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2장 25-2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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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음에 행하는 참된 할례
제목: 마음에 행하는 참된 할례
본문: 로마서 2장 25-29절
본문: 로마서 2장 25-29절
찬송: 149장 주 달려 죽은 십자가
찬송: 149장 주 달려 죽은 십자가
인간은 끊임없이 눈에 보이는 외적인 표식과 제도를 통해 자신의 구원과 영적 안전을 확인받으려 한다. 당시 유대인들에게 있어 할례는 단순한 신체적 의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언약 백성임을 증명하는 최고의 보증이자 영광의 징표였다. 그러나 그들은 이 표식을 소유했다는 사실 자체에만 집착한 채, 그 표식이 궁극적으로 가리키는 본질인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순종과 사랑의 마음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언약의 외적 표식이 영혼의 진정한 변화와 결합하지 못할 때, 종교는 인간의 도덕적 오만과 우월감을 부추기는 비극적인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바울은 본문 25절을 통해 율법을 범하는 자의 할례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구원의 효력도 지니지 못하는 무할례와 다름없다고 강력히 선언한다. 이 선언은 오늘날 외적인 종교적 정체성과 예배 의식이 우리의 영적 생명력을 결코 대신해 줄 수 없음을 고발하는 준엄한 경고이다.
오늘날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빠지기 가장 쉬운 무서운 영적 덫이 바로 내면의 역동적인 생명력이 완전히 결여된 죽은 정통주의이다. 성경의 핵심 교리에 완벽히 동의하고, 정기적으로 예배 의식에 참여하며, 세례를 받았다는 정체성 자체가 우리 마음의 냉랭한 위선과 정욕을 가려주는 종교적 완충제가 될 수 없다.
본문 26절과 27절의 에서 바울은 "할례를 받지 않은 사람이 율법의 규정을 지키면, 그 사람은 할례를 받지 않았더라도 할례를 받은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리고 본래 할례를 받지 않았더라도 율법을 온전히 지키는 사람이, 율법의 조문을 가지고 있고 할례를 받았으면서도 율법을 범하는 사람인 그대를 정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외적인 규례와 의식은 철저히 엄수하면서도 정작 삶과 마음의 은밀한 자리에서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지 않는 자는 율법 조문만을 가진 채 결국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의 무거운 직분을 맡았거나 대대로 내려오는 신앙의 배경을 자랑하는 행위가 우리의 구원을 안전하게 보장해 준다는 안일한 신념은 오히려 우리의 영적 나태와 부패를 가속화한다. 참된 신앙은 내면에서 시작하여 외면으로 표출되는 성령의 사건이며, 생명력을 잃어버린 껍데기뿐인 종교적 활동은 하나님 앞에서 아무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바울은 본문 28절과 29절에서 참된 신앙의 가치가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아주 선명하게 보여준다. 표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 아니요 표면적 육신의 할례가 할례가 아니며, 참된 할례는 오직 마음에 행하는 것뿐이다. 성령의 역사로 이루어지는 마음의 할례는 인간의 타락한 자아와 교만의 단단한 가죽을 아프게 도려내는 신성한 영적 수술을 가리킨다.
우리가 이 참된 할례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려면 고대 사회의 계약 방식을 알아야 한다. 당시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약속을 맺을 때 동물을 반으로 쪼개어 좌우로 갈라놓고 그 사이를 걸어갔다. 만약 약속을 깨뜨리면 이 쪼개진 동물처럼 비참하게 죽어도 좋다는 목숨을 건 맹세였다. 성경에서 약속을 맺는다는 표현이 원래 '자르다' 혹은 '쪼개다'라는 뜻을 가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할례는 이 무시무시한 쪼개는 계약을 개인의 은밀한 몸에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새겨 넣은 것이다. 즉, 유대인 남성은 매일 자신의 몸에서 잘려 나간 살점을 보며, 하나님의 법을 어기면 이 살점처럼 하나님의 생명으로부터 완전히 잘려 나가 저주를 받아 마땅한 존재임을 기억해야 했다. 할례는 내 몸에 새겨진 무서운 저주의 경고판이었던 셈이다.
이 엄청난 언약의 저주와 단절로부터 죄인인 우리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뿐이다. 인간은 그 누구도 하나님의 법을 지키지 못해 모두가 하나님으로부터 완전히 잘려 나가야 하는 저주받은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무런 죄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십자가 위에서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처절하게 버림받아 완전히 끊어지시는 그리스도의 할례를 육체와 영혼으로 담당하셨다. 우리가 저질렀던 불순종의 모든 저주와 형벌을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완전히 대신 지시고 대신 잘려 나가신 것이다. 성령께서는 이 보혈의 대속적 은혜를 우리의 딱딱하고 완고한 심령에 새기시어 마음의 진정한 회심을 일으키신다. 그러므로 참된 그리스도인은 더 이상 자신의 얄팍한 영적 성취나 도덕성을 자랑거리로 삼아 하나님을 조종하려 들지 않는다. 오직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단절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만을 의지하고, 그 은혜의 감격 속에서 살아가는 이면적 유대인의 삶을 기쁨으로 수용할 뿐이다.
신앙의 진정한 목적과 가치는 사람들 앞에서 거룩하게 보여 칭찬을 얻어내려는 위선에 있지 않다. 마음의 가죽을 베어낸 진짜 예배자의 칭찬은 사람에게서가 아니요 오직 하나님에게서만 오는 법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인 영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주일마다 교회를 찾아 위안을 얻으려는 거짓된 껍데기 신앙생활을 지금 즉시 청산해야 마땅하다. 말씀 앞에 숨김없이 서서 우리의 차갑게 메마른 중심을 애통해하며 성령의 부드럽게 하시는 능력을 구해야 한다.
오늘 하루, 우리의 상한 중심을 주님께 온전히 드려 외식하는 신앙을 과감히 타파하고, 오직 십자가의 대속적 사랑에 매 순간 눈물로 감격하며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진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