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5장 15-2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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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를 바꾸신 예수님의 순종

본문: 로마서 5장 15-21절

찬송: 254장 내 주의 보혈은

우리는 어제 말씀을 통해 우리가 원래 서 있던 사망의 영토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의 영토로 소속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예수님께서 이루신 새로운 언약 덕분에 우리의 영적 신분이 마귀의 종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로 새로워졌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정작 예배당 문을 나서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면, 마음 한구석에 깊은 불안과 회의감이 불쑥 찾아온다. 은혜의 영토로 옮겨졌다고 고백하지만, 현실의 삶은 작은 실수 하나에도 맥없이 무너지고 또다시 거듭해서 죄를 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허물과 실수가 겹겹이 쌓여갈 때,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는 정직한 두려움이 밀려온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무리 크다 한들, 이렇게 매일 반복되고 누적되는 나의 수많은 허물과 오염까지 오롯이 다 품을 수 있을까?" 죄의 분량이 자꾸만 늘어날수록 하나님의 은혜라는 밑천도 결국 바닥을 드러내는 것은 아닌가 불안해진다.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 20절에서 우리가 겪는 이 실존적 절망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우리가 거룩하게 살려고 애쓰며 말씀의 기준을 대어볼수록, 이상하게도 죄는 제어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숨겨진 욕망을 자극하여 더 폭발적으로 가속화된다. 첫 사람 아담이 지었던 죄의 뿌리 위에, 내가 매일 삶의 현장에서 걸려 넘어지는 수많은 허물들이 산더미처럼 덧얹어지는 것이다. 선하게 살고자 노력할수록 나의 모자람과 부끄러운 범죄의 목록은 더욱 선명하게 폭로된다. 그때 우리는 완벽한 영적 파산을 경험한다. 내가 지은 죄의 산더미가 너무나 거대하고 무거워서, 하나님의 은혜마저 눌러버릴 것 같은 극심한 중압감에 고개를 들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성경은 바로 그 절망의 순간,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위대한 복음의 반전을 선포한다. 우리가 겹겹이 쌓아 올려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던 죄의 산더미 한복판으로 둘째 아담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찾아오셨다. 첫 아담의 자기중심적인 불순종은 온 인류에게 죄의 도미노를 무섭게 쓰러뜨렸다. 그러나 둘째 아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기까지 하나님 아버지를 향한 완벽한 순종을 이루셨다. 주님이 드린 그 단 한 번의 온전한 순종은 우리가 평생 쌓은 수많은 죄의 산더미를 한순간에 해체하고도 남는 위대한 구원의 사건이다. 구원의 단단한 기초는 나의 어설픈 행위나 도덕적 거룩함에 있지 않다. 오직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모든 것을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완벽한 순종에 뿌리내리고 있다.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 20절 후반절에서 가슴 시원한 은혜의 찬가를 터뜨린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 여기서 은혜가 더욱 넘쳤다는 것은 단순히 조금 더 풍성해졌다는 뜻이 아니다. 마치 거대한 댐이 무너지듯, 우리가 지은 죄의 높이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상상을 초월하여 더 거세게 몰아쳐서 모든 오염과 허물을 깨끗이 삼켜 버렸다는 뜻이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허물의 스티커를 가슴에 붙이고 살아도, 십자가에서 쏟아진 예수님의 의로운 선물이 그 모든 수치스러운 죄의 목록을 완전히 덮어 버렸다. 이제 하나님 심판대 앞에서 그 어떤 죄의 목록도 우리를 정죄하거나 무너뜨릴 수 없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제는 더 이상 지난날의 허물과 반복되는 연약함 때문에 자책하며 쩔쩔매는 죄의 눈치를 보며 살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속한 영토는 사망이 왕 노릇 하는 어둠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생명이 왕좌에 앉아 우리를 따뜻하게 다스리는 새 영토이다. 주님은 십자가의 순종으로 우리 본성의 병든 아픔과 상처를 깨끗이 치료하셨다. 또다시 삶의 현장에서 넘어지고 죄의 위협이 찾아올 때마다 담대히 선포해야 한다. "죄가 넘친 나의 삶에 둘째 아담 예수님의 은혜가 더욱 넘쳤다!" 오늘 하루도 나를 온전히 품으시는 예수님의 압도적인 은혜를 힘입어, 생명 안에서 당당하게 승리하며 살아가는 거룩한 주님의 자녀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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