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5장 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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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령이 깨우친 사랑

본문: 로마서 5장 1-8절

찬송: 183장 빈 들에 마른 풀 같이

우리는 로마서 1장에서 4장까지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선포하신 객관적인 의를 깊이 묵상했다. 아무런 자격 없는 죄인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공로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는 거룩한 법정적 선언을 얻었다. 이것은 구원 역사의 흔들리지 않는 기초이자 영원한 판결이다. 그러나 이 위대한 은혜가 머릿속에만 머무르는 건조한 수학 공식이나 도식적인 이론에 그쳐서는 결코 안 된다. "내가 예수님을 믿었으니 이론상 구원받았을 것이다"라는 이성적 계산만으로는 인생의 거친 시련과 파도를 이겨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신앙이 생명력을 얻기 위해서 그렇다. 하나님의 복음은 멈추어 있는 법전의 문구가 아니라, 매일의 삶을 뒤흔드는 살아있는 성령의 사건이어야 한다.
많은 성도들이 구원의 진리를 머리로는 똑똑히 알고 있으면서도, 일상의 현장에서 작은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는 영적 무력감을 경험한다. 그 이유는 머리로 이해한 진리가 가슴 깊은 곳의 참된 확신으로 연결되는 은혜의 다리를 건너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원의 기쁨은 계산기 버튼을 눌러 도출해 내는 결과물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 나의 삶 가운데 생생하게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서만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이 성령의 은혜가 영혼을 깨운다.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환난과 고통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뜻밖의 질병, 경제적인 한계, 인간관계의 깊은 상처, 혹은 예상치 못한 삶의 장애물 앞에서 인간의 이성과 세상의 계산법은 절망적인 결론을 내린다.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다"거나 "내 인생은 여기서 끝장났다"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세상의 시선으로 볼 때 환난은 마음에 씻을 수 없는 흉터를 남기고, 인생의 모든 희망을 깨뜨리는 파멸의 도구일 뿐이다. 이 절망의 가시밭길을 지날 때 마음은 메말라간다.
세상의 사람들은 고난이 찾아오면 분노하거나 깊은 절망의 수렁에 빠진다. 나를 지켜줄 안전장치가 사라졌다고 느끼며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로마서 5장에서 우리에게 놀라운 역설을 선포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한다는 충격적인 고백이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파멸과 저주의 증거로 보이는 그 환난 속에서,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은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가. 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비밀이 무엇인가.
파멸의 자리여야 할 환난이 감사와 즐거움으로 뒤바뀌는 이 거대한 역전은 인간의 의지나 정신력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하고 역동적인 동력은 바로 성령의 역사이다. 로마서 5장 5절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라고 선포한다. 여기서 부어졌다는 것은 스포이트로 한 두 방울 가만히 떨어뜨린 것이 아니다. 가뭄으로 타들어 가던 메마른 땅 위에 거대한 폭포수처럼 쏟아부어져 영혼 전체를 온통 적시는 압도적인 은혜를 의미한다.
성령 하나님은 머릿속에 갇혀 있던 십자가 진리를 우리 심령의 가장 깊은 곳으로 끌고 내려오신다. 성령은 2천 년 전 골고다 언덕에 세워졌던 그 십자가가 바로 나를 향한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이었음을 온몸으로 깨닫게 하신다. 나의 감정이 흔들리고 내 삶의 환경이 주저앉을 때에도, 성령께서는 "너는 여전히 하나님의 가장 소중한 자녀이다"라는 거룩한 인치심과 내적 증거를 우리 영혼에 강렬하게 새겨주신다. 이 따뜻한 사랑이 마음에 충만할 때 시련의 공포는 사라진다.
이처럼 성령의 폭포수 같은 사랑이 마음에 부어질 때, 우리 삶에 찾아오는 환난은 더 이상 파멸의 몽둥이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를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몰아가는 거룩한 소망의 용광로로 변화한다. 성령은 환난이라는 무거운 압착기 밑에서 우리를 무기력하게 무너지게 두지 않으시고, 하나님만을 온전히 바라보며 굳건히 버텨내는 거룩한 인내를 빚어내신다. 시련 속에서 견디는 힘은 내 인내심이 아닌 성령의 능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인내를 통해 마침내 세상의 불순물이 완전히 제거된 정금과 같은 성숙한 인격을 완성해 가신다. 고난이라는 불을 통과하며 거칠었던 자아가 깨어지고,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는 단단한 믿음의 거장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렇게 성령의 손길로 빚어진 성도는 마침내 세상의 어떤 풍랑에도 흔들리지 않는 영광스러운 소망을 바라보게 된다. 이 소망은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거나 수치스럽게 하지 않는다. 마침내 승리의 찬송을 부르게 만든다.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 경건하지 않을 때, 심지어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바로 그 순간에도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다. 하나님은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명백히 확증하셨다. 성령께서는 오늘 이 시간에도 우리의 시선을 나의 연약한 자격이나 비참한 환경에 두지 않게 하신다. 오직 십자가에서 완성된 하나님의 그 놀라운 사랑을 날마다 바라보게 만드신다. 그 사랑이 우리를 어떤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으켜 세우신다.
그러므로 신자가 누리는 구원의 확신은 인간의 머리로 셈하는 계산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오직 우리 마음에 임하시는 성령의 역동적인 역사이다. 삶의 시련 앞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견디려 애쓸 필요가 없다. 지금 내 마음에 쏟아부어지는 성령의 사랑에 나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라. 모든 환난을 이기고 마침내 소망의 승리를 얻게 하시는 성령의 능력이 오늘 우리의 삶과 심령 속에 풍성하게 넘쳐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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