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6장 1-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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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죄에 대하여 죽은 삶
제목: 죄에 대하여 죽은 삶
본문: 로마서 6장 1-10절
본문: 로마서 6장 1-10절
찬송: 438장 내 영혼이 은총입어
찬송: 438장 내 영혼이 은총입어
오늘날 우리가 성경을 읽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한 가지 커다란 오해와 혼란에 빠지곤 한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이나 율법학자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말씀과 계명 자체를 거추장스럽고 부정적인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태도이다.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종교개혁의 위대한 진리를 들을 때, 나도 모르게 ‘구원받았으니 이제 말씀에 순종하는 행함은 중요하지 않다’는 위험한 착각으로 기울어지기 쉽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내가 죄를 많이 지을수록 나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더 크게 돋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허망하고 궤변적인 논리를 펼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도 바울이 그토록 경계했던 구원파적 착각이자, 하나님의 거룩한 은혜를 자기 방종의 기회로 악용하는 위험한 오류이다. 믿음으로 얻는 구원은 우리를 죄의 형벌에서 건져내는 선물이지만, 죄 가운데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면죄부가 결코 아니다.
사도 바울은 오늘 로마서 본문에서 이러한 왜곡된 생각을 향해 벼락과도 같은 강력한 선언을 내던진다. “은혜를 더하게 하려고 죄에 거하겠느냐? 그럴 수 없느니라!” 십자가의 은혜를 진정으로 입은 성도는 더 이상 죄의 지배 아래 습관적으로 머무르며 안주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예수와 합하여 세례를 받은 우리는, 주님의 십자가 죽으심과 함께 죄에 대하여 이미 결정적으로 죽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이미 죽은 사람이 어떻게 옛 죄의 습관과 욕망에 끌려다니며 다시 살아갈 수 없다. 죄를 정당화하고 말씀에 대한 순종을 소홀히 하는 것은, 나를 위해 흘리신 그리스도의 보혈의 가치를 무시하는 영적 무지이다. 하나님이 주신 구원은 단순히 죄에 대한 형벌만 면해주는 과거의 사건에 머물지 않는다. 오늘 내 삶의 모든 순간 속에서 주님과 깊이 연합하여 거룩한 새 생명으로 살아가는 실제적인 사건이다.
그러면 구원에 있어서 믿음과 순종의 행함은 과연 어떤 관계를 갖는가?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2장 8-9절 에서 구원이 인간의 공로나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의 선물임을 분명하게 선포한다. 그러나 바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곧바로 이어지는 10절에서 구원의 진짜 목적을 선언한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여기서 성경이 말하는 성도의 정체성은 매우 놀랍다. 우리는 단순히 죄의 용서를 받은 피조물에 그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의 피로 구원해 내어 새롭게 빚으신 ‘하나님의 신령한 작품’이다. 명장 손에서 탄생한 최고급 작품이 그에 걸맞은 아름다운 가치와 목적을 세상에 증명해 내어야 하듯이, 은혜로 구원받은 성도의 삶 역시 선한 일과 말씀에 대한 온전한 순종의 열매로 증명되어야 한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 역시 이 놀라운 진리를 정확하게 간뚫어 보았다. 루터는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우리는 오직 믿음만으로 구원받는다. 그러나 우리를 구원하는 그 참된 믿음은 결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살아있는 나무가 계절에 따라 자연스럽게 열매를 맺듯이, 하나님이 주신 참된 구원의 믿음은 성도의 삶에서 순종이라는 거룩한 행위의 열매를 반드시 맺게 되어 있다.
따라서 믿음과 순종은 비례하며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이다. 행함과 순종을 소홀히 한 채 입술로만 믿음을 외치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구원의 생명력을 왜곡하는 일이다. 하나님의 은혜는 성도를 마비시키거나 수동적인 방종에 내버려 두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를 죄의 지배에서 건져내어, 주님의 거룩한 계명과 말씀에 순종하도록 이끄는 역동적이고 강력한 능력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고 다시 살아난 성도는 이제 죄에 대하여는 완벽히 죽은 자요, 하나님을 향하여는 살아있는 자이다. 주님이 주신 계명과 말씀은 우리를 억압하는 굴레가 아니라, 구원받은 자가 기쁨으로 걸어가는 사랑의 길이다.
오늘이라는 삶의 현장에서 나 자신이 하나님의 거룩한 명작임을 잊지 말자. 내 고집과 정욕을 십자가에 못 박고, 주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할 때 세상은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게 된다. 오직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믿음의 순종을 온전히 이루어가는 복된 삶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의 은혜로 저희를 구원하시고, 죄에 대하여 이미 죽은 자로 불러주심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복음이 방종의 기회가 되지 않게 하시고, 입술의 고백과 삶의 순종이 온전히 하나 되는 신행일치의 복된 성도가 되게 하옵소서. 주님의 계명을 무거운 짐이 아닌 사랑의 길로 기쁨으로 받아들여, 날마다 삶의 현장에서 선한 행실의 열매를 맺는 하나님의 신령한 명작으로 당당히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