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8장 5-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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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령을 따를 때 생기는 일

본문: 로마서 8장 5-13절

찬송: 421장 내가 예수 믿고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은 언제나 평탄하지 않다. 우리 내면에서는 날마다 두 마음이 맞붙는 치열한 영적 전쟁이 벌어진다.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거룩하게 살고 싶지만, 삶의 현장에서는 여전히 죄의 습관과 욕망에 끌려가는 무력감을 경험한다. 선을 행하려는 열망이 커질수록 자신 안에 남아 있는 죄의 강렬한 유혹을 발견하고 좌절하게 된다. 많은 성도가 "왜 나는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여전히 이렇게 자주 넘어질까?"라며 내적 탄식을 내뱉는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를 이 절망 속에 버려두지 않는다. 성경은 인간의 의지나 다짐이 아닌 성령의 위대한 역사를 바라보라고 선포한다. 내 안에서 하나님의 뜻과 죄의 소원이 충돌하는 바로 그 순간, 우리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를 때 어떠한 은혜와 변화가 일어나는가?
성경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두 가지 근본적인 마음의 지향성을 밝힌다. 육신을 따르는 생각과 영을 따르는 생각이 그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생각은 단순한 잠깐의 감정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다. 한 사람의 마음과 시선이 어떠한 대상에 완전히 사로잡혀 지속적으로 몰두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을 배제한 채 자기 힘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의 지향성이다. 내 마음대로 인생의 주인이 되려는 태도나, 나의 공로와 행위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시도는 모두 육신의 생각에 속한다. 성경은 이러한 생각이 하나님과 원수가 되는 길이라고 단언한다.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수 없으며, 결국 영적인 피폐함과 사망이라는 비극적 결과를 낳는다.
반면에 영의 생각은 성령께서 보여주시는 은혜의 진리에 마음을 모으는 것이다. 성령이 주목하게 하시는 진리는 바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 결코 정죄함이 없다는 기쁜 소식이다. 영의 생각을 품는 신자는 나 자신의 부족함이나 죄책감에 집착하지 않는다. 나를 위해 아들을 아낌없이 내어주신 하나님의 구속적 사랑과 하나님 자녀라는 소중한 신분을 늘 기억하고 깊이 묵상한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싶지만 죄의 욕망이 강하게 찾아올 때, 성령께서는 두려움이 아닌 사랑과 감사의 동기로 우리 마음에 일하신다. 억지로 시키는 규율이나 벌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지키는 순종은 오래가지 못하며, 오히려 영혼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러나 성령은 십자가에서 완성된 그리스도의 사랑을 일깨워 주신다. "나를 위해 몸 버려 속량하신 그 신실한 사랑을 내가 어찌 저버릴 수 있는가?"라는 거룩한 감격을 일으켜 죄의 유혹을 물리치게 하신다.
나아가 성령은 오랜 시간 고착된 죄의 습관을 단호히 끊어내는 영적 능력을 공급하신다. 인간의 결심이나 자제력만으로는 무서운 죄의 본성을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성령을 의지할 때 비로소 죄와 타협하지 않는 거룩한 단호함이 생긴다. 성령께서는 우리 내면에서 죄의 역겨움을 깨닫게 하시고, 마음의 소원을 재조정하여 죄의 뿌리를 거부하게 만드신다. 내 의지가 아닌 성령의 권능을 입을 때 비로소 죄의 사슬이 풀어진다.
자신의 삶과 의지를 성령께 온전히 내어드릴 때, 하나님은 우리 영혼에 참된 생명과 깊은 내면의 평안을 선물하신다. 죄의 욕망을 따라 살 때 찾아오는 것은 극심한 불안과 불만족뿐이다. 그러나 성령을 따르는 삶에는 세상이 빼앗을 수 없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평안이 임한다. 내 삶을 둘러싼 온가지 역경과 불안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나를 선하게 인도하신다는 강력한 확신이 영혼 깊은 곳에서 샘솟는다.
더불어 우리는 하나님 자녀로서 누리는 견고한 신분적 안정감을 선사받는다. 성령은 우리를 억압받는 종처럼 두려움에 떨게 만들지 않으시고, 양자의 영을 부어주신다. 그리하여 우주를 창조하신 거룩하신 하나님을 향해 "아빠 아버지"라 담대히 부르며 나아가게 하신다. 이처럼 성령께서 날마다 확인시켜 주시는 자녀라는 자의식과 사랑은 세상의 어떠한 시련과 유혹도 넉넉히 이겨내는 위대한 힘이 된다.
오늘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홀로 있는 고요한 시간에 우리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향하는 곳은 육신의 욕망인가, 아니면 하나님을 향한 은혜인가?
내면에서 하나님의 법과 죄의 법이 치열하게 다툴 때, 자신의 무능함을 겸손히 인정하라. 내 힘과 결단으로는 이 영적 싸움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오직 날마다 십자가 은혜의 복음을 자신에게 선포하라. 나를 사랑하사 아들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깊은 사랑과 성령의 거룩한 역사에 생각을 집중하라.
성령을 따라 행할 때 죄의 권세는 고갈되고 내면에는 생명과 평안의 역사의 강물이 흘러넘칠 것이다. 성령의 권능을 입어 죄의 습관을 단호히 끊어내고, 하나님을 아빠라 부르며 날마다 담대히 승리하는 거룩한 주님의 자녀가 되기를 온 마음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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