선한 일을 하되 그 일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라는 것입니다.
광야를 지나던 그 백성에게는 불기둥이 있었습니다.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 백성 앞에서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앞서 갔습니다. 그런데 그 불기둥이 광야 자체를 없애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래는 여전히 모래대로 있었고, 밤은 여전히 밤대로 찾아왔습니다. 불기둥이 한 일은 그 광야를 치워 주는 것이 아니라, 그 광야를 끝내 건너가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그분의 약속도 정확하게 들어야 합니다.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어둠이 아예 없어진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 어둠 속에서 더 이상 헤매며 걷지는 않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형편이 나아진다는 약속이 아니라, 마침내 앞으로 걸어갈 수 있게 된다는 약속입니다. 그 대신, 상황과는 아무 상관 없이 주어지는 평안이 있습니다. 부유하지 못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파도가 아무리 사납게 몰아쳐도 방주 안은 평안한 것처럼, 세상이 주는 평안이 하나도 없어도 그분 안에 거하는 사람에게는 그 평안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분이 우리에게로 먼저 걸어 들어오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애를 써서 밝은 데로 기어 올라간 것이 아니라, 빛이신 그분이 몸소 우리 어둠 속으로 내려오셨습니다. 한낮인데도 온 땅이 캄캄해지던 그 십자가에까지 내려가셔서, 우리의 어둠을 남김없이 뒤집어쓰셨습니다. 그런데 어둠은 끝내 그 빛을 꺼뜨리지 못했습니다. 사흘 만에, 그분이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
그러니 이제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혹시 지금도 그 가짜 빛 아래 머물러 있지는 않으십니까. /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 주신 그 온전한 빛 앞으로, 이제 나아오십시오. 그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십시오. 그분 안에 거하십시오. 그것이 곧 그분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그리하면 그분의 평안이 여러분의 삶을 가만히 덮어 주실 것입니다. 그 빛 안에서 오래 입고 있던 어둠을 벗어버리고, 넘치도록 충만한 그 영광을 매 순간 맛보며 살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함께 찬송하겠습니다. 새찬송가391장 「오 놀라운 구세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