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4장 17-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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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된 믿음의 3가지 특징

본문: 로마서 4장 17-25절

찬송: 542장 구주 예수 의지함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인간의 노력이나 지혜로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절망의 벽이 찾아오곤 한다. 예상치 못한 질병의 고통, 경제적인 위기, 또는 깊은 영적 침체 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이러한 절망의 순간에 우리는 내가 가진 신앙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깊이 돌아보게 되며, 정말 참된 신뢰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자문하게 된다.
본문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의 삶 역시 인간적으로 완벽한 절망의 상태였다. 나이가 100세 이르러 자신의 몸이 죽은 것과 같고 아내 사라의 태가 막힌 것으 바라보았을 때, 인간의 이성과 경험으로는 어떠한 생명의 소망도 품을 수 없었다. 하지만 성경은 바로 이러한 희망 부재의 한복판에서 아브라함이 보여준 모습은 참된 믿음이라고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참된 믿음이란 결코 현실을 무정하게 부정하거나 맹목적인 낙관주의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다. 참된 믿음을 갖는 것은 자신의 비참한 실존과 무능함을 겸손히 인정하면서도, 나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에 삶 전체를 온전히 내어맡기는 거룩한 결단이다. 많은 성도들이 믿음을 자신의 열심이나 강한 신념으로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위로부터 주어지는 하나님만이 주시는 은혜의 역사이다. 아브라함의 삶을 통해 성경이 우리에게 깨우쳐주는 참된 믿음에는 3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참된 믿음은 현실을 직시하되 하나님의 약속을 더 크게 바라보는 것이다. 믿음은 눈 앞에 놓인 비극이나 어려움을 안 보려고 눈을 감아버리는 현실 도피나 자기최면이 아니다. 아브라함은 100세나 된 자신이 이미 기력을 잃었고, 사라의 태 역시 생명을 낳을 수 없는 상태임을 분명히 인식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자신의 절망적인 상태를 결코 회피하거나 부인하지 않았다. 참된 믿음은 자신의 부족함과 세상의 한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정직한 직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참된 성도는 눈앞의 죽어버린 현실을 내 인생의 최종적인 진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현실의 절망보다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창조적 능력이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사실을 영적인 눈으로 바라본다. 세상의 조건과 막막한 환경이 눈앞을 가릴 때, 믿음의 사람은 현실이라는 거친 풍랑 너머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을 시선의 중심에 둔다. 내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능력의 인정이, 오직 하나님만이 생명을 주실 수 있다는 위대한 소망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둘째, 참된 믿음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깊이 집중하는 것이다. 시선을 나 자신이나 문제에만 두고 있으면 사람은 언제나 불안과 의심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내 안에는 스스로를 구원할 힘이 없고, 상황을 스스로 바꿀 능력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흔들리지 않고 견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가능성을 계산하지 않고, 만물을 창조하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영광과 속성을 깊이 묵상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분이시며, 완전히 죽은 것 같은 상태 속에서도 새 생명을 불어넣으시는 창조주이시다. 믿음은 내 의지나 결단으로 스스로를 강하게 만드는 인간적 성취가 아니다. 오직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신실하심을 바라볼 때, 위로부터 주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심령이 견고하여지는 역사이다. 내가 주인이 되어 고민하던 주관적인 자리를 내려놓고 하나님의 크심과 은혜에 집중할 때, 성도는 흔들리지 않는 하늘의 평안과 담대함을 누리게 된다.
셋째, 참된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확신하며 은혜를 의지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상식과 인간적인 감정, 그리고 주변의 평판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약속과 충돌한다. 세상은 늘 눈에 보이는 증거와 즉각적인 결과만을 요구한다. 그러나 내 감정이나 세상의 가치관이 하나님의 약속과 상반될 때조차, 하나님의 말씀만을 최종적인 실재로 확정하는 것이다. 이 확신은 인간의 머리에서 나오는 이성적 지식이나 주관적 신념이 아니다. 그것은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이 성령 안에서 영혼을 사로잡을 때 비로소 주어지는 거룩한 은혜의 선물이다. 말씀이 마음에 찾아와 깊이 뿌리내릴 때, 성도는 세상의 어떠한 위협과 의심 속에서도 하나님의 약속이 능히 이루어질 것을 온전히 신뢰하게 된다. 내 뜻과 욕망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의 말씀 앞에 온전히 나를 맡기는 수동적 순종이야말로 믿음의 본질이다.
이처럼 아브라함이 붙들었던 믿음은 수천 년 전 구약의 한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옛 이야기가 아니다. 이 믿음은 궁극적으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 속에서 완전히 성취되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죽은 태에서 이삭이라는 약속의 후손을 주셨듯, 음부의 권세와 죽음의 절망 속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살리셨다.
그러므로 오늘을 살아가는 구원받은 성도에게 요구되는 믿음 역시 이와 같다. 참된 믿음은 눈앞의 절망적인 현실보다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더 크게 바라보며, 나를 위해 죽으시고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만을 온전히 의지하는 것이다.
오늘도 우리의 삶에는 여전히 죽은 것 같은 절망적인 환경과 스스로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난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성도는 더 이상 눈에 보이는 환경이나 자신의 연약함에 좌우되는 자들이 아니다.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를 내어주시고 부활의 승리를 주신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의 말씀을 끝까지 붙들어야 한다. 절망의 순간마다 시선을 돌려 십자가와 부활의 주님을 바라봄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기적과 은혜를 삶의 모든 자리에서 마주하며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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